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 청파로 옆 낡은 옹벽, 스토리 담은 벽화로 탈바꿈
서울역 청파로 옆 낡은 옹벽, 스토리 담은 벽화로 탈바꿈
  • 정상원 인턴기자
  • 승인 2017.12.18 16: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울시 주관 청파로 퍼블릭 아트 캔버스 프로젝트, 9명의 작가가 협업해 한 폭의 그림으로

경부선 서울역 인근 상행선 방향의 노후화된 옹벽이 청파동, 서계동 일대의 이야기를 담은 한 폭의 그림으로 재탄생했다.

서울시는 청파로 옹벽을 보수 및 리뉴얼하는 ‘청파로 퍼블릭 아트 캔버스 프로젝트’를 8월 말부터 실시해 지난 13일 완공했다.

완성된 벽의 가로 길이는 무려 185m(높이 3.5~5m, 면적 870㎡)로 청파로 전체(404m)의 약 절반이 공공미술을 담는 캔버스로 탈바꿈했다.

▲ 완성된 '만경청파도(萬景靑坡圖)'

‘푸른 언덕이 있는 동네’라는 뜻의 청파동은 조선시대에는 역참제의 첫 번째 역이었고, 일제시대에는 일본인 집단촌이었다. 이후 서울역이 들어오고 공장과 주택이 대거 들어서면서 오늘날의 모습을 갖추었다. 이런 역사 속에서 청파동 일대에는 최초의 서양식 성당인 ‘약현성당’,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이발소인 ‘성우이용원’ 등 옛 서울 풍경을 간직하고 있다.

이러한 점에 주목한 서울시는 보수가 끝난 옹벽에 20대 신진작가부터 50대 중견작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9명의 작가가 의기투합한 ‘만경청파도(萬景靑坡圖)’를 담았다. ‘만경청파도’라는 제목은 과거와 현재로 이어지는 청파동을 배경으로 한 주민들의 다양한(만 가지) 이야기를 담았다는 의미에서 이름 붙였다.

9명의 작가들은 지난 9월부터 작품 제작을 위해 일대와 관련된 사료를 조사했고 주민과의 인터뷰에서 나온 내용에서 영감을 받았다. 이를 통해 기획부터 완성까지 전 과정을 협업하여 작품을 완성했다.

그림을 따라 걷다보면 지금은 사라져버린 옛 모습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청파동 일대가 변해 온 과정과 약현성당, 손기정공원, 김구 기념관 같은 명소를 재해석한 그림은 물론, 시간의 흔적을 지닌 한옥과 골목길 풍경 같은 동네의 일상적인 모습까지 감상할 수 있다.

서정협 서울시 문화본부장은 “청파동 일대의 역사와 주민들의 이야기를 담은 만경청파도가 청파로의 낡은 옹벽에 담겨 어두웠던 길에 생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새로 시작하는 청파로 퍼블릭아트 캔버스 프로젝트가 많은 예술가들이 참여할 수 있는 도전의 장이자 서울로 7017을 연결하는 예술전시장으로서 많은 시민들에게 사랑받는 장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