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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문명에 대한 대서사 강제욱의 “THE PLANET"전
오는 21일까지 강남 “스페이스22“에서 열려
2017년 11월 06일 (월) 23:12:00 조문호 기자/사진가 press@sctoday.co.kr
   
▲ 'THE PLANET' 강제욱 사진집

지구의 자연변화를 기록해 온 다큐멘터리 사진가 강제욱의 “THE PLANET" 사진전 개막식이 지난 2일 오후 6시 강남 ‘스페이스22’에서 열렸다.

강제욱은 10여 년 간 보르네오섬의 열대우림, 내몽골의 고비사막, 필리핀의 맹그로브숲을 비롯하여 인간과 자연의 치열한 대결이 이뤄진 쓰촨성 대지진, 아이티 대지진, 태국의 대홍수 등 세계 곳곳을 쫒아 다니며, 그 현장을 담담하게 기록해 온 배태랑 다큐 사진가다. 이 전시와 함께 그 장정의 기록을 집대성한 “THE PLANET" 강제욱 사진집도 ‘눈빛출판사’에서 펴냈다.

강제욱은 사진집에서 “재난의 참혹한 풍경 앞, 겨우 충격에서 벗어나 정신을 차려보면 오히려 넘치는 생명력과 문명의 때를 벗은 아름다운 자연으로의 회귀를 발견한다. 초원을 호령했던 제국들도 결국 한줌의 모래로 사라진다. 꽃은 활짝 피고 시간이 지나면 떨어진다. 언젠가 도로는 강이 되고 시멘트에도 식물은 뿌리를 내린다. 새들은 지저귀고 문지기 개들은 자유를 얻는다. 빛은 찬란하게도 이들을 비춘다.”고 말했다. 바로 자연과 문명의 순환을 말한 것이다.

   
▲Bako National Park, Borneo Island, Malaysia, 2008

일단은 전시장에 걸린 사진을 돌아보며 받은 느낌이란, 온몸에 힘이 빠지듯 나른해진다는 것이다. 그것은 햇볕이 강한 날씨나 화려한 색을 피한 흐린 날씨에 의한 회색 톤이 주는 나른함 일수도 있겠고, 사람이라고는 코딱지도 보이지 않는 황량한 풍경이라 그랬을지 모르지만, 중요한 것은 그 말하는 방식에 앞서 물질문명이 가져 올 미래 풍경을 예견하고 진단했다는 점이다. 아마, 인간이 지구상에서 사라지는 날의 미래 풍경을 내다보는 것 같은 참담함이 그런 나른한 느낌을 주었을 것으로 여겨진다.

   
▲Typhoon Haiyan (Anibong), Tacloban City, Philippines, 2014

직접적이고 공격적인 메시지는 쉽게 전달될 수는 있는 대신 쉽게 잊혀 진다. 다소 애매모호하긴 하지만, 이러한 묵시적인 메시지가 보는 이의 마음을 붙들어, 그 여운이 오래간다는 것도 다시 일러주었다.

그가 말하는 것은 자연예찬도 환경 비판도 아니고, 무엇을 강제하거나 계몽하려고도 하지 않았다. 지역과 년도 외는 아무런 구체적 정보도 없이 마치 독백처럼 구시렁대는 나른함이 이 사진이 주는 매력인 것이다.

   
▲Mangrove Forest, Olango Island, Philippines, 2012

때로는 인적 없는 원시림 풍경이 펼쳐지기도 하고, 유령도시 같은 건축물과 황량하기 그지없는 재난의 현장들도 납작하게 엎드려 있었다. 폐자재들이 뒤엉킨 파괴현장 사이로 슬며시 모습을 드러내는 자연은 또 무엇을 말하는가? 끝없는 인간의 욕망이 만들어 낸 문명의 잔재들이 한 줌의 모래처럼 흩어진다는 것이다.

사진가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바로 자연과 문명에 대한 성찰로, 다 부질없는 것이란 말이다.

   
▲The Arch, Kowloon, Hongkong 2010

원시적 숲에서 비롯된 시간의 흐름을 보여주며, 인간의 힘으로 만들어진 도시도 언젠가는 허물어져 밀려나고, 결국은 인간이 쌓아올린 문명이란 게 바람과 함께 사라진다는 뜻이다. 모든 것은 흩어졌다 다시 생성되는 자연이치, 즉 윤회를 뜻하는 철학적 사유가 깔린 것이다.

   
▲Typhoon Haiyan (Anibong), Tacloban City, Philippines, 2014

사진집 서문에 적은 이광수교수의 글 한 단락을 들어보자. “The Planet”는 사건 중심의 기록이 아니라 무한 시간 안에서 존재하는 유한 인간에 대한 기록이다. 드러난 현장을 저널리즘 관점으로 기록한 것도 아니다. 한 장의 사진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려 하지도 않고, 사진으로 재현된 어떤 사건의 인과관계를 파헤치려 하지도 않는다. 다큐멘터리 사진가들이 흔히들 하는 소재의 기이한 면이나 자극적인 현상을 부각시키려 하지도 않는다. 그래서 모든 이미지가 평범하다. 사진가의 시선은 최대한 대상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지만 문명의 이기를 보여주고자 할 때는 대상에 좀 더 다가가 있다. 그가 다가가서 찍은 문명의 이기들은 주로 자동차, 오토바이, 배와 같은 이동 수단인데, 이주와 정착으로 인해 문명이 이루어졌음을 말하려는 방식이다.

(중략)

   
▲Gobi Desert (Shapotou), Inner Mongolia, China, 2010

“더 플래닛, The Planet”는 지구사를 전유(專有)로 기록한 다큐멘터리다. 모사에서 기록을 지나 이야기로 간 다큐멘터리 사진의 지평이 강제욱에 의해 이렇게나 넓혀졌다“고 평가했다.

강제욱 만의 언어로 우주 변화의 대서사를 기록한 대표작 21점 외에도 옆 라운지 갤러리에선 작가 데뷔 초기부터 The Planet 이전에 발표한 작품들도 함께 전시된다.

   
▲강제욱 사진가

전시는 강남역 1번 출구, ‘스페이스22’(02-3469-0822)에서 오는 21일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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