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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계석의 비평의 窓] '능소화 하늘꽃', 한국판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체가 되려면
대구국제오페라축제 폐막작, 창작오페라의 신선, 아리아 압축과 관현악 디테일 등 더 보강 등 과제 남겨
2017년 11월 28일 (화) 12:05:40 탁계석 평론가 musictak@hanmail.net

오페라의 주소재는 사랑이다.  특히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라면 그만한 소재가 없다. 아니 그래야 한다.

제15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의 대단원을 장식한 ‘ 능소화 하늘꽃’(11월 10일-11일)은 ' 원이엄마‘로 초연 후 개작한 작품이다.

스토리는 1990년대 안동 지역에서 400년 전의 것으로 추정되는 미라가 발견되면서다. 400년이라는 오랜 시간이 무색할 만큼 미라의 상태가 온전했던 것도 놀랍지만. 화제는 함께 발견된 長文(장문)의 한글 편지와 머리카락을 엮어서 만든 미투리였다.

   
▲ 창작오페라 '능소화 하늘꽃'

이만하면 작가의 마음을 흔들기 충분한 소재다. 이 애틋한 스토리가 어떻게 오페라로 승화, 부활할 것인가. 창작은 과정도 어렵고 결과도 어렵다. 설혹 작품성이 있다고 해도 再演(재연) 앞에서 한 번의 절망을 넘어야 하기 때문이다. 

'능소화'는 지상의 꽃이 아니라 하늘의 꽃이다. 꽃을 훔쳐 달아난 여늬를 쫒는 팔목수라의 스토리는 설화 같지만 긴장감이 넘친다.

신선했다. 그동안 한국의 창작 오페라에 등장한 수많은 역사 인물, 영웅시리즈에서 벗어났기 때문이다. 초연을 보지 못해 비교는 할 수 없지만 '능소화 하늘꽃'은 관객에게 줄거리를 이해하는데 난해함이 없다는 점에서 점수를 따고 들어간다.

한국판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체’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오르페우스가 오페라사에 우뚝 선 작품으로 오늘날에도 가끔씩 공연되는 작품이 아닌가. ‘나의 에우리디체를 돌려 다오, Che Faro Senza Euridice?" ’, 이런 아리아 하나만 건져도 희망이 보이는 것아닐까. 귀에 쏙 들어오고 입으로 흥얼거려지는 아리아가 있다면 탄력을 받을 것이다.

정갑균의 연출과 무대 디자인은 한 세트로 전체 막을 끌고 가면서  단순한 프래임  구조로 설득했다. 천상과 속세가 명료한 대비로 한 눈에 보여준 것은 관객의 집중이지만 공간이 협소하여 사물 마당 놀이패나 마을사람들의 축하 장면에서 풍성함이 좀 덜했다. 반사경을 통한 연출은 막의 이동 대신 속도를 찾은 연출기법으로 보였다.

작곡가 조성용의 음악의 전반은 좀 느릿했지만 극 후반에서 두 사람의 이중창 등에서 집중력이 끌어 올랐다. 일부 아리아에서는 압축이 더 필요해 보였고 관현악 장면의 묘사력도 디테일하면 좋을 것 같다. 그러나 창작은 끊임없는 개작을 통해 이뤄진다는 점에서 추진력을 가져야 할 것 같다.

고전, 전통에서 상상을 뛰어 넘는 사랑의 원초성이란 분명 보석처럼 에너지를 갖는다. 문제는 보석을 가공하는 능력이고 어떤 경우든 원작을 빛나게 하는 것은 작가의 예술성이다. 성악가 진용들, 녀늬 역의 마혜선은 여인의 애절한 심정을 진정성있게 끌어냈고 오영민 캐릭터도 뜨거운 에너지를 뿜어냈다. 지휘자 백진현은 창작에 대한 열정으로 관현악을 끌어갔다.

전통혼례, 장례, 죽음으로 끝나지 않는 삶의 윤회는 동양 문화가 가진 특징이다. 특히 응태의 죽음과 한을 달래주는 흑살풀이는 눈을 끌 수 있는 매력이요 서양오페라와는 차별화된 세계관이 아닐까 싶다.

'능소화 하늘꽃'에 투자를 해서 세계작품을 만들겠다는 배선주 대표의 열정이 어떻게 살아날 것인가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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