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로잉으로 대상을 인식한다 박광수 개인전 '부스러진'
드로잉으로 대상을 인식한다 박광수 개인전 '부스러진'
  • 임동현 기자
  • 승인 2017.10.18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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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와 펜으로 구현된 불확실함, 다음달 18일까지 두산갤러리 서울

박광수 개인전 '부스러진'이 오는 11월 18일까지 두산갤러리 서울에서 열린다.

박광수 작가는 2016년 두산연강예술상을 수상한 작가로 회화, 애니메이션, 설치를 매체로 작품을 해왔다. 그는 검은 선을 반복적으로 그린 드로잉이나 애니메이션으로 대상을 인식하는 방법과 시간성에 대해 고민하는 작가다.

▲ 검은 숲 속, 2017, 캔버스에 아크릴채색, 290.9x197cm

그에게 드로잉은 불확실함에 대한 일종의 약도와 같다. 그리고 그런 불확실함으로 점철된 공상은 종이와 펜이라는 최소한의 재료로 구현되는데, 이렇게 제한된 재료의 사용은 오히려 표현하고자 하는 대상에 더욱 집중할 수 있도록 만드는 장치가 된다. 

몸의 미세한 떨림까지도 전달하는 수제 펜은 몸과 그림을 더 밀착시키는 역할을 하면서 쉽게 사라지는 순간과 그것에 대한 간절함을 드러내는 효과적인 방법이 된다. 이는 반복적인 드로잉으로 보여주었던 전시 'Man on Pillow'(2012)와 '좀 더 어두운 숲'(2016)에서, 그리고 그 드로잉들을 애니메이션 영상으로 만든 '검은 바람, 모닥불 그리고 북소리'(2015)에서 잘 드러났다.
 
이번 전시는 한 존재가 그림 안에서 사라지는 방식에 관심을 가지고 해 오던 기존의 작품들, <검은 숲 속>과 <숲에서 사라진 남자>의 연장선상으로 알려지고 있다.

박광수는 10여점의 신작을 통해 갈라지고 부스러지는 현상을 시간의 흐름, 늙어감, 혹은 소멸의 징후로 느끼며, 이것을 무수한 검은 선의 집합과 농담의 변화를 주며 그림 안에서 인물과 풍경이 사라지고 드러남을 표현한다. 

두산갤러리 측은 "이번 신작에서는 기존에 보여주었던 테크닉의 정교함과 더불어 보다 입체적이고 다층적인 깊이를 주는 그림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