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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동우 경주세계문화엑스포 사무총장 “호찌민-경주세계문화엑스포2017, 베트남 국민들에게 ‘뿌리깊은 한국문화’ 보여줄 좋은 기회”
“베트남 ‘제2의 한국’으로 만들려면 문화로 교류해야, 행사에 자부심 가지고 있다”
2017년 10월 30일 (월) 10:11:48 이은영 편집국장/임동현 기자 press@sctoday.co.kr

1998년, 외환 위기로 한창 국민들의 삶이 어려웠을 때 경주에서 ‘경주세계문화엑스포’가 처음으로 열렸다. ‘비록 지금은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나라가 어지럽지만 그래도 대한민국은 기죽지 않는 문화강국이다’라는 배짱(?)으로 만들어진 경주세계문화엑스포는 첫회의 성공을 바탕으로 꾸준히 진행해왔다.

그 자신감은 경주를 벗어나 앙코르와트로, 이스탄불로, 실크로드로 이어졌고 올해 우리의 새로운 시장으로 각광받고 APEC이 열리게 되는 베트남 호찌민시로 연결됐다. 오는 11월 9일부터 12월 3일까지 열리는 ‘호찌민-경주세계문화엑스포2017’이 열리는 것이다.

K-POP을 위시한 한국의 문화들이 베트남 국민들에게 선을 보이는 이번 엑스포를 통해 한국에는 K-POP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 한국이 ‘경제 성장’만을 생각하는 나라가 아니라 오랜 전통문화를 가진 국가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는 것이 행사를 준비하는 이동우 경주세계문화엑스포 사무총장의 뜻이었다.

   
▲ 이동우 경주세계문화엑스포 사무총장 (사진제공=경주세계문화엑스포)

경주세계문화엑스포가 이번에 ‘호찌민-경주세계문화엑스포2017’이라는 이름으로 베트남에서 열리게 됐다. 이번 개최의 의미를 들자면

대한민국의 문화역사가 길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다. K-Pop이 한류를 이끌고 있다고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현대의 장르아닌가. 우리나라가 반만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문화민족이라는 것을 세계는 잘 모른다. 우리는 신흥국이 아니라 전통문화가 살아있는 나라라는 것을 알리려는 것이 밖으로 나가려는 이유다.

원래 문화엑스포 자체가 김대중 정부 시절 ‘외환위기에도 우리는 기죽지 않는다’는 의미로 만들어진 것이다. 문화로 언제나 엑스포를 치를 수 있을 정도로 문화자산이 풍부하다는 의미를 가지고 2년마다 치렀는데 2006년 해외로 가서 세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앙코르와트에 갔다. 

그리고 2013년 이스탄불에서 ‘이스탄불-경주세계문화엑스포2013’을 열었는데 유럽과 아시아가 만나는 동서 문화의 교차지이자 세계적인 역사문화도시 이스탄불에서 ‘경주’라는 브랜드를 내세워 세계적으로 우리 문화를 알렸다. 이제 그 자신감을 가지고 올 11월에 세 번째 해외엑스포를 위해 베트남 호찌민시로 간다. 
 
이번 행사를 베트남에서 개최하기로 한 이유가 있다면

우선은 올해가 베트남 수교 25주년이고 또 호치민시에서 APEC이 열린다. 한때 (월남전에서) 싸운 기억도 있지만 지금 사드 배치 문제 등으로 중국에서 외면당한 상황에서 중국을 대체할 수 있는 곳이 베트남이다. 

이미 2015년에 한-베 FTA를 체결했고 4,700여개의 한국기업이 진출해 있으며 對베트남투자 1위가 한국이다. 베트남 없이는 우리나라가 돌아가지 않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에게 필수불가결이다. 

동남아 사람들이 해외여행을 이제 막 시작했다. 이들은 우리 문화에 대한 경외심이 높고 우리를 많이 칭찬하고 있다. 한동안 중국 관광객을 겨냥한 정책들이 있었지만 그들은 우리 문화에는 관심이 없다. 

하지만 베트남은 인구 9천5백만 중 2,30대 젊은 세대가 60%를 차지하고 한류 팬이 30여 만명이다. 동남아 최대 한류 중심지다. 베트남인들, 동남아인들이 경외하는 우리 문화를 보여줄 수 있는 기회다. 이보다 더 좋은 기회가 없다. 
 
사실 우리나라는 갈 곳이 없다. 이미 여러 곳을 헤맸다. 베트남을 ‘제2의 한국’으로 생각해야하는 이유다. 하지만 경제적인 이유로만 교류를 한다면 오래가지 못한다. 문화가 통해야만 가능하다. 이번에 APEC이 열리고 대통령이 베트남을 방문한다. 정말 좋은 기회다. 

그동안 우리가 알고 있던 것은 무역을 중심으로 한 ‘경제엑스포’였다. ‘경제엑스포’와 ‘문화엑스포’의 차이는 무엇인지

늘 문화는 경제에 종속됐다. 엑스포라는 것이 ‘무역박람회’인데 문화는 그동안 무역이 잘 되도록 하는 양념 역할에 불과했다. 문화엑스포는 그 역할을 뒤집어서 우리 문화가 우리 경제 발전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수출을 늘리자, 자동차를 팔자 이런 이야기는 이제 구닥다리다. 한국이라는 나라가 어떻게 자동차 대국이 되고 수출이 늘었는지, 문화가 어떻게 한국 경제에 작용을 했는지를 보여주면서 문화가 성장해야 경제가 발전한다는 것을, 문화가 우리에게 중요하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 문화엑스포의 역할이다. 

특히 개발도상국인 베트남에게 문화와 경제가 어떻게 접목하는지를 알려준다는 것은 큰 자부심이기도 하다. 베트남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들도 우리나라는 ‘전쟁을 치른 나라’, 그리고 ‘경제적인 것만 추구하는 나라’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먹고 사는 것에만 집착하고 수출만바라보고 사는 나라라는 생각, 돈만 아는 나라라는 인식이 어느 순간 생긴 것이다. 문화국가라는 생각을 갖고 있지 않다.

그 생각을 바꾸게 하기 위해서라도 문화엑스포가 중요하다. 우리는 결코 먹고 사는 것에만 집착하지 않고 도리어 훌륭한 문화가 있었기에 좋은 제품들을 만들 수 있었다는 것을 알려주면서 ‘발전의 뿌리’를 보여주고 그들의 생각을 바로잡게 해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본다.

   
▲ 지난해 9월 열린 MOU체결식 (사진제공=경주세계문화엑스포)

베트남의 문화는 어떤가? 같은 유교권 국가로 분류되기도 하는데

200여년 전까지 엘리트층은 청나라의 영향으로 한자를 쓰고 했다. 이후 프랑스 선교사들이 어면서 유교 전통이 많이 약화됐는데 우리는 이론적으로, 철학적으로 정립이 됐지만 베트남은 체득된 것만으로 이루어져서 전통이 많이 약해졌다.

최근까지도 베트남은 가부장적인 성향이 남아있는데 이는 유교의 영향이라기보다는 60년 가깝게 전쟁을 치르면서 생긴 문화다. 남자들이 오랜 기간 총칼로 싸우면서 역할이 분담되고 그러면서 남자 위주로 간 것이 강화가 됐다. 

역사적으로 한국과 베트남이 비슷하게 가기는 했지만 근대 이후에는 확 다르다. 한국은 일본에, 베트남은 프랑스의 지배를 받았는데 우리가 일본 문화의 영향을 받은 것처럼 베트남은 프랑스 문화의 영향을 받았다. 미술 건축 같은 것을 보면 프랑스 건축과 거의 흡사하다. 아마도 베트남 문화는 유교보다는 프랑스 문화에 더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유교라는 공통 분모를 찾기가 어렵지만 2천년의 역사를 보면 우리와도 비슷하고 기질 같은 것도 비슷하다. 중국과의 관계에서 형성된 민족성도 비슷하다.

다만 우리와 가장 큰 차이를 꼽으라면 단결이다. 베트남은 정말 단결이 잘 되고 그렇기에 통일도 할 수 있었다고 본다. ‘단결 잘하는 한국’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우리나라가 이렇게 단결했다면 정말 세계의 강한 국가가 됐을텐데(웃음). 

이번 행사에서는 어떤 프로그램들을 선보이게 되나?

11월 9일부터 12월 3일까지 25일 동안 열린다. 개막전 사전 붐 조성을 위해 친선체육대회, 실크로드 청년문화교류 대장정, 한-베 청년 공감로드쇼 등이 열리고, 행사 기간에는 한국과 신라의 우수한 전통문화를 소개하는 프로그램, 다양한 한국과 베트남의 교류 프로그램, 전통을 바탕으로 ICT기술을 결합해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이려 한다.

중요한 것은 우리 문화를 소개한다고 해서 베트남 국민들에게 일방적으로 우리 것만을 소개하고 전달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이 행사는 문화교류가 주목적이기 때문에 함께 소통하며 만들어가는 행사가 되어야한다. 그래서 예술감독도 우리 예술감독과 베트남 예술감독을 같이 하고 베트남 전통무술 등도 프로그램에 포함시키며 함께 한다는 것을 보여주려한다.

베트남 국민들의 반응은 어떤가? ‘파격적으로’ 호치민 광장을 내줄 정도면 국가적으로 큰 관심을 보였다는 이야기인데

지난 5월 응우엔 탄 퐁 호찌민시 인민위원장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호찌민시 사상 최대 규모의 공연단이 경주에서 ‘호찌민의 날’ 행사를 열었다. 이번 엑스포를 앞두고 호찌민시와 경주시가 더욱 가까워지기를 바라는 뜻에서 호찌민시가 해외에서 개최하는 행사 중 최대 규모로 준비한 것이다.   

이때 응우엔 탄 퐁 위원장이 “이번 행사는 호찌민시 역사상 최초로 해외도시와 함께하는 것으로 인력이나 규모면에서 최대 규모의 행사”라고 기대감을 표했는데 호찌민시의 상징인 시청 앞 응우엔 후에 거리를 행사 주무대로 내주고 밤 10시까지 개방하도록 했다. 시에서 적극적으로 협조해 주고 있다.

여기에 베트남이 더운 날씨라 열대야가 일어나고 그러다보니 야간에 야외에서 즐기는 문화가 형성되어 있다. 야간에 행사를 즐기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호응도 면에서는 전혀 걱정이 되지 않는다.

호찌민광장뿐만 아니라 호찌민 최고공원인 9.23공원, 통일궁, 호찌민 시립미술관 등 호찌민시 전체가 무대가 된다. 한 달 동안 호찌민시가 한국과 경북·경주의 물결로 넘치게 되리라고 본다. 

홍보활동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호찌민-경주엑스포’를 범국가적인 행사로 부각시키기 위해 국내홍보와 현지홍보를 동시에 실시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수도권 지역에 대한 홍보를 강화하고 베트남 현지에서 행사 붐 조성에 특별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앞으로 한-베 친선체육대회, 실크로드 청년문화교류 대장정, 청년공감로드쇼, 바다소리길 공연 등 다양한 행사를 통해 분위기를 만들어가고 있다.

또한 VTV, HTV, 노동일보, 인민일보 등 현지 언론뿐 아니라 페이스북, Zalo 등 젊은 층을 대상으로 한 SNS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국내 베트남 유학생들을 중심으로 한 SNS  서포터즈와 현지 대학생들이 주축이 된 베트남 SNS 서포터즈 운영, 베트남 다문화가족 홍보 서포터즈, 베트남 SNS 파워유저 홍보자문위원 위촉 등 온·오프라인을 통해 다각도로 접근해 홍보에 임하고 있다. 

경주에도 베트남 사람들이 많이 산다. 베트남 사람들은 세계적으로 SNS를 활발하게 하는 국가다. 페이스북을 가장 많이 하는 나라 중 하나다. 경주에 사는 베트남 사람들이 SNS를 통해 본국에 소식을 전하는데 20만 교민들이 채널을 형성하고 있다. 한류라는 끈이 있기 때문에 교류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번 엑스포를 통해서 제시하려는 비전이 있다면

베트남은 ‘동남아의 맹주’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미국을 이긴 나라라는 자부심이 있다. 비록 지금은 가난하지만 마지막에는 우리가 이긴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사실 베트남이 배타성이 있다. 일본이나 중국에 대해서 그렇게 호의적이지만은 않다. 하지만 한국이라면 이런 부담이 적다. 신흥국 중 가장 성공한 나라가 온다는 것, 그에 대한 반가움과 뿌듯함이 있다. 가장 걸림돌이 되지 않는 이들이 오니 자부심을 충족시키는 부분이 있다. 

우라기 기대한 만큼 한국의 문화가 정말 뿌리깊구나라는 것을 인식하게 될 지도 모른다. 문화를 통해 우리가 ‘진정한 친구’라는 것을 보여주고 알려줄 좋은 기회다.

   
▲ 엑스포의 성장을 기원하는 홍보대사 블락비의 공연 모습 (사진제공=경주세계문화엑스포)

국정농단 사태 이후 기업들이 문화 행사를 지원하고 협찬하는 것을 기피하고 있다. 평창동계올림픽도 이 때문에 고민이 많다고 하는데 어려움이 없는지 

돈이 없어서 못하는 것은 아니다. 기업의 후원을 받아 치른다는 계산은 사실 없다. 다만 기업의 협찬이 흥행의 지표가 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올림픽의 경우 기업이 후원을 하면서 상업화로 기울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기는 하지만 흥행을 한다는 지표가 된다는 점은 분명하다.

경주엑스포도 이스탄불에 가면서 기업 후원을 받기 시작했는데 베트남에 있는 우리 기업에서 일하는 이들이 여기 올 기회가 있어야하는데 그게 걱정이다. 이런 문화 행사를 강 건너 불구경하듯이 하면 안되는데 말이다.

창의력은 문화예술에서 나온다. 지금 블랙리스트, 국정농단 등으로 기업들이 트라우마가 생겼다. 여기에 사드 문제로 대기업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협찬을 바라기가 참 어려운 게 지금의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이 생각을 바꿀 필요가 있다. 어디에 얼마나 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문화 행사를 키우면서 그를 통해 자양분을 가져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지금 4차 산업혁명 이야기가 한창 화두인데 산업혁명도 문화적 베이스로 하지 않으면 무엇으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문화에 기반을 잡지 않으면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다. 분위기를 환기시킬 필요가 있다. 

다음 엑스포는 어떻게 진행될 예정인지

솔직히 내년이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 한동안 지자체가 자신들의 업적을 이룬다며 각종 스포츠 행사나 문화 행사들을 무더기로 유치했다가 많은 문제가 벌어지지 않았던가. 그러자 정부가 한다는 지시가 ‘많이 지원한 것부터 없애라’는 것이었다. 어쩌다 보니 경주엑스포도 그 중 하나가 됐다. 이후에 어찌될 지는 아직은 모르겠다.

하지만 지방분권으로 보면 꼭 있어야하는 것이 경주엑스포다. 물론 경주시가 돈을  다 내는 것은 아니지만 문화행사로서 자부심이 크고 세계로 나아가고 있는 상황이다. 

전 정부가 저지른 문제를 뒤집는 것은 좋다. 하지만 문화적으로 잘하고 있는 것까지도 뒤집겠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잘하고 있는 것은 문제를 보완하면서 그대로 가는 게 맞다.  그런 점에서 감히 말하자면 이번에 APEC에 문재인 대통령도 참석한다고 하는데 이번 엑스포에 오셔서 행사도 보고 교포들도 만나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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