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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로 들여다보는 도시조명 이야기] 한줌 빛도 남김 없이 사라지는 ‘빛축제’
2017년 11월 13일 (월) 19:07:03 백지혜 건축조명디자이너/ 디자인스튜디오라인 대표 sctoday@naver.com
   
▲ 백지혜 건축조명디자이너/ 디자인스튜디오라인 대표

해가 길어지는 동절기가 되면 빛축제에 대한 소식을 자주 접하게 된다. 

오후 3시면 해가 지는 북유럽 헬싱키의 빛축제 럭스 헬싱키 (LUX HELSINGKI)는 빛이 사람들의 삶을 바꾸는 선한 기능을 한 사례로 조명업계에 몸담고 있는 한사람으로 자부심을 갖게하는 빛축제이다.

일조시간이 줄어드는 동절기, 고위도지역의 10% 이상의 사람들이 SAD seasonal affective disorder 증세를 보이고 심한 경우 자살에 까지 이른다고 하는데 헬싱키나 글라스고우 같은 도시의 빛축제는 이런 현상을 줄이는데 큰 역할을 할 것이다. 빛축제나 야간경관이 도시의 경쟁력, 관광가치, 브랜딩 등의 상업 목적의 경제 논리에서 출발하는 것이 못내 불편한 터라 그러하다.

빛은 인류역사에서 문명의 시작점으로서 수십만 년 동안 삶의 질을 개선시키는 주역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에는 삶의 질을 망치고, 건강을 위협하며, 환경을 파괴하는 주범으로 몰리는 현실이 안타까워 더욱 그러한지도 모르겠다.  
    
빛축제라고 하면 제일 처음 떠오르는 도시는 단연코 리옹이다. 1999년 시작된 리옹 빛축제는 리옹인구의 4배에 달하는 400만 관람객이 모인다고 한다. 이러한 축제의 성장은 단순히 빛이 주는 아름다움 혹은 쌓여진 시간에 의한 것만은 아닐 것이다.

수많은 도시들이 빛축제를 하고 있지만 리옹만큼 내용이나 규모 면에서 성장해가는 축제는 드물다. 판단컨대, 그 이유는 민,관의 생산적인 조화가 아닐까한다.

세계가 저마다 새로운 도시의 발전 모델을 찾을 즈음 리옹은 일찍이 고유의 문화자산과 더불어 문화의 다양성이 경쟁우위요인이 될 수 있음을 깨달았고 그 다양성은 창의적인 문화예술분야에서 찾아야한다고 생각했었던 것이다.

그 중 미디어 아트라는 다소 생소한 예술분야를 택한 것도 우연은 아닌듯하다. 리옹의 경제를 성장시킨 클라스터 중에 디지털 엔터테인먼트가 있어 미디어 아트와 관련된 기업이 2000여개에 이르고 이들 중에는 소프트웨어, 멀티미디어, 비디오 게임, 영화, 오디오비쥬얼 등 미디어 아트와 관련된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모이게 되는 산업적 배경도 한몫 했으리라 본다.

이미 1980년대부터 야간경관에 대한 MASTER PLANNING을 하고 세심하게 완성해 나가며 민간건물의 조명을 위하여 전기요금보조나 설치비 지원을 했었던 것만 보아도 그 의지가 얼마나 강력했는지 알 수 있다.

그리하여 리옹은 미디어 아트부문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에 가입한 최초도시로 빛과 빛의 예술 미디어 아트를 이용한 야간경관 조성으로 리옹의 시민이나 리옹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에게 새로운 문화와 미디어 예술을 경험하고 창조계층의 사람들에게 어필하는 도시가 되었다.

시가 추구하고 있는 중점사업과 목표가 시민과 기업들의 경제활동 영역과 정확하게 일치하여 매년 축제의 질이 좋아지는 것도 어느 한쪽의 힘이 다른 한쪽에 힘을 가해서 얻어진 결과가 아니라 두 힘이 공동의 목표를 향해 나아감으로써 얻어지는 결과이고 볼거리의 수준이 높아지고 다양해지는 축제가 팽창해 가는 것은 자연스러운 결과인 것이다. 

2009년에 나온 한 매체의 기사를 보면 광주시가 2000년부터 빛의 산업인 광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 발전시켜 왔고 그 결과 첨단조명인 LED조명의 메카로 성장하였으며, 광산업의 연간 매출액이 1조 3천억원을 기록하는 성과를 이루었다고 보도하고 있다.

또한 "도시마케팅의 시대에 각 도시는 국내는 물론 뉴욕, 파리, 런던 같은 세계적 메트로폴리스와 경쟁을 벌여야 한다"며 "야경정책이 지방자치 시대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중요한 엔진이 되고 있다"고 밝히는 시의 인터뷰도 있다. 그야말로 민과 관이 공동의 목표를 향해 가고 있었던 것이다. 빛축제 소식도 있다.

광주세계광엑스포와 광주빛축제가 열리고 있었다. 2010년 빛축제에는 빛의 거장 알랭귈로가 총감독을 맡아 국내외 아티스트들의 수준 높은 미디어 아트, 라이트 아트 작품들이 도시를 다른 모습으로 바꾼 이미지들이 검색되었다. 그리고 그 다음은 어디에도 광주의 빛축제 소식은 보이지 않는다. 

11월 1일부터 5일까지 동대문 디자인플라자에서 을지로 라이트 웨이가 열렸고, 11월3일부터 11월19일까지는 청계천 일대에서 서울빛초롱 축제가 열리고 있다. 을지로 라이트웨이는 을지로 조명기구산업을 활성화하려는 취지로 중구청이 주관하는 것이고, 서울빛초롱축제는 관광과 문화예술의 교류라는 타이틀을 달고 서울시 주관으로 개최하는 행사이다.

을지로 라이트웨이는 3년째, 그리고 빛초롱축제는 2009년부터 11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홈페이지에는 글로벌 축제로 도약하기 위하여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 두 행사가 리옹이나 헬싱키, 글라스고우의 빛축제와 동일한 것은 빛을 도구로한 축제라는 사실뿐이다.
내용면에서 그 수준은 한참 떨어져 있음을 우리 모두 인정할 수 밖에 없다.

빛의 기술은 디지털 한 가운데인데 그 빛을 도구로 한 축제의 내용은 아나로그에 머물러 매년 새로울 것도 감동할 만한 것도 없다. 더 큰 문제는 어느 것 하나 남겨두지 않는 조명조형물을 위해 예산을 꼬박꼬박 쓰고 있다는 사실이다. 

언젠가 광주의 공무원이 한 말이 떠오른다. 여기저기에 만들어 놓았던 조명조형물들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폐기처분조차 쉽지 않은 골치덩이가 빛고을 광주엔 어마어마하게 쌓여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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