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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유리정원'이 보여준 '욕망과 집착'
숲의 두 얼굴 배경 인상깊어, 문근영의 변신 노력 주목할 만
2017년 10월 12일 (목) 17:53:59 임동현 기자 press@sctoday.co.kr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된 신수원 감독의 <유리정원>이 개막일인 12일 기자시사를 통해 처음으로 공개됐다.

<명왕성>, <마돈나>의 신수원 감독의 신작 <유리정원>은 동물적인 욕망과 질서로 가득찬 세상에서 식물로 살아가야하는 한 여인과 그를 따라다니며 소설을 쓰는 무명 소설가, 그리고 그 주변의 인물들을 통해 우리 스스로가 알게 모르게 가지게 되는 욕망과 집착에 대한 화두를 관객에게 던진다.

특히 이 영화는 급성구획증후군 수술로 한동안 연기 활동을 멈춰야했던 문근영의 복귀작으로 큰 화제를 모았으며 김태훈, 서태화, 박지수, 임정운 등이 함께 호흡을 맞췄다.

   
▲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유리정원> (사진제공=리틀빅픽쳐스)

문근영이 맡은 여주인공 '재연'은 생명공학 연구소에서 일하며 연구소 교수(서태화 분)와 사랑하는 사이지만 교수가 재연의 후배 수희(박지수 분)를 자신의 애인으로 만들면서 버림을 받게 된다. 자신의 연구 결과마저 뺏긴 재연은 자신이 이전에 살던 곳으로 내려가게 되고 재연의 집 앞에서 그를 계속 바라봤던 무명의 소설가(김태훈 분)는 재연이 숨은 곳까지 쫓아가 그의 이야기를 소설로 쓰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유리정원>은 캐릭터들의 충돌을 통해 집착과 욕망의 결과를 표현하고 있다. '순수한 것은 오염되기 쉽다'는 극중 대사가 암시하듯 영화는 순수했던 과학도 재연이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계속 상처를 입으며 사람들을 피하고 결국 자신의 연구 결과를 증명하겠다는 생각이 강해진 나머지 광기로 치달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또한 소설을 쓰기 위해 재연에게 집착하는 소설가와 자신의 연구소를 살리기 위해 재연의 연구 결과를 무시하는 교수, 성과를 내기 위해 재연의 연구 결과를 훔치는 수희와 소설가에게 이중적인 태도를 보이는 출판사 사장 현(임정운 분) 등을 통해 자신의 뜻을 이루기위해 남의 뜻을 아무렇지도 않게 꺾는 우리의 모습을 보여준다.

숲의 두 얼굴, 평화로운 모습과 사나운 모습이 교차하는 숲의 모습을 배경으로 전하는 이야기는 이상과 현실을 왔다갔다하면서 관객을 스크린에 집중시키게 한다. 스릴러적 요소도 가미되어 있지만 그보다는 자신의 꿈이 꺾여가고 결국 침몰하가는 한 인물에 집중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문근영은 이 영화에서 그동안 자신에게 굳어진 '아역 배우'의 이미지를 벗어나려 노력했지만 아직은 여전히 아역 시절의 연기가 남아있다는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하지만 자신의 고정된 이미지를 벗어나려는 문근영의 노력 그 자체만으로도 그의 이번 연기를 칭찬하고 싶다.

<유리정원>은 부산국제영화제 상영 후 오는 25일 일반에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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