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미오와 줄리엣' 이번엔 한국무용으로 돌아온다
'로미오와 줄리엣' 이번엔 한국무용으로 돌아온다
  • 임동현 기자
  • 승인 2017.10.17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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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무용단 11월 공연 "이 시대에 절실한 것, 사랑이라는 생각"

서울시무용단이 창작무용극 <로미오와 줄리엣>을 오는 11월 9~10일 양일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올린다.

이번에 선보이는 <로미오와 줄리엣>은 최초로 한국무용으로 선을 보인다. 셰익스피어의 원작을 이어받지만 서양 종교의 상징인 카톨릭 신부를 동양 종교의 상징인 무속신앙의 제사장(무녀)으로 표현하는 등 우리의 전통을 삽입한다.

▲ 1막 1장에서 펼쳐지는 영혼결혼식

또 이 작품의 부제이기도 한 '블루 벨(Blue Bell)', 즉 한국식 '청동종'을 통해 원작의 결말인 비극을 벗어나 이해와 화해, 평화와 화합을 보여주며 차별화를 보인다.

특히 로미오와 줄리엣의 만남에서 선보이는 서양과 한국음악의 적절한 조화와 인물의 동작, 역동적인 무대 위에 올려질 대규모 군무와 세종문화회관의 파이프오르간과 북의 대합주가 보여줄 긴장감, 한국의 색을 보여주는 다양한 디자인 등이 작품을 흥미있게 만드는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 줄리엣 역의 박수정과 로미오 역의 최태헌

연출가이자 안무가인 김충한 연출가는 17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요 근래 많이 힘들었던 시기가 있었고 이 시대에 절실하게 느끼는 부분이 '사랑'이라는 생각으로 준비했다"면서 "셰익스피어의 원작이지만 서양의 전통과 한국무용이 서로 만나면서 오리지널과 오리지널이 만나고 충돌하며 새로운 모습이 발견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노력했다"고 말했다.

작곡을 맡은 김태근 작곡가는 "지금까지 하던 방식과 반대로 안무를 보고 곡을 붙이는 작업을 하고 있다. 서양적 부분이 강조될 부분, 한국적 부분이 강조될 부분들을 협의하며 진행하고 있다. 우리 장단에 서양의 음색이 합쳐져 조금 더 풍성하고 재미있는 작품이 하나 나올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의 또 하나의 특징은 원작의 인물들을 대폭 줄이고 로미오와 줄리엣, 파리스, 티볼트로 극을 이끌게 되며 특히 파리스가 극을 처음부터 끝까지 이끌게 된다. 이에 대해 김충한 연출가는 "두 가문의 전쟁보다도 인간과 인간과의 갈등에 포인트를 맞췄다"고 밝혔다.

▲ 줄리엣에 대한 욕망을 표출하는 파리스와 무용수들

로미오 역은 지난해 <신시>에서 강렬한 춤사위와 감정표현으로 주목받은 최태헌과 <미소 2-신국의 땅 신라>로 카리스마 넘치는 무대를 선보인 소원선이 맡았으며 줄리엣 역은 <백조의 호수>, <황진이> 등으로 서울시무용단의 간판스타가 된 박수정과 <미소 2-신국의 땅 신라>에서 선덕여왕 역으로 인상적인 모습을 보인 이기양이 객원으로 참여한다.

이밖에 파리스 역은 조황경과 신동엽, 티볼트 역에 최태선, 그리고 제사장 역은 이해선이 각각 맡았다.

한편 서울시무용단은 2010년 고전발레의 대명사인 <백조의 호수>를 한국 창작무용극으로 제작해 선보인 바 있으며 2015~16년에는 단군신화를 모티브로 한 창작춤극 <신시>를 선보이는 등 창작무용극을 계속 선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