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리뷰]예수 그리스도와 성모 마리아의 다양한 얼굴이 주는 깨달음
[전시리뷰]예수 그리스도와 성모 마리아의 다양한 얼굴이 주는 깨달음
  • 임동현 기자
  • 승인 2018.03.15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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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미연 성화전 '푸른 성화의 노래', 사순절 예수님의 고난과 사랑을 느낀다

사순절. 그리스도의 고난을 생각하며 부활을 기다리는 40일의 시간. 그 고난이 있었기에 우리는 지금 원죄를 용서받았지만 여전히 알게 모르게 죄를 짓게 된다.

그런 우리에게 사순절은 1년 중 가장 긴 '참회의 시간'이기도 하다. 성경을 정독하고 새벽기도에 참여하는 등 믿음을 견고히 하려는 신자들의 노력이 이어지는 기간이 바로 사순절이다.

이 사순절에 마음을 정화시킬 전시가 마련됐다. 14일부터 명동성당 1898 갤러리에서 열리는 정미연 성화전 <푸른 성화의 노래>가 그것이다.

▲ 정미연 작가와 그가 그린 성화

성화(聖畵). 말 그대로 '성스러운 그림'이다. 그래서 어떤 이들은 뭔가 화려한 그림을 생각할 수도 있다. 그 옛날 유럽에서 나온 대형 그림이나 스태인글라스 같은 작품들 말이다. 아마도 이 그림들을 생각하고 정미연 작가의 성화를 본다면 얼핏 소박하게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성화는 겉이 아름답다고 멋진 그림이 아니다. 그 속을 들여다봐야 비로소 성화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정미연 작가의 성화와 드로잉 속에는 다양한 예수와 성모 마리아의 모습이 있다.

십자가에 양손이 못으로 박히고, 창에 옆구리를 찔린 상처가 남아있지만 평화로운 모습으로 다시 나타난 예수의 모습은 자신을 찾는 이들의 죄를 모두 용서해주겠다는 넓은 마음을 보여주고 있다. 소박해보이지만 예수의 사랑이 느껴지는 아름다운 그림이 정미연의 성화다.

▲ 각기 다른 예수님의 얼굴은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으신' 사람의 모습을 연상하게 한다

그가 그려낸 예수와 성모 마리아는 같은 얼굴이 아니다.  우리 곁에 있는 평범한 사람들의 얼굴이 예수의 얼굴로 투영되고 있다. 성모 마리아도 마찬가지다. 다양한 모습의 인자한 어머니의 얼굴이 마리아의 얼굴로 그려져 있다. 

실제로 예수와 성모 마리아의 얼굴을 본 이는 현세에는 없다. 단지 그림과 조각으로 이들의 얼굴이 어떤 지를 알고 있을 뿐이다. 작가는 '직접 보지 못한 예수님'의 얼굴을 우리 주변 사람들의 얼굴로 표현한다. 

▲ 어머니를 연상시키는 성모 마리아의 얼굴

작가는 이를 통해 '우리 모두가 예수 그리스도의 피조물'임을 보여주는 듯하다. '하나님이 자신의 형상대로 사람을 지으셨다'는 성경의 가르침을 정미연 작가는 그림으로 구현해낸다.

우리 모두가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어진 이들이며, 하나님과 그 아들 예수 그리스도의 자손임을 그림은 알려주는 듯하다. 그리고 그 그림은 이렇게 우리에게 말을 건다. '모두가 다 하나님의 아들딸이야. 아무도 미워하지 말고 사랑해라. 다 하나님의 자손이다'

그래서 예수 그리스도는 한 가족으로 우리를 안아주고 자신을 희생하면서 사랑을 실천하신다. 정미연의 성화는 화려함은 덜할 지 모르지만 예수의 사랑을 전달하며 '진정한 성화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있다.

▲ 예수님과 우리는 사랑으로 한 가족이 된다

아마도 이런 작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오랜, 그리고 간절한 기도가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사순절 기간,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과 사랑, 평화를 느끼고픈 이들이라면 한 번 관심을 가져도 좋을 것 같다.

'복음(福音)이 복화(福畵)로 거듭나는' 모습을 보여줄 이번 전시는 오는 25일까지 열리며 28일부터 4월 10일까지는 대구 범어성당 드망즈 갤러리에서 전시가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