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이 된 블럭, The Art of the Brick
예술이 된 블럭, The Art of the Brick
  • 정상원 기자
  • 승인 2018.01.02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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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고 예술가 네이선 사와야 展, 오는 2월 4일까지 아라아트센터
▲ 'The Art of the Brick' 포스터 (사진제공=아라아트 센터)

누구나 어렸을 적에 레고를 가지고 놀아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사각형의 조그만 블록으로 자신만의 세계를 완성하던 짜릿함은 성인이 되어서도 창의력의 기반으로 남아있다.

레고를 놀이에서 한층 발전시켜 이 친숙한 소재로 완성한 예술 전시회가 있다. 지금 한국에서 전시되고 있는, CNN에서 선정한 ‘꼭 봐야할 10대 전시’로 꼽힌 네이선 사와야의 ‘The Art of the Brick’이다.

‘The Art of the Brick’은 미국의 예술가 네이선 사와야가 오직 레고 조각으로만 만든 예술품들을 전시한다.

네이선 사와야는 1973년 미국에서 태어나 법대를 졸업한 변호사였다. 안정적인 변호사라는 직업을 놓고 자신만의 예술에 전념하게 된 계기는 어렸을 적 품었던 예술에 대한 열정이었다. 안정적인 삶 속에서는 그 이상을 추구할 수 없다는 한계를 깨닫고 예술의 길로 들어선 사와야는 조각과 같은 전통적인 방식이 아닌 자신이 유년시절 가지고 놀았던 작은 블록을 택했다.

레고 블록으로 큰 규모의 조각상과 인간의 형태를 만드는 일에 도전했고 그의 작품에 대한 열정과 노력이 오늘 날의 네이선 사와야와 ‘The Art of the Brick’를 만들었다.

▲ 노랑

전시는 크게 ‘옐로’, ‘레드’, ‘블루’의 3가지 테마로 나뉜다. 테마 ‘옐로’에서는 자신의 초기작과 일상에 관련된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팜플릿에 있는 대표작 ‘노랑’도 이 테마에서 전시되고 있다. ‘레드’는 인간에 대한 작가의 생각을 표현한 작품을 전시한다. 좌절, 투영, 비상 등 세상사에 비친 인간의 모습을 작가는 픽셀들을 모아 형상화시켰다. 작가라는 사람 스스로 예술가의 길을 걷기 전 방황하며 고민했던 흔적을 고스란히 표현한 곳이기도 하다.

블루 테마는 주로 고전의 예술들을 레고로 재창조한 작품들을 전시한다. 다 빈치의 모나리자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에 등과 같은 그림은 물론 비너스 상과 모아이 같은 조각도 레고로 다시 탄생했다. 또한 관람이 끝나고 본 작품들을 토대로 자신이 직접 레고로 창작하는 코너도 마련되어 있다.

▲ 동그란 사람, 네모난 사람, 세모난 사람

전시에서 눈길을 끄는 부분은 작품 해설을 통해 마치 작가가 관람객에게 대화를 건네는 형식이다. 자신이 작업하며 느낀 생각과 변호사와 예술가 사이에서 하던 고뇌를 작품에 고스란히 담아냈다. 더 나아가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작품을 보는 관객에게 삶의 조언까지 곁들이고 있다.

소재가 레고이다보니 다른 전시와 구분되는 가장 큰 특징은 관객으로 하여금 다른 차원의 접근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이다. 감상자에게 레고는 이미 레고는 친숙한 소재이기 때문에 작품에 접근하고 감상하기 수월하다.

▲ 공룡

또한 조각이나 회화같이 전문적인 창작방법이 필요한 분야가 아닌 우리가 모두 해본 방식으로 창작된 작품이기에 직접적인 창작으로 이어지는 효과를 낼 수 있다. 이를 통해 예술이 단순히 우리의 삶과 동떨어진 것이 아니라 삶 속에서 능동적으로 이뤄지는 것임을 이번 전시를 통해 느낄 수 있다.

전시는 종로구에 위치한 아라아트센터에서 2월 4일까지 열린다.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http://www.araart.co.kr/6324)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