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호선의 포토 에세이 31] 백남준과 함께한 27년을 사진으로
[천호선의 포토 에세이 31] 백남준과 함께한 27년을 사진으로
  • 천호선 전 쌈지길 대표
  • 승인 2018.03.09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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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뉴욕문화원 문정관으로 근무한지 2년이 지난  1981년 가을에 처음으로 백남준을 만날 수 있었고, 이듬해 뉴욕 휘트니미술관에서 개최된 백남준회고전을 계기로 나 나름대로 백남준을 사진으로 기록하기 시작하였다.

1984년 이후 덴막에 근무할 당시에는 몇차레 백선생을 독일에서 만나면서 그를 사진 찍을 수 있었고, 1990년대 이후 백선생의 국립현대미술관 전시 및 광주비엔날레 참여 등 한국에서의 움직임들은 열심히 기록하였다.

1996년 백선생이 뇌졸중으로 쓰러진 이후에는 뉴욕에 갈 기회가 있을 때 마다 백선생의 스튜디오에 들려 구겐하임미술관전시회 초대전 준비과정과 2000년 2월 ‘백남준의 세계전’ 개막식 장면, 그리고 그의 말년의 모습들을 기록할 수 있었다.

그리고 2006년 1월 백선생이 돌아가신 후에는 서울 봉은사에서의 장례식 장면을 기록하고, 2007년 1주기를 맞이하여 내가 운영하던 쌈지길에서 인간문화재 김금화씨의 굿으로 탈상제를 치르면서 이를 사진으로 남겼다.

백남준과 함께한 세월들을 기록한 사진들 중 특별히 마음이 가는 사진 몇 장이 있는데, 그중 1995년 제1회 광주비엔날레 특별전 “InfoART'의 총감독으로서 백남준씨가 비엔날레 운영진에 화내는  모습을 찍은 사진이 가장 인상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