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편의 칸타타에 한국의 정신과 멋을 가득 담았죠
4편의 칸타타에 한국의 정신과 멋을 가득 담았죠
  • 정호연 기자
  • 승인 2018.03.31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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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보다 경제적 글로벌 문화 시장에 출시할 터

칸타타? 대중에게는 아직 생소하다. 그러나 실제 공연 현장에서 칸타타를 감상한 청중들은 뜨겁게 반응했다. 지난 27일 예술의전당 국립합창단 정기연주회에서 루이스 바칼로프(Luis Baclaov)의 '탱고 미사'(Misa Tango)와  작곡가 우효원 ‘달의 춤’, 작곡가 오병희의 ‘조국의 혼’이 제 1부와 제 2부로 공연되었다. 이미 세계 명작 반열에 오른 작품과 한국 초연 곡이 청중의 기대를  한층 부풀게 했다. 대본을 쓴 탁계석 평론가를 만났다. <편집부>

▲ 탁계석 평론가

탁계석, 평론 40년- 앞으론 창작에 매진할터 

정호연 기자: 우효원 작곡가의 칸타타‘달의 춤’과 오병희 작곡가의 ‘조국의 혼’이 지난 3월 1일 KBS 홀 초연을 거쳐,  27일 예술의전당 콘서트에서도 뜨거운 반응을 끌어내어 성공작이란 평가를 받았는데요.

탁계석: 네, 저에게 모두 4작품의 칸타타가 생겼어요. 이번 공연 말고도 이미 레퍼토리로 정착된 임준희 작곡가의 ‘칸타타 한강’, ‘송 오브 아리랑’이 있지요. 아마도 4편을 쓴 대본가는 제가 처음일 것 같군요.

 정: 한 편이 성공하는 것도 매우 힘든데 쓰는 작품 마다 성공하는 비결이라도 있는지요.

 탁: 모두가 위촉받은 것들입니다. ‘한강’은 서울시합창단이 ‘송 오브 아리랑’과 이번 '달의 춤'과 '조국의 혼'은 국립합창단 위촉이어서 작곡가의 능력에 제작 환경이 뒷받침을 해준 결과로 보입니다. 창작이 활성화되려면 좋은 작품이 나와 자주 공연되는 길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정: 창작지원이 작품을 건지지 못한다는 비판도  있는데요, 그 원인이 무엇인가요.

 탁: 지원기관들도 창작 심사를 두고 부담이 크죠. 앞으로는 공모제와 위촉제가 병행되면서 한쪽은 기초 체력을 길러주고 무대를 주고 꾸준히 창작자를 성장시켜야 하고, 작품성이 검증된 분들은 위촉을 해서 서로 시너지효과를 갖는 유연성이 필요합니다. 여기에 공정성과 객관성 문제가 따라 붙으면서 이를 방해하는 게 행정의 한계인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공정성은 확보했을지 몰라도 작품은 늘 제자리 걸음인거예요. 필요한 사람이 못쓰고 세금만 날아가면 이중의 손실입니다.

그러니 내가 심사하지 않았다 해서 끝날 일은 아니거든요. 언되면 예술감독에게 가능을 돌려주고 예술단체가 작품 제작을 할 수 있도록 권한을 이양해 주어야 합니다.  이것이 안되어서 다시 행정으로 옮겨가고, 악순환이 되풀이 되고 있거든요.  이 문제를 푸는 카리스마를 예술감독이 가지고 책임을 져야합니다.

정: 그간 평론 활동만 해도 작업이 많을 텐데요.

탁: 올해가  평론 활동을 한지  40년 입니다. 10여 년 전부터 틈틈이 창작을 했는데 앞으론 매진할까 합니다. ‘작가는 오직 작품으로 말한다’는 말도 있지만, 작품으로 방향을 제시하고 싶어요.국, 공립 오페라단과 교향악단에 작품이 없는 것은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죠. 자기 것이 없는 문화가 풍성하다고 한다면 이건 외화내빈이에요.

 정: 어떻게 좋은 작품이 만들어지나요?

 탁: 완성을 이루는 요소는 많지요. 소재 선택에서부터 구성, 작곡가 능력이 중요하죠. 첫 단추라 할 수 있는 대본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드라마는 드라마 대본, 영화는 영화 대본, 오페라는 오페라대본, 칸타타는 칸타타로서의 성격을 읽고 작가들이 빨려들어 올 수 있도록 영감을 주어야 합니다. 오케스트라 서곡하나라도  이게 다 문학이나 철학, 역사 등과 연관성이 있기에  작곡 능력이 단순히 기술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고 봅니다.

유연하고 창의성 살아나는 책임 창작 필요

▲예술의전당에서 공연한 국립합창단의 칸타타 콘서트 (사진제공= 국립합창단)

 정: 청중성 확보가 쉽지 않은 것이 창작인데요

 탁: 일부러 청중을 위해 작품을 만들지는 않지만, 좋은 것은 누구나 좋아하고 호응하는 것이 진리인것 같습니다. 맛집 음식에 시비를 거는 사람은 별로 없거든요. 그런 원리를 적용한다면 작품도 자신감이 붙는 것이죠. 물론 하루아침에 되는 것은 아니지만, 방향을 알면 훨씬 진도가 나갈 겁니다.

정: 국악과 양악이 융합된  4편의 칸타타의 지향점은...

 탁: 제가 K- 클래식 운동하는 것이 전통의 현대적 해석입니다. 서양악기와 만나서 독특한 우리 맛으로 시장 개척에 나서려고 합니다. 유럽은 수백년 동안 하나의 사운드에 젖어있어 처음 맛보는 요리를 내놓는다면 매력을 느낄 것입니다. 그 반응은 이미 해외공연에서 확인되었어요.

정:  작품의 해외수출이라니 격세지감입니다.

탁:   ‘송 오브 아리랑’이 해외에서 반응이 좋았고 ‘칸타타 한강’ 역시  평창동계올림픽 전후로 공연되었는데 반응이 뜨거웠습니다. 이번 ‘달의 춤’과 ‘조국의 혼’도 해외공연을 준비해야죠.

정: 우리 오케스트라의 창작 연주가 찾기 힘든데요.

 탁: 99% 서양음악만 하고, 협연자와 지휘자도 외국인들이 독점합니다.  우리 아티스트의 생존 기반이 무너지는 것이 안타까워요. 차별화와 청체성을 찾는 것이 중요한 때가 되었습니다. 지원기관들도 제도개선이 필요하고요. 그러나 최근엔 희망적인 분위기가 많아 형성되고 있어요. 곧 창작의 봄이 오리라 확신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