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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리뷰]우체부를 통해 민초들의 삶을 조명한 조성기의 ‘집배원과 산골사람들’
아득한 그리움을 불러일으키는 사진전, 오는 24일까지 충무로 ‘반도갤러리’에서 열려..
2018년 01월 22일 (월) 00:09:04 정영신 기자 press@sctoday.co.kr

편지로 모든 소식을 전해주던 시절이 그립다. 그 당시의 우편배달부는 사랑을 전하는 전도사로서 동네의 심부름꾼 역할도 톡톡히 했다. 동네 앞 느티나무 아래 모여 무더위를 식히는 마을주민들에게 우편물을 전해주고, 눈이 있어도 읽을 수없는 할머니에게 편지를 읽어주다 같이 울고 웃었다.

오랜 세월 한 마을을 드나들다 보니, 어느 집 숟가락이 몇 개인지도 다 헤아리는 우체부는 그들이 메고 다니는 큰 가방만큼이나 품도 넓고 속도 깊었다.

   
▲ Gelatin Silver Print 40.6x50.8cm (사진제공 : 조성기작가)

사진가 조성기씨는 1994년 여름방학을 맞아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우연히 우체국 잡지에서 정년퇴직을 앞둔 지리산 산골마을 최동호 집배원을 알게 되어 그의 삶을 기록하게 되었다고 한다, 삼고초려 끝에 허락을 받아 열흘 동안 동거동락하며 어렵게 담아낸 사진이다.

   
▲ '집배원과 산골사람들'의 조성기사진가 Ⓒ정영신

시골마을에 우편물을 전하는 것이 집배원의 기본업무이지만, 공적인 일만이 아니라 주민들의 민원창구 역할까지 했다. 노인들이 내미는 전기요금이나 전화요금 등 공과금을 대신 내 주는 것은 물론 의논할 상대가 없는 노인들에게 여러 가지 상담까지 해주는 가까운 이웃이었다.

   
▲ Gelatin Silver Print 40.6x50.8cm (사진제공 : 조성기작가)

매일매일 반복적으로 이루어지는 일상생활이지만, 그것은 사회와 개인을 유지시키고 존속시키는 바탕이 된다. 우리민속학이 과거의 흔적을 통해 당시의 삶을 규명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동시대의 일상 자체가 역사가 된다.

일상의 삶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사회적인 관계가 기본적인 토대가 되기 때문이다. 사진가 조성기씨가 보여주는 최씨의 일상은 개인 간의 관계뿐 만 아니라 사회적, 지리적, 자연환경과도 연결되고 있는 것이다.

   
▲ Gelatin Silver Print 40.6x50.8cm (사진제공 : 조성기작가)

조성기씨의 사진에는 어린이가 대신 편지를 받아 집으로 달려가는 장면에서부터 담장 위로 편지를 건네주는 모습, 나들이 길에서 만나 반갑게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등 하나 하나가 잊혀져가는 추억 보따리를 풀어헤친 듯 정겹다.

이렇듯 사진은 글로 표현하는 문학보다 보는 이로 하여금 빠르고 쉽게 이해시키며 공감대에 이르게 한다.

   
▲Gelatin Silver Print 40.6x50.8cm (사진제공 : 조성기작가)

작가는 한 우편배달부를 통해 두메산골 사람들의 삶을 조명했지만, 우편배달부의 고단한 삶의 과정까지 세세하게 보여주었다. 42년 동안 우체부로 일한 최동호씨의 삶을 열흘이라는 짧은 기간에 응축시킬 수 있었던 것은 대상을 눈으로만 인식한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다가갔기 때문에 가능하다.

농촌 환경의 변화와 문화적 단절에 대한 안타까움을 서정적인 리얼리즘으로 보여주고 있다. 그의 사진을 보면 따뜻한 인간애가 모닥불처럼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것은 사진가와 우체부의 마음이 일치된 휴머니즘에 의한 감성이다.

   
▲Gelatin Silver Print 40.6x50.8cm (사진제공 : 조성기작가)

인간은 삶속에서 순간의 경험을 통해 현재에 이르며 과거의 기억을 통해 그 경험을 구체화시켜 인식한다. 그의 사진은 과거의 경험과 향수를 통해 그 시절을 추억하게 만드는데, 한국적인 정서를 잘 나타내고 있다.

기록성을 가장 중요시하는 다큐멘터리사진은 언젠가는 사라지게 될 장면과 환경을 증명함으로써, 세월에 의해 그 사진의 가치가 자리매김 되어 진다. 역사적으로 중요한 장면보다 서민들의 소소한 평범한 일상이 주는 울림이 더 오래간다는 것도 그의 사진을 보면 알 수 있다.

다들 결정적인 장면이나 화려한 현장을 쫒아 다니는 시절에 학생신분으로 산골 우체부의 일상에 초점을 맞추었다는 자체가 예사롭지 않다.

   
▲ Gelatin Silver Print 40.6x50.8cm (사진제공 : 조성기작가)

‘우편집배원 최씨’사진집 해설을 쓴 다큐사진가 조문호는 “그의 모습을 기록한 사진들은 보는 이로 하여금 심심산골의 소박한 정취를 제대로 맛볼 수 있게 해 준다. 그의 삶을 통해 산골마을 사람들의 삶을 골고루 조명하고 있었다. 비록 지리산 산골의 한정된 기록이긴 하지만, 이는 한 개인과 지역을 통해 인간 삶 전체를 조망해 볼 수 있는 소중한 기록인 것이다. 객관적 서술 형식의 르포르타주여서 현장의 생생함과 박진감이 잘 드러나고 있다.”고 평했다.

   
▲ Gelatin Silver Print 40.6x50.8cm (사진제공 : 조성기작가)

조성기사진가의 ‘집배원과 산골사람들’전은 그가 직접 암실에서 프린트한 흑백작품 40점을 충무로 반도갤러리에서 오는 24일까지 전시한다. 전시작품은 눈빛사진가선 ‘우편집배원 최씨’ 조성기사진집에도 다 실려 있다. 그의 사진전을 놓친 분들은 사진집을 통해 만나볼 수 도 있다.

(전시문의/반도갤러리 02-2263-0405)

   
▲ 눈빛사진가선 ‘우편집배원 최씨’사진집표지 Ⓒ정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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