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비밀벙커, 경희궁 방공호, 신설동 유령역 시민에 공개
여의도 비밀벙커, 경희궁 방공호, 신설동 유령역 시민에 공개
  • 이가온 기자
  • 승인 2017.10.23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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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도시재생 사업' 통해 시민에 개방, 여의도 벙코 19일 개관식 열어

서울시가 그동안 굳게 닫혀있던 여의도 지하 비밀벙커와 경희궁 방공호, 신설동 유령역을 시민들에게 공개한다.

서울시는 지난 19일 "과거 필요에 의해 만들어졌지만 지금은 사람들에게 잊혀진, 방치돼 있던 지하공간을 열린 공간으로 만들어가는 도시재생 사업을 통해 3개 공간을 시민들에게 개방한다"고 밝혔다.

▲ 여의도 지하 비밀벙커 갤러리 (사진제공=서울시)

이 중 여의도 지하 비밀벙커는 19일 개관식을 열고 시민들에게 공개했으며 나머지 두 곳은 11월 26일까지 우선 주말에 한시적으로 사전 신청을 받아 시간대별로(매주 토‧일 1일 4회 12:00~16:00)  회별 20명을 대상으로 체험을 실시하고, 내년 중장기 활용방안을 세운다는 계획이다.

여의도 지하 비밀벙커는 1970년대 만들어져 당시 대통령 경호용 비밀시설로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며, 냉전시대 산물이라는 역사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경희궁 방공호는 일제 말기 비행기 공습에 대비해 통신시설(경성중앙전신국 별관 지하전신국)을 갖춰 만든 방공호로 추정되며 일제강점기 침략과 아픈 과거의 역사, 암울했던 당시의 상황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또한 신설동 유령역은 1974년 지하철 1호선 건설 당시 만들어진 역사지만 노선이 조정되면서 폐역사가 됐고 43년간 일반인 출입이 금지되어 '유령역'으로 불렸지만 70년대 역사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어 엑소의 뮤직비디오, 드라마 <스파이>, 영화 <감시자들> 등의 촬영 장소로 일부 활용됐고 이번에 처음 일반 시민에게 공개된다.

여의도 지하 비밀벙커는 연면적 871㎡ 규모의 공간을 최대한 원형 그대로 보존했으며 특히 VIP가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방은 소파와 화장실, 샤워장이 있는데, 소파는 비슷하게 복원해 시민들이 직접 앉아볼 수 있게 했고 화장실 변기 등은 그대로 둔 상태다. 

이외 내부 공간은 예술품을 설치하고 전시 등을 기획할 수 있는 공간으로 새 단장을 마쳤다. 

서울시는 2015년 10월 시민들에게 첫 공개 이후 사전예약제로 임시개방을 했고, 이후 구체적인 활용 방안에 대한 시민 의견을 수렴한 결과 63%가 열린 전시문화공간으로 조성하자는 의견을 제시하면서 이 방향으로 새 단장을 진행해왔다.

벙커의 두께를 가늠해볼 수 있는 50cm 코어 조각도 전시했다. 당시 벙커가 어떤 폭격에도 견딜 수 있게 얼마나 치밀하고 틈 없이 만들어졌는지 코어 조각을 통해 가늠해 볼 수 있으며 발견 당시 나온 열쇠박스도 복원해 전시했다. 

전시장 안쪽에 있는 역사갤러리(VIP공간)는 처음 발견 당시로 복원해 아카이브 사진과 영상 자료 전을 함께 공개한 바 있는데 역사적 공간에 대한 원형 보존을 요구하는 시민 의견을 반영해 현 상태를 그대로 유지하되 아카이브 프로젝트 영상을 기획해 역사갤러리 내에 추가로 설치했다. 

작은 타일 형태의 바닥도 그대로 두고 낮은 천장을 보완하기 위해 천장은 노출형태로 바꿨고 공간확보를 위해 내벽을 덧대고 소방, 냉‧난방시설과 환기시설도 갖췄다. 

또한 IFC몰 앞 보도에 출입구를 추가로 설치하고 보행약자를 위해 승강기도 새로이 설치하는 등 접근성도 높였다.  

개관 기획 전시전으로 '역사갤러리 특별전'과 '여의도 모더니티'가 오는 11월 26일까지 열린다. 여의도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한국 근현대화 과정을 강예린 등 10명의 작가가 참여해 다양한 장면으로 구성했다.  

▲ 경희궁 방공호 실내 체험공간 (사진제공=서울시)

경희궁 방공호는 식민지 말기 암울했던 당시 상황과 방공호의 느낌을 되살리기 위해 조명과 음향을 설치했다. 방공호 1층 천장에 3D로 재현된 폭격기 영상과 서치라이트를 이용한 대공관제를 연출했고 2만여 장의 일제강점기 관련 사진으로 실시간 포토 모자이크 미디어아트를 재현했으며 2층 계단엔 방공호 내부 전체를 조망할 수 있도록 조성했다.  
  
성수역에서 갈라져 나온 2호선 전동차가 도착하는 승강장 지상으로 통하는 계단과 승강기 사이 좁은 공간의 보라색 철문을 통해 지하 3층으로 내려가면 나오는 신설동 유령역은 현재 1호선 동묘역행 종료 후 군자차량기지 입고 열차가 통과하는 선로로 활용 중이다.

두 곳에 대한 사전예약은 오는 11월 22일 18시까지 홈페이지에서 하면 된다. '경희궁 방공호'는 서울역사박물관 홈페이지(http://www.museum.seoul.kr), '신설동 유령역'은 서울시 홈페이지(http://safe.seoul.go.kr)에서 신청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