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년만의 전막 공연, 국립오페라단 '마농'
29년만의 전막 공연, 국립오페라단 '마농'
  • 이가온 기자
  • 승인 2018.03.29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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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작곡가 마스네의 총 5막 오페라, 4월 5~6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국립오페라단이 2018년 첫 작품으로 프랑스 작곡가 마스네의 대표작 <마농>을 4월 5일부터 8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선보인다.

오페라 <마농>은 프랑스 소설가 아베 프레보의 자전적 소설 <기사 데 그리외와 마농 레스코의 이야기>를 원작으로 귀족 출신의 데 그리외 기사와 평민 출신 소녀 마농의 우연한 만남과 격정적인 사랑을 다룬다.

사치와 향락, 화려한 삶을 동경하고 오직 사랑과 유희만을 끊임없이 욕망하는 젊고 매혹적인 마농의 짧고 뜨거웠던 삶과 그의 변화무쌍한 심리적 갈등이 마스네 특유의 섬세하면서도 화려하고 관능적인 음악과 어우러진다.

▲ 레스코 역 공병우와 마농 역 크리스티나 파사로이우

국내에서 <마농> 전막 공연은 1989년 김자경오페라단 공연 이후 29년 만이다. 총 5막으로 이루어졌고 프랑스어 대사와 노래가 자유자재로 어우러지는 <마농>은 규모가 매우 방대하고 작품 특유의 예술적 뉘앙스를 완성도 높게 표현하기가 쉽지 않아 국내에서 쉽게 만나기 어려운 공연 중 하나였다.

로렌 국립오페라 예술감독을 지내고 현재 미국 샌안토니오 심포니 오케스트라 음악감독인 세계적인 오페라 전문 지휘자 세바스티안 랑 레싱이 지휘를 맡고 프랑스의 명 연출가 뱅상 부사르가 프랑스식 미장센과 섬세한 연출로 <마농>을 이끈다.

주인공 마농 역은 루마니아의 신예 소프라노 크리스티나 파사로이우와 대한민국 대표 소프라노 손지혜가 열연한다. 

크리스티나 파사로이우는 2009년 21세의 어린 나이에 볼로냐 시립극장 <제비>로 오페라 무대에 데뷔한 후 세계 오페라 무대에서 프랑스 오페라로 전문성을 인정받았으며 지난해 비스바덴 헤센 주립극장 <마농>에서 마농 역으로 출연해 열연을 펼쳤다.

소프라노 손지혜는 2014년 국립오페라단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줄리엣을 맡아 주목을 받은 뒤 프랑스에서 <돈파스콸레>에 출연했으며 국립오페라단 <라 트라비아타>, 지난해 야외오페라로 선을 보인 <동백꽃아가씨>의 주역으로 활동했고 이번에 마농으로 새로운 모습을 선보일 예정이다.

마농과 우연한 만남 후 불같은 사랑에 빠져드는 기사 데 그리외 역은 스페인 출신 테너 이즈마엘 요르디와 유럽에서 각광받고 있는 테너 국윤종이 맡는다.

이즈마엘 요르디는 2000년 스페인 헤레스 비야마르타 극장 <돈파스콸레>로 데뷔한 후 유럽 정상급 무대에서 왕성한 활동을 펼쳤으며 지난해 런던 로열 오페라에서 <람메르무어의 루치아>를 공연해 호평을 받았다.

2008년 마르세유 국제 오페라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두각을 나타낸 국윤종은 2009년부터 정기적으로 빈 폴크스오퍼 무대에서 <리골레토>, <라보엠>을 공연해 호평을 받았으며 <마농>이 그의 첫 국립오페라단 무대다.

이 외에도 마농의 사촌 오빠 레스코 역에 바리톤 공병우, 데 그리외 백작 역의 베이스 김철준을 비롯해 소프라노 신효진 이지혜, 메조소프라노 김윤희, 테너 노경범, 베이스바리톤 우경식 윤규섭 등 정상급 성악가들이 한 무대에 선다.  

마농의 사촌 오빠로 마농을 이용해 화려한 삶을 꿈꾸면서도 마농의 사랑을 동정했던 레스코 역은 한국의 중견 바리톤 공병우가 맡는다. 프랑스 마르세이유 국립음악원에서 박사학위 취득 후 프랑스를 중심으로 활발하게 활동했던 그는 탁월한 프랑스어 딕션과 재치있는 연기, 풍부한 성량으로 극의 재미를 더할 예정이다.

그 외에도 데 그리외 백작 역의 베이스 김철준을 비롯하여 소프라노 신효진, 이지혜, 메조소프라노 김윤희, 테너 노경범, 베이스바리톤 우경식, 윤규섭 등 정상급 성악가들이 한 무대에 올라 풍성한 무대를 선사한다.

뱅상 부사르 연출가는 "오페라박물관에 전시하는 것이 아니라 박물관에서 벗어나 마농과 데 그르외가 오늘날 길거리에서 만날 수 있는 젊은이처럼 느끼게 하려 했다. 시대상을 바꾸기보다는 18세기 초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공감하는 작품을 만들려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