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왜 등대를 세웠냐고 묻지 않았습니다ㆍ
등대는 새들에게 필요했고
바다에도 있어야 했으니까요
달이 파도에 흔들리던 밤바다에도
창 너머로 불빛이 보이면
내 님이 올 것이란 희망이 등대였으므로~
전 재산을 날려도 좋았고, 목걸이와 반지를
바쳐서라도 무대는 황홀했습니다.
가슴 뜨거운 사람들만 부를 수 있는 오페라 아리아~
대한민국 오페라 70주년!
첫 등불을 밝혔던 분을
반세기가 훌쩍 넘어 당신의 이름을 불러봅니다.
1948년 1월 16일, 명동 시공관에서
최초의 오페라 베르디의‘라 트라비아타’로
이 땅에 오페라의 문이 활짝 열렸습니다.
이인선 선생님~!
의사이자 테너이셨던 당신께서는
문익점이 목화씨를 숨겨와 가난한 민초에게 포근함을 주었듯이
당신은 오페라로 우리의 목을 틔우고
열정에 타는 가슴을 만드셨지요.
오페라 70년!
進甲(진갑)이 되어서야 당신을 보았습니다.
왜 이렇게 늦었는지 꾸짖지 말아 주십시오.
노래하며 사는 게 그토록 힘들었냐고? 나무라지만 마십시오.
그 얼굴, 그 뜻을 세기려고 합니다.
오늘의 우리가 있게 한 당신의 胸像(흉상) 하나를 세워
더 나은 오페라 세상을 만들려는
다짐을 만방에 외치고자 합니다.
이인선이 누구냐고요?
세상의 바람은 차고 냉정할 수 있으나
모두가 저희 잘못입니다.
브라보~ 소리에 취해
나의 영광, 우리만을 기억한 탓입니다.
오페라 역사를 새롭게 쓰는 각오로
그리하여 礎石(초석)의 기둥으로
외롭지 않은 등대로 우뚝 서 주십시오.
이인선 선생님~!
곁에만 있으셔도
저희들 가슴이 뜨거워지니 아직은 희망인 것 같습니다.
객석 가득한 관객들로부터 박수를 받으셔야합니다ㆍ
오페라하우스 앞에서 늘 우리를 반겨 주십시오.
이것이 우리들에겐 영광입니다.
국민오페라 시대를 여는 큰 얼굴이 되어주십시오
이것이 대한민국 오페라의 꿈과 理想(이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