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호선의 포토 에세이 30] 불암산 학도암의 석양을 찍다
[천호선의 포토 에세이 30] 불암산 학도암의 석양을 찍다
  • 천호선 전 쌈지길 대표
  • 승인 2018.02.08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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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의 마지막 ‘지는해’를 불암산 학도암에서 찍었다. 최근 몇 년간 매해의 마지막 석양을 찍어 오면서 서대문의 안산 정상이나 대부도의 남쪽 탄도항, 전곡항을 주로 다녔으나, 이번에는 산중턱에 있는 암자를 찾은 것이다.

학도암이 ‘학이 찾아드는 곳’이라는 이름만큼 아름다운 풍광을 가진 장소로 알려져 있어 석양 촬영 에도 좋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를 가지고 찾은 것이다.

불암산은 산 정상 부근에 있는 큰 바위가 부처님을 닮았다하여 부쳐진 이름이며, 학도암은 인조 2년에 무공대사가 창건하였다 한다. 학도암의 뒤쪽 커다란 바위면에는 마애관음보살상좌상이 새겨져 있는데, 명성황후가 발원하여 조성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전국에서 가장 큰 마애관음보살상으로 서울의 명물중 하나로서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으며, 자비로운 미소로 중생을 굽어 살피는 모습을 보러 많은 신자들과 관광객이 찾아오고 있다.

학도암에 가서 석양 촬영에 적합한 장소가 없으면 불암산 정상까지 올라가 볼 생각으로 오후 이른 시간 학도암에 도착하였다. 그러나 마애관음보살상좌상 앞자리에 최적의 장소가 있었다.

학도암 주변을 촬영하고 나서, 마음에 찍어둔 장소에서 삼각대를 설치하고 스피드 라이트도 준비하고 기다리고 있는데, 석양이 질 무렵 젊은 여신도가 올라와서 마애관음보살상에게 불공을 드리는 것이었다. 행운까지 이렇게 따라줄 줄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