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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깝고도 먼' 한국과 일본, 그들 사이에 놓아진 징검다리
이동식 '친구가 된 일본인들', 한국을 사랑하고 지켰던 일본인들을 만난다
2018년 01월 09일 (화) 16:48:21 이가온 기자 press@sctoday.co.kr
   
 

가깝지만 먼 나라, 한국과 일본의 관계를 한 마디로 요약하는 말이다. 해방 70년을 맞이했지만 두 나라 국민 사이의 간극은 점점 벌어지는 모습이다. 우리는 침략에 대한 사죄를 하지 않는 일본인들에게 분한 마음을 가지고 있고, 일본인들은 한국에 고통을 준 것은 알고 있지만 언제까지 사죄만 하라고 하냐고 항변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그 건널 수 없는 해협 사이에 다리를 놓은 사람들이 있었다. 침략을 당하고 핍박을 받는 우리들을 이해하고, 우리들의 문화와 삶의 방식 등을 배우려했고 지키려했던 일본인들이 있었다. 이들은 일본인에 대한 원망이 앞을 가리던 시절, 일본인도 친구가 될 수 있음을 묵묵히, 때로는 몸을 바쳐가며 보여줬다.

30여년간 방송 기자로 활동하면서 은관문화훈장을 받은 이동식 KBS 전 해설위원실장은 이들의 이야기를 모은 책 <친구가 된 일본인들>(나눔사)을 통해 역사 속에 가려진 한국인의 진정한 친구를 찾아내면서 두 나라 국민들에게 인사를 시킨다. 

우선 눈에 띄는 인물은 아마도 가네코 후미코(1903~1926)일 것이다. 영화 <박열>을 통해 우리에게 잘 알려진, 실제 일본인처럼 자연스런 연기를 펼친 배우 최희서의 이미지로 기억되고 있는 바로 그 인물이다.

그는 일제에 항거한 박열과 뜻을 함께 하며 천황제에 반대했고 옥중에서 박열과 결혼했으며 결국 자살로 마지막까지 일제에 항거하고 남편의 고향인 문경에서 안식을 찾았다.

한국 도자기의 아름다움을 세상에 널리 알린 아시카와 노리다카, 일제가 광화문을 없애려하자 이를 과감히 비판한 야니가 무네요시, 한국의 고건축과 미술품들을 실측 조사해 그 아름다움의 비밀을 알린 요네다 미요지, 일제에 의해 없어질뻔한 우리 궁중음악을 살린 다나베 히사오, 일본식 영농법을 강제하던 시절에도 조선 농법의 우수성을 찾아내고 이를 기록해 후세에 전한 다카하시 노보루 등의 이야기는 우리의 문화가 지금까지 전해진 것은 일본인들의 노력도 있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그런가하면 자신의 아들을 잃었음에도 일제 시대. 그리고 해방 후에도 한국인 변호에 앞장선 후세 다쓰지, 버려진 고아들과 함께 하며 '하늘의 할아버지'란 별명을 얻고 한국 땅에 묻힌 소다 가이치 목사, '목포의 어머니'로 불리며 수천명의 고아들을 기른 윤학자, 오키나와 전투에서 산화한 한국인 학도병의 영혼을 조국으로 돌아오게 하려 애쓴 승려 후지키 소겐 등의 이야기는 한국인들보다 더 한국인을 사랑한 일본인의 모습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우리에게 신선함을 준다.

<축소지향의 일본인>을 쓴 이어령 전 문화부장관은 추천사를 통해 이같이 말한다. "지리적으로 일본은 어쩔 수 없이 우리의 이웃이다. 21세기는 이미 한 사람의 체온으로 살아갈 수 없다. 우리도 일본도 점점 작아지려는 마음을 떨치고 서로의 마음과 지혜를 합쳐야 할 때다. 원망과 증오로는 미래가 없다".

이 기사를 읽는 이들 중에는 "그럼 사죄도 하지 않는 일본과 손을 잡으라는 것이냐?"라고 반발할 분도 있으리라 생각된다. 어쩌면 당연한 반응이기도 하다. 특히 '위안부 이면합의'가 실제로 드러난 현 시점에서는 더더욱 이런 거부 반응이 나올 수 있다. 많은 이들이 '화합'을 이야기하지만 역시나 그 화합이 말처럼 쉽게 이루어지는 어려운 게 사실이다.

그렇기에 이 책은 더더욱 징검다리의 역할을 하는 건지도 모른다. '일본'이라는 나라는 우리에게 '나쁜 나라'일 수 있지만 그 나라에 사는 '일본인'들을 무조건 '나쁜 사람'으로 생각하지는 말자고, 뻔뻔한 일부 일본인들의 모습만으로 전체 일본인들을 평가하지는 말자고, 우리가 일본인들을 잘 알아야 그들을 설득시킬 수 있다고 이 책은 말하고 있다. '친구가 된 일본인들'의 모습을 들여다볼 때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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