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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서울시향, 과연 ‘환골탈태’로 시민 사랑 다시 받을까?
서울시향 직원의 ‘신경전’으로 다시 불거진 불신, 아직 갈 길이 멀다
2018년 04월 12일 (목) 22:20:40 이가온· 임동현 기자 press@sctoday.co.kr
   

서울시 의회, “서울시향 박 모 팀장 징계해야”, 여전히 정신 못차린 시향직원

간담회 자리서 박 전 대표에 막무가내 자료 요구

지난 3월 1일 서울시향의 새로운 대표이사로 강은경 한국예술종합학교 강의전담교수가 임명됐다.

서울시는 "국내에서 보기 드문 법률적 지식을 겸비한 문화예술 전문가"라고 극찬하면서 "다양한 실무 경험과 예술경영, 예술법정책에 관한 해박한 지식을 높이 평가해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서울시향을 이끌 적임자로 발탁했다"고 밝혔다.

서울시향은 박현정 전 대표이사와 정명훈 전 예술감독의 갈등으로 촉발된 ‘서울시향 사태’는 검찰 수사를 통해서 박 전 대표이사의 성추행 의혹이 거짓으로 드러나면서 대 반전 드라마가 펼쳐지고 있다. 박 전 대표를 몰아내려고 모의한 직원과 정명훈 전 감독 부인, 진은숙 상임 작곡가와의 단체 카톡방 내용이 공개되면서 서울시향에 대한 신뢰는 바닥으로 떨어졌다. 또한 이들의 배후로 지목받고 있는 정 전 감독부부와 진은숙 전 상임작곡가 등의 민형사상 소송문제도 여전히 아킬레스건으로 자리하고 있다. 민형사상 소송에 연루된 직원만 경영본부 총 인원 30명 중 3분의 1을 차지하는 10명이나 된다. 따라서 이런 직원들로 구성된 조직이 제대로 돌아갈 수 있을까?

관리감독 기관인 서울시는 시향의 돌파구 모색을 위해 대표만 2번 바꾸었다. 최흥식 전 대표에 이어 지난 3월 강은경 대표이사 임명으로 시향의 체질 개선을 위한 신호탄이라고 생각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위에서 지적한 대로 ‘문제의 직원들’이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한, 서울시향은 진실로 서울시민과 국민에게 신뢰받는 곳으로 ‘환골탈태’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아니, 그 길은 여전히 멀기만 해 보인다.

   
▲지난 6일 이혜경 의원 주최로 서울시의회 의원회관에서 ‘서울시 문화정책에 있어 서울시의회의 역할-서울시향 중심으로’라는 주제 정책 간담회가 열렸다.

‘서울시향 발전’ 외친 간담회, 그 분위기를 망친 서울시향 직원

지난 6일 서울시의회 의원회관에서는 ‘서울시 문화정책에 있어 서울시의회의 역할-서울시향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정책 간담회가 열렸다. 이 간담회를 주최한 이혜경 서울시의원(자유한국당)은 "서울시향의 가장 큰 숙제는 새로운 지휘자와 작곡가를 섭외하는 것이다. 서울시향이 세계적인 시향으로 거듭나길 바라며 서울시의회가 어떤 역할을 해야할 지를 이야기하는 자리"라며 간담회 취지를 밝혔다.

전동수 아츠앤컬쳐 대표는 "상임지휘자에 대한 과도한 권력집중 현상으로 여러 문제가 발생했다. 브랜드 가치는 상승했지만 운영에는 많은 문제점이 있었다. 오케스트라를 지휘하고 음악적으로 이끌고 경영을 책임지는 사람들의 역할이 중요하고 그 안의 감사 기능도 굉장히 중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주형 JC & Association 대표는 "서울시향이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공기관이기에 각부서 책임제도 목표 정해야 단계별 할 일과 매뉴얼을 만들어야 한다“ 면서 ”아무리 특수한 분야라도 공공성과 투명성이 절대적으로 요구되며, 세계적으로 유수한 경영 전략을 진단해주는 단체의 컨설팅을 토해 현안을 정리하고 조직을 진단한 후 새로운 로드맵을 강구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박현정 전 대표는 "지휘자의 확충이 가장 중요하다. 지휘자에 대한 명확한 규정 마련과 단원 선발과 인사, 단원처우 등에 대한 공공성, 시향운영에 대한 투명성을 담보할 수 있는 제도 도입이 시급하고 음악산업에 대한 전문적 지식과 경험, 세계시장에 대한 정보가 충분한 리더를 영입해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참석자들은 서울 시정을 감시하고 견제하는 서울시의회가 서울시향의 부조리를 막는 '중재 장치'가 되어야한다면서 서울시의회에 역할을 줘야한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간담회는 이처럼 서울시향의 도약을 바라는 격려의 목소리로 가득 찼다. 하지만 얼마 뒤, 그 격려를 무색하게 만드는 상황이 벌어졌다.

“계속되는 메모와 사진 촬영, 누군가에게 보고하는 듯했다”

간담회에는 서울시향 직원 8명이 참석을 했고 강은경 대표는 간담회 시작 전 회의장을 들렀다가 이날 저녁 공연 일정으로 바로  자리를 떴다. 다른 서울시향 직원들도 간담회가 끝나고 바로 돌아갔다. 그런데 직원 인 박 모팀장이 식사 자리까지 같이 갔는데 여기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이혜경 시의원의 말이다.

   
▲지난 6일 이혜경 의원 주최로 서울시의회 의원회관에서 ‘서울시 문화정책에 있어 서울시의회의 역할-서울시향 중심으로’라는 주제 정책 간담회가 열렸다.

"서울시향 관계자들이 생각보다 많이 오셔서 조금 당황하긴 했지만 어쨌든 간담회장에 많이 오시는 건 좋은 거니까라고 생각했죠. 그런데 박 모 팀장이 계속 메모를 하고 사진을 찍는 거에요. 간담회장이니까 당연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고 식사 자리까지 같이 했죠. 그런데 식사 자리에서도 계속 메모를 하고 사진을 찍는 거에요. 그리고 박현정 전 대표 쪽으로 오려고 계속 움직였고요".

박 전 대표는 당시 검찰 조사를 통해 밝혀진 서울시향 직원들의 박 전 대표 음해 이메일과 카카오톡 내용 등이 담긴 자료를 가지고 있었다. 박 모 팀장은 박 전 대표에게 그 자료를 줄 것을 요구했고 박 전 대표는 거절했다. 그러자 박 모 팀장은 "자료를 주지 않으면 움직이지 않겠다"며 강경한 반응을 보였다.

당시 자리에 있던 이은영 본지 서울문화투데이 대표가 이 모습을 촬영하려하자 박 모 팀장은 손으로 이 대표의 휴대폰을 막았고 신경전 중 자신의 가방이 떨어지자 갑자기 '자신이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기에 이르렀다. 식사 자리 후의 분위기는 금세 얼어붙었다.

"중요하신 분들이 다 계신데 그때 정말 당혹스러웠고 모욕감이 들었어요. 간담회장에서부터 메모를 하고 촬영을 하는 것이 꼭 누군가에게 보고를 하기 위한 듯인 모습이었죠. 특히 박 전 대표가 자리에 있었으니까 박 전 대표가 무엇을 하는지를 누군가에게 알리려고 한 것 같았어요. 정말 주말 내내 참석하신 분들께 죄송하다는 연락을 하고, 며칠 동안 정말 놀랐어요"

그리고 지난 9일 오전, 서울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주재로 서울시향 업무보고가 있었다. 강은경 대표의 업무보고 후 의원들의 질의응답이 진행됐고 이 자리에서 이혜경 시의원은 “누가 예술감독으로 오느냐와 단원들의 정년, 오디션 채용 문제가 시향의 현안 문제다. 소통이 이뤄져야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밝힌 뒤 직원들의 문제를 거론하며 지난 6일의 사건을 전했다.  

이 의원은 그날의 상황을 강 대표에게 전한 뒤 “경위 조사가 필요하고 징계를 내릴 만한 큰 사건이다. 그 모습을 보고 서울시향 직원을 평가할 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강은경 대표는 “직원의 개인적인 일탈로 보고 있다. 조사를 진행하고 조사 내용을 보고 하겠다”고 말했고 이 의원은 “강 대표가 시향을 바로세울 것을 믿고 기대하겠다. 진실은 밝혀져야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강 대표는 이후 업무보고가 끝난 뒤 이 의원을 통해 전후의 사정을 들었고 이에 대한 재발 방지와 함께 사과의 뜻을 표했다. 

“강 대표는 이제 막 대표가 됐기 때문에 상황을 잘 몰랐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지금은 우선 강 대표를 믿고 서울시향의 정상화를 향해 가야하고 또 강 대표와 서울시향이 잘되도록 서울시의회가 도와줘야한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하지만 여전히 이런 직원이 있다면 정말 문제죠. 전 그 직원이 개인적으로 했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메모를 계속 한다는 건 누군가에게 보고를 한다는 의미가 될 수 있거든요. 서울시향 사태 뒤에도 여전히 문제의 인물이 남아있다는 것이 조금 꺼림칙한 건 있지요”.

개인적 일탈? 그것은 곧 멸망의 지름길 될 것

박현정 전 대표의 성추행 의혹이 무혐의로 밝혀지긴 했지만 서울시향 사태는 여전히 비밀의 연속이다. 박현정 전 대표는 물론이고 정명훈 전 예술감독, 진은숙 상임작곡가도 모두 서울시향을 떠났다. 예술감독과 상임작곡가, 상임지휘자 등 시향을 이끌어야할 자리는 지금도 공석이고 박 전 대표 이후에도 대표들은 어려움 속에 결국 떠나야했다.

“‘서울시향 징크스’라는 말이 나오고 있어요. 서울시향 대표를 맡으신 분 중에 제대로 임기를 채우고 간 분들이 많지 않고 어려움을 겪어서 그런 거에요. 이젠 그런 말이 나오면 안 되죠. 정명훈 예술감독이나 진은숙 지휘자가 마치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것처럼, 서울시의회가 압박을 가해서 물러난 것처럼 이야기하지만 두 분 다 당시 계약 기간이 이미 만료가 됐었고 재계약을 하지 않고 서울시향을 나간 거에요. 그래놓고 언론에는 마치 자신들이 피해를 입은 것처럼 말하고 있죠. 서울시향이 새롭게 나아갔으면 좋겠어요”.  

하지만 이혜경 시의원이 업무보고에서 지적한 대로 서울시향의 환골탈태는 이번 박 모 팀장의 신경전으로 또다시 물건너가는 것이 아닌가라는 느낌을 가질 수밖에 없게 됐다. 여기에 서울시향 사태 당시의 책임자는 자의든 타의든 물러났지만 그 사태 당시 근무했던 이들은 여전히 남아있다는 것도 서울시향의 환골탈태를 우려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서울시향은 서울시 자치구 내 구민회관, 대학 등을 찾아가며 무료 공연을 펼치는 ‘우리동네 음악회’와 '어린이날 음악회‘, ’광복절 기념음악회‘ 등 각종 무료 공연과 교육으로 시민들에게 다가서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분명 서울시향으로도 클래식 발전을 위해서라도 충분히 환영할만한 일이며 이렇게 조금씩이라도 서울시향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지울 수 있다면 충분히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리는 보고 있다.

그러나 그 믿음을 잃게 하는 ‘일탈 행동’은 이제 더 이상 묵과하기 힘든 상황이다. 서울시향 사태 당시 시향의 운영을 질타했던 이들도 지금 이 순간만큼은 시향의 발전을 빌고 있고 시향이 분명 거듭날 것이라고 믿고 있으며 그 발전에 힘을 보태고 싶어한다. 이런 상황에서 구태의 모습을 보여준다는 것은 곧 멸망으로 가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 이번 ‘신경전’을 그냥 하나의 해프닝으로 넘길 수 없는 가장 큰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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