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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심해인 갤러리 룩스 관장 “작지만 단단한, 신진작가 양성에 앞장서는 갤러리”
“회화와는 다른, 모던한 매력을 가진 사진세계 경험해보길”
2018년 01월 04일 (목) 14:19:58 이은영 편집국장/정상원 인턴기자 press@sctoday.co.kr

미술시장 침체와 옥션의 등장, 크고 작은 수 많은 아트페어가 생겨나면서 그동안 미술시장 유통의 중추적인 역할을 해오고 있던 상업갤러리의 상황은 점점 더 악화되고 있다. 여기저기서 볼멘 소리들은 터져나오고 있지만 이에 대한 뾰족한 답은 없다.

또한 상업갤러리에 대한 일부의 부정적인 인식이 한편에 자리하고 있는 것 또한 부인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렇지만 자신의 철학을 가지고 꾸준히 기획전시를 해 오고 있는 갤러리들이 있기에 또한 그 명맥을 잇고 있기도 하다.

어려운 국내 미술시장에서 사진 전문 갤러리는 어떨까? 그 가운데 사진갤러리로서 인사동에 처음 문을 열었고, 현재는 인왕산 밑 옥인동 골짜기(?)로 옮겨간 룩스갤러리를 주목해 봤다.

어느 날 한 여성이 갤러리를 인수했다. 미술시장은 호황이었다. 하지만 서양화 갤러리는 너무나 많았다. 색다른 분야를 하고 싶었다. 매력을 느끼기 시작한 사진으로. 그렇게 ‘갤러리 룩스’의 새 역사가 시작됐다. 

그 새 장을 연 주인공인 심해인 관장은 ‘회화적인 사진’을 전시하고 신진 작가를 양성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 그가 추구한 회화와 사진을 융합한 ‘회화적인 사진’전시 위주의 기획전을 열다보니 다큐멘터리 원로 사진작가들의 비난을 듣기도 했다.

그렇지만 그는 “전통적인 기록의 의미의 사진이 아니라 현대 미술 안에서 사진을 전시하고 싶다”는 자신이 추구하고자 하는 세계를 무너뜨리지 않으려 조심스럽게 매번 전시를 열어오고 있다.

그 과정에서 10년째 신진작가 공모전을 통해 새로운 작가들을 발굴하고 그들을 후원해 왔다. 그들이 성장해서 더 큰 세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것을 보람으로 여긴다는 심해인 관장. 그렇게 성장해온 갤러리 룩스, 지금의 갤러리 룩스를 만든 심해인 관장과 새로 쓴 역사의 페이지를 넘겨봤다.

   
▲ 심해인 갤러리 룩스 관장

사진계 사람들이 사진갤러리의 역사를 이야기할 때 몇 손가락 안에 드는 곳이 룩스갤러리다. 특별히 사진갤러리를 표방하는 이유가 있는지?

원래 전공은 서양화였다. 그런데 당시 서양화 갤러리는 너무나 많았다. 색다른 분야를 하고 싶었다. 사실 갤러리를 하기 오래전부터 사진을 배워서 열심히 돌아다녔다. 특히 암실, 아날로그 작업에 매력을 느껴 사진 갤러리를 열게 됐다.

20년전 사진갤러리 불모지인 인사동에 사진갤러리 룩스가 오픈하자 상당히 화제를 모았었다. 이후 룩스를 인수한 계기와 그리고 지금의 위치로 이전한 이유는?

2007년에는 미술시장이 호황이었다. 그 때 룩스를 인수했다. 인수 이전에는 대관 위주의 갤러리로 사실 주변의 시선이 그리 좋은 편은 아니었다. 갤러리가 너무 대관갤러리 이미지였다. 다양한 기획전을 시도하는 방향으로 운영을 했지만 ‘대관 갤러리’라는 이미지를 벗기 힘들었다.

그래도 그동안의 그 이미지를 떨쳐 인수 이후에는 아트페어에도 진출했고 반응도 좋았다. 그러다 결국 공간을 옮겨 새롭게 시작하기로 했다.  또한 지금의 인사동의 느낌은 차분함을 추구하는 갤러리 느낌과는 부합하지 않았다.

그러다 2013년에 원래는 양옥집이었던 부지를 매입해서 2014년 하반기에 공사를 시작하고 15년 1월에 개관했다. 

신진작가 공모로 신진들을 후원하고 있다. 현재까지 몇 명을 배출했으며 활발히 활동하는 작가는 누구인가?

2008년부터 매년 3~4명을 선발해 개인전 등을 열 공간을 지원했고 지금까지 총 10여명이 거쳐갔다. 대표적인 작가로는 박찬민, 정경자, 김태동 등이 있다. 

선정 기준은 작업성을 보고 공정성을 위해 평론가 한 명, 작가 한 명의 외부 심사위원을 초빙한다. 선발된 신진작가 중 한 명은 미술관과 연계하는 전시전을 열기도 했다.

옥인동 공간을 마련하면서 오픈식 전시에 기존에 길러낸 신진작가는 1명만 포함시키고 나머지는 다른 작가로 채웠다. 어떤 의미인지?

새로운 작업을 보여주고 싶었다. 이 전시 이후 리사이틀 리마인드 전을 개최해서 기존에 작업했던 신진작가들을 초청했다. 리사이틀 리마인드를 기획했기 때문에 색다른 무언가를 전시하고자 오픈식 전시에는 다른 작가들로 채웠다.

사진계에서 괜찮은 기획전도 많이 한 것으로 알고 있다. 대표적으로 어떤 전시를 꼽을 수 있을까?

현대 미술 안에서의 사진작업을 추구했고 다큐멘터리 사진보다는 회화적인 느낌이 강한 작가들을 지원하고 기획전을 열었다. 회화와 사진을 융합한 기획전을 하고 싶었지만 기존 사진계 원로 작가들의 비난을 받기도 했다. 그럼에도 우리의 방법을 고수했다. 

그러다보니 다큐멘터리 사진을 많이 못 다뤘다. 류가헌 갤러리의 경우 다큐멘터리 사진을 중점적으로 다뤄 정체성을 확립한데 반해 우리 갤러리는 그러지 못한 면이 있다. 이 부분을 지적하는 사람들에게는 ‘전통적인 기록의 의미의 사진이 아니라 현대 미술 안에서 사진을 전시하고 싶다’고 이야기한다.

판화 전시도 활발히 한 편으로 아는데

판화는 노동집약적인 힘든 작업인데 요즘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색깔마다 판을 겹쳐서 만드는 작업이라 더더욱 그렇다. 그렇기 때문에 판화 전시도 여러차례 열었다.

기획전은 1년에 몇 번하는가?

1년에 전시를 10개 정도하려고 생각 중이다. 한 달에 하나 정도? 인사동에서는 더 많이 했었다. 그러나 인사동에서는 전시 텀이 너무 짧아서 좀 늘리다보니 12번을 한 적도 있다.

상근 전시기획자는 있는지? 

큐레이터는 상근으로 있지만 기획은 나와 큐레이터와 협력해서 한다. 갤러리 초기에는 큐레이터가 미숙해서 혼자 기획하느라 힘들었다. 그 때 외부 평론들의 도움을 받았다. 지금은 큐레이터가 두 명인데 한 명은 기획 담당이고 한 명은 페어나 홍보 담당이다.

어떤 전시가 기억이 남는가?

먼저 ‘함혜경, 장도윤 영상전시’가 있다. 함혜경은 앉아서 편하게 볼 수 있는 전시회를 했다. 장도윤은 사진과 영상을 전시했는데 우리 갤러리 컨셉과 잘 어울렸다.

지금 하고 있는 ‘김은주, 구성연 전’도 좋다. 원래 둘은 모르는 사이였는데 서로 상반된 작품을 그리지만 전시전 이후 굉장히 좋아하게됐다.

황규태 선생 사진전도 기억에 남는다. 황 선생님은 사진계 원로분이다. 작품에서 픽셀에 주목했다. 모든 이미지를 디지털화 시키면 기본이 픽셀이다. 결국 이미지를 확대하고 확대하면 픽셀 밖에 안 남는 미니멀리즘이다. 이는 작가가 얘기하는 절대주의 회화와 맥락이 맞다. 

그래서 픽셀 작업이 황규태 작가의 시그니쳐가 될 것이라 생각했는데 마침 픽셀 전시전은 한 번도 없었다. 그래서 전시전을 열었고 기억에 남아있다.

   
▲ 심해인 갤러리 룩스 관장은 '작지만 단단한, 신진작가 양성에 앞장서는 갤러리'를 꿈꾸고 있다.

옥인동 시대로 들어와서는 다양한 실험작품도 많이 전시한다. 앞으로 계획하는 기획전이 있다면

올해는 회화전이 많았다. 3월 첫 전시도 회화전이었다. 내년에는 전통적인 사진을 전시하는 스트레이트 사진전도 있다. 내년 상반기는 아마 사진전이 주가 될 듯 하다. 하반기에는 회화를 주로 하는 젊은 작가의 전시전을 구상 중이다.

회화와 사진의 비중은 어느 정도로?

5:5로 생각하고 있다. 사실 회화와 사진의 구분은 의미가 없다. 

사진갤러리가 점점 없어지고 있다

포토하우스는 처음에 기획전을 하다가 대관 위주로 방향을 바꿨다. 트렁크하우스는 박영숙 관장이 본인 작업을 위해 갤러리를 대관 위주로 바꿨다. 류가헌만 유독 민중 사진으로 그 위치를 굳히고 있다. 

회화적인 사진을 하고 싶다고 했다. 어떤 매력이 있는가?

사진인가 하면 사진이 아닌 것 같고 그림인가 하면 그림이 아닌 애매모호한 느낌이 서정적이고 사람의 감정을 표현하고 호소하는데 적합하다. 

사진계에서 프로보다 아마추어가 더 각광을 받는 시대이다. 갤러리 운영자로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하이아마추어라는 말이 생겼다. 작가들이 힘들게 작업하는데 기반이 탄탄한 아마추어가 스케일 크게 사진을 찍다보니 결과물이 좋다. 물론 나쁜 건 아니지만 자신의 단순한 취미로 끝나기보다 다른 젊은 작가들의 작품도 진지하게 보는 자세를 길렀으면 한다. 

일전에 페어에 갔을 때 액자 종류나, 카메라 종류에 대한 질문을 받은 적이 있었다. 아마추어 작가들이 구매할 능력이 충분히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직접 찍으면 된다고 생각해서 안타깝다. 똑같은 카메라로 같은 작품을 찍어도 작가마다 다른 특색을 반영할 수 있음에도 이를 이해 못하는 사람들이 안타깝다.

어떤 갤러리로 기억되고 싶은가?

작지만 단단한 느낌. 신진작가 양성에 앞장서는 갤러리로 기억되고 싶다.

요즘 고민거리가 있다면?

갤러리가 갖고 있는 전시와 판매의 기능이 약해지고 있다. 갤러리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어떻게 갤러리의 기능을 유지할지 고민이다. 더군다나 요사이 작품 직거래 장터가 활성화돼 작가가 직접 그림도 그리고 파는 형태인데 이는 사실 갤러리의 고유한 기능이었다. 이러한 추세가 트렌드가 되다보니 고민이다.

미술교사 출신이다. 갤러리 운영에 어떤 도움이 되고 있나?

없는 것 같다(웃음). 중학교 교사는 6년 했고 시간 강사는 오래 했다. 그러나 가르치는 데에는 큰 기쁨은 없고 배우는 데 흥미가 있었다.

올해 작품은 얼마만큼 팔았는지?(웃음)

부산 아트 페어에서 회화에 비해 사진이 많이 팔리지 못했다. 전시된 사진을 보고 감탄하다가 사진이라는 사실을 알고 실망하는 관람객도 있었다. 아직은 사진이 작품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지 못한 것 같다.

사진 작품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하고픈 말이 있다면

사진이 회화와는 다르게 모던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한 번 경험해봤으면 좋겠다.

끝으로 한말씀 해달라

작품을 사서 집에 걸어 놓는 기쁨을 사람들이 알았으면 한다. 이는 간접 경험으로는 절대 느낄 수 없다. 우리나라가 소득 4만불 시대가 되면 작품을 사는 흐름이 유행이 된다고 하니 얼른 소득 4만불 시대가 왔으면 좋겠다. 

또 화랑과 작가의 마찰이 심하다. 갤러리와 작가는 공생관계이다. 작가는 갤러리가 없으면 작품을 소개하기 힘들고 갤러리는 작가 없이는 전시를 못한다. 앞으로는 윈윈하는 방향으로 나아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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