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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보는 문화재] ‘미투’ 폭로 속 한 달 … 권력형 성범죄, 꼬리 잡히나?
2018년 03월 12일 (월) 13:02:02 박희진 객원기자 /한서대 전통문화연구소 선임 연구원 sctoday@naver.com
   
▲ 박희진 객원기자 /한서대 전통문화연구소 선임 연구원

지난해 10월 할리우드 영화 제작자이자 감독인 하비 와인스틴(Harvey Weinstein)의 성추문 폭로 사건을 시작으로 전 세계적으로 미투(MeToo)운동이 국제적인 이슈가 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법조계를 넘어 연극, 무용, 영화, 뮤지컬, 사진작가 등 ‘미투(MeToo)’ 논란이 문화예술계 전반으로 확산되더니 이제 인간문화재의 성폭행 의혹까지 도마에 올랐다.  

‘나도 당했다’는 의미의 미투(#MeToo)운동은 범국민적 성폭력 고발운동이다. 국내 미투운동의 시작은 지난 1월 서지현 검사의 검찰 내 성추행 폭로를 시작으로, 시인 최영미의 시 ‘괴물’에서 등장하는 ‘En선생’의 성추행 논란으로 이어졌다.

비슷한 시기 연극배우 이명행이 성추행 논란으로 한 창 공연 중이던 연극 ‘ 거미여인의 키스’에서 하차, 이후에도 연극계는 성추문으로 시끄러웠다. 연희단거리패 소속 이윤택(67) 감독의 성폭행 폭로가 대표적이며, 이후 극단 번작이 대표 조증윤(50)이 미성년자 성폭행 및 성추행 혐의로 첫 구속되면서 본보기가 됐다.

시인 고은, 연출가 이윤택과 오태석, 배우 조민기와 조재현, 오달수에 이어 중요무형문화재 제 68호 밀양백중놀이 예능보유자 하용부(63) 밀양연극촌 촌장까지 미투운동의 가해자로 지목되고 있다.

미투운동이 들불처럼 퍼지면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남성을 대상으로 한 왜곡된 성문화가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지금의 미투운동은 몇몇 여성들이 부르짖는 페미니즘이 아니며, 페미니즘의 부작용 또한 아니다. 각계에서 성범죄 피해 사실을 드러내 진상 규명과 처벌, 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권력형 성범죄의 오랜 병폐가 수면 위로 오르며 병폐를 청산하자는 사회적 움직임이다.

특히 문화예술계에서 벌어진 연이은 미투 폭로는 오랜 적폐를 세상에 가감 없이 드러내고 있다 해도 틀린 말은 아닌 듯 싶다. 예술을 다루고 문화를 만들어가는 이들이 일종의 교주나 두목처럼 세상 무서움 없이 군림하던 이들의 권력남용은 하루 이틀의 문제가 아니었다.

성범죄의 피해자가 오히려 소외되고 권력형 범죄의 오랜 병폐는 문화권력을 누리던 왕들이 군림했기에 폭로에 폭로가 가능한 것이다. 이를 바로 잡아야 한다는 여론 속에 ‘나도 당했다’는 미투(MeToo)에 이어 ‘함께 한다’는 위드유(With You)운동까지 확산시키며 왕들의 추락을 지켜보려 한다. 

문화예술계의 다수 피해자들은 적은 생계비를 벌어들이면서도 묵묵히 자신의 예술세계를 알리기 위해 자신의 직업에 소명을 다해왔다. 이들은 교수나 대표, 제작자 등 캐스팅의 권한을 쥔 영향력을 발휘하는 사람들에게 강자가 되기는 어려운 구조 속에 있다. 권력형 성범죄의 대상은 주로 자신의 제자이거나 캐스팅을 목적에 둔 배우나 스탭 등에 집중되어 있다.    

캐스팅의 한계와 치열한 경쟁 구조 속에 이뤄지는 성범죄에서 더 큰 고초를 치러야 하는 것이 현실이기에 그들이 그 간 고통 받으며 쌓아뒀을 죄책감과 수치심이 고통의 연속이다.

역설적이게도 피해 사실을 밝히려면 자신의 모든 것을 포기해야 했던, 생계수단을 잃거나 평생을 걸어온 길에서 외면당해야 했었던 그들이다. 그런 용기조차 없으면 피해사실을 숨기며 평생 가해자와 맞서야 하는 잔인한 범죄가 바로 성범죄이다. 

물론, 미투 운동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크다. 미투운동이 예상보다 큰 반향을 불러오다 보니 본질에서 벗어나 또 다른 부작용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기도 한다. 앞서 언급한 대로 남성 유력 인사들이 가해자로 폭로되고 미투 운동을 악용해 자신들의 정치적 목적을 이루려고 일방적인 공격을 퍼붓기도 하며 사회적 지위가 있는 여성들이 드러내놓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흐름을 주도하는 현상도 본질과 달리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미투운동의 폭발적 반응은 군중심리를 악용한 폭로 또한 더 큰 위험을 불러올 수 있지만 필자는 우리 사회의 진정성 있는 평등을 위해 많은 피해자들의 용기 있는 ‘미투’에 응원하려한다. 

또한 예술이라는 이름아래 예술의 가치를 모독하고 ‘예술’을 지휘한답시고 양심과 정의를 팽개친 가해자들은 더 이상 침묵하지 않기 바란다. 예술은 인간이 만들어내는 아름다움이다.

당신들이 해온 예술은 대체 누구를 위한, 무엇을 위한 예술인가. 예술의 가치와 인간의 존엄성, 이 모든 것을 지켜내며 묵묵히 예술을 지켜내는 진정한 예술인들이 사회로부터 존중받을 수 있도록 예술을 팔아 자신의 욕망을 채운 이들의 범죄를 명확한 진상 조사를 통해 처벌하고, 반드시 사과 조치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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