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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혼의 아름다운 동행, 꿈을 그리는 ‘육남매전’
그림으로 뭉친 남매들의 이색적인 전시 23일까지 한국미술관
2018년 01월 19일 (금) 03:45:29 정영신 기자 press@sctoday.co.kr

가족은 험한 세상을 살아가는 든든한 지지대가 되며 언제든지 찾아가 안길 수 있는 따뜻한 품이다. 어린 시절 가족과 맺은 관계는 사회전반에 미치는 영향력으로 일생을 좌우한다.

메말라가는 요즘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이색적인 전시가 지난 17일 인사동 한국미술관에서 열렸다.

   
▲ 이병욱'구절초'60x41cm 아크릴화

황혼에 접어들어 꿈을 그리는 육남매가 뭉친 것이다. 이병욱 작가는 육남매 중 맏아들로 그림을 가장 먼저 시작해 지난해에는 개인전까지 열었다고 한다.

어머니가 그림을 잘 그렸다고 기억하는 이병임(뉴욕한국일보 논설위원)작가는 “유치원 선생님이셨던 엄마는 그림책이 귀한 어린이들을 위해 직접 그림을 그려 설명했는데, 지금도 어머니의 논매는 그림은 기억이 생생하다"며 "우리 육남매는 엄마의 유전자를 닮은 것 같다”고 말했다.

   
▲ 이병탁'백두산'38x45cm 유화

이들 육남매는 사회생활에서 은퇴하여 제각기 흩어져 사는데, 안부를 묻던 중에 형제들이 모두 그림을 배우거나 그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며 서로 놀랐다고 했다.

막내인 이병민씨만 여행을 좋아해 사진과 그림을 겸하였고, 이병임 작가의 언니인 이병주와 이병희작가는 동양화를 그린다.

뉴욕에 사는 이병임작가는 한복 천으로 만든 콜라주 작품을 만들어 전시했다. 육남매 모두 평생 해온 일과 무관한 그림을 하고 있어 너무 신기하다는 장녀 이병주 작가는 가족이 함께 이런 기회를 만들어 전시까지 하게 되어 좋은 추억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 이병주'청포도'45x34cm 한국화

이들은 아마추어라서 즐겁게 작업할 수 있다며 그림으로 인해 자주만나 이야기를 하다보면 어렸을 적 생각이 많이 난다고 했다. 육남매의 맏이인 이병욱작가는 “전공과 직업이 다 다른 동생들이 취미로 시작한 그림으로 전시까지 하게 될 줄 몰랐다며, 뉴욕에 있는 여동생까지 한자리에 모이니 돌아가신 어머니가 보고 싶다”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웬델 필립스(Wendell Phillips)는 "사람은 나이를 먹는 것이 아니라 좋은 포도주처럼 익어가는 것이다“고 했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그만큼의 이해와 사랑과 포용력을 지닌다는 것이다.

육 남매 중 막내가 60세이고, 맏형은 73세다. 그러므로 이들은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좋은 포도주처럼 사람다움으로 익어가는 것이다. 세월이 갈수록 그 나름의 향기와 색깔로 함께하는 육남매는 그림으로 자신의 역사를 만들어 인생이 존재하는 의미를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 이병임'물모시구성'22x285cmx2 그리움

황혼녘, 꿈을 그리고 있는 육남매는 100세 시대에 아직도 꿈을 꿀 수 있는 지금이 좋다고 입을 모은다. 맏언니인 이병주 작가는 마음이 뜨거우면 몸이 녹슬지 않는다며 노년에도 가슴 뛰는 그림을 그리다보면 감성이 살아나고, 삶의 열정이 살아난다고 했다.

뉴욕에서 이번 전시를 위해 온 이병임 작가는 형제들끼리 문화생활에 동행할 수 있고, 아름다운 노년으로 살아가려 노력하는 언니 오빠들의 예술세계가 너무 좋다며, 늘 깨어 있는 감각을 유지하는 삶의 자세로 동시대 노년들에게 삶의 ‘깃발’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왼쪽부터(이병민,이병희,이병주,이병임,이병탁,이병욱작가)

인생의 후반기를 아름답게 엮어가는 사람들, 좋아하는 그림으로 새로운 황금기를 만들어가는 이병욱, 이병주, 이병탁, 이병희, 이병임, 이병민작가의 ‘육남매전’은 인사동 한국미술관에서 오는 23일까지 이어진다.

전시문의 : 인사동 한국미술관(02-720-1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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