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미투생존자연대' 발족 "피해자 중심 실효성 있는 정책 제안할 것"
'전국미투생존자연대' 발족 "피해자 중심 실효성 있는 정책 제안할 것"
  • 이가온 기자
  • 승인 2018.03.29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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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정숙 대표 "2차 가해 감시, 각계 전문가 육성하는 권력형 성폭력 지원 단체로 성장"

권력형 성폭력 피해자들의 연대체인 '전국미투생존자연대'(이하 '미투연대')가 지난 27일 발족했다.

미투연대는 이날 오전 여의도 국회의사당 제1세미나실에서 열린 발족식에서 "피해자가 중심이 되어 실효성 있는 정책을 제안하고, 권력형 성폭력의 1차가해뿐만 아니라 조직과 공권력에 의한 2차 가해를 감시 및 개선하기 위해 단체를 설립했다. 특히 위계를 이용한 '권력형 성폭력'과 2차 가해 방지에 관심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 미투연대의 가면퍼포먼스

미투연대는 선언문에서 "미투는 소수의 권력자가 다수의 약자를 죽음으로 내모는 일상화된 강간 문화를 개선하고, 대한민국의 새로운 정치적, 제도적 질서를 만들어내기 위해 낸 용기"라면서 "불확실한 미래의 문을 연 용감한 미투들과 함께 부끄러운 사회 시스템에 맞서 싸우고 사회적 약자들의 인권과 존엄성이 존중되는 일상적 민주주의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목록작성, 출판, 문화콘텐츠 작업 등으로 자신의 경험을 증언하고 기록해 역사에 길이 남길 것이며, 피해자들이 서로의 피해와 경험을 공유하고 지원하면서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생계와 생활을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또 권력형 성폭력을 예방하는 교육 교제 제작 및 예방 교육 사업, 법률지원 및 상담, 트라우마 치료 등을 지원하는 시스템 구축, 여성의 승진권을 쟁취하는 연구, 정책, 노사 문제 개입 및 행동, 미투를 지지하는 사람 및 조직, 단체들과의 연대 등을 제시했다.

미투연대 대표를 맡은 남정숙 전 성균관대 교수는 "미투연대는 피해자들 스스로 피해자 중심의 실효성 있는 '권력형 성폭력' 정책을 제안하고, 조직과 공권력에 의한 2차 가해를 감시하고, 각계의 전문가를 육성하는 권력형 성폭력 지원 단체로 성장할 것"이라면서 "이번 발족식을 계기로 사회적 약자의 인권과 인간 존엄이 존중되는 일상적 민주주의가 실현되는 대한민국으로 한층 더 발전할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발족식에서 참석자들이 '가면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남 대표는 "가면 뒤에 숨을 수 밖에 없는 피해자의 입장을 이해하며, 사회가 피해자들이 숨게 만드는‘현실’을 가면 퍼포먼스로 형상화했다"고 밝혔다.

그는 "하얀 가면은 피해자가 결백하며 잘못이 없다는 것에 대한 미투연대의‘응원과 신뢰’를 뜻하며, 반가면인 이유는 미투를 함으로써 당당하게 사회로 나오길 바라는‘소망’을 담은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29일 저녁 6시 30분에는 남정숙 대표와 실비아 전 STX 직원, 강민주 전 CBS PD가 패널로 참여하는 성폭력 피해생존자 집담회 <#Me_too 말하는 우리가 세상을 바꾼다 - 권력형 성폭력을 증언하다>가 성균관대 600주년 기념관 앞 공터에서 열린다.

주최 측은 "성균관대 대학본부 측이 '정치적 색채가 짙다'는 이유로 강의실 대여를 취소해서 항의의 뜻을 담아 600주년 기념관 앞에서 노천 집담회로 진행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