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꿈을 짓밟는 것, 그것이 살인이다
[기자의 눈] 꿈을 짓밟는 것, 그것이 살인이다
  • 임동현 기자
  • 승인 2018.02.10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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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계가 요즘 뒤숭숭하다. 특히나 잊을만하면 등장하는 ‘문화권력’들의 부적절한 행동은 젊은 예술가들의 앞길을 어둡게 만드는 요소가 되고 있다. 문학계가 또다시 유명 시인의 성추행 의혹으로 물들고, 젊은 예술인들, 특히 여성 예술인들이 권력에 여전히 희생되는 듯한 모습이 보여지고 있다. 젊은 예술인들의 고민이 더 깊어질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비단 성희롱이나 성추행뿐만이 아니다. 젊은 작가들의 의욕을 꺾는 일은 수도 없이 많다. 이번에 본지가 소개한 ‘더아리움’ 문제의 본질은 서울시의 무관심과 위탁업체의 갑질 속에 젊은 여성공예작가들의 꿈이 무산되고 말았다는 것이다.

기자는 기사를 쓰면서 하나의 문장을 썼다가 바로 지웠다. 객관성을 유지해야하는 기사와는 맞지 않다는 생각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는 칼럼이기에 한 번 써보겠다. “그들은 꿈을 뺏었다. 꿈을 뺏는 것은 곧 살인이다”.

그렇다. 젊은 예술인들이 어려움 속에서도 버티는 것은 바로 꿈을 이루려는 마음 때문이다. 그들에게 꿈은 목숨이나 다를 바 없다. 아니 목숨이다. 젊은 작가들이 계속 꿈을 가지고 도전하게 만드는 것이 우리의 몫이다. 하지만 지금의 문화계 풍경을 보면서 우리가 과연 그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반성하게 된다.

꿈이 있는 젊음이 곧 미래다. 지금 문화계는 젊은 예술인들에게 사죄해야한다. 이유야 어찌됐던 지금의 ‘불신으로 얼룩진’ 문화계를 만든 것은 기성 예술인, 그리고 우리들이기 때문이다. 어떤 이유든 꿈을 짓밟는 것은 결국 한 목숨을 뺏어가는 일이다. 젊은 예술인들에게 힘을 주자. 용기를 주자. 그리고 관심을 갖자. 그것이 우리의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