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인동에서 발견된 '내교인' 공개 "누군가 땅에 묻은 것으로 추정"
통인동에서 발견된 '내교인' 공개 "누군가 땅에 묻은 것으로 추정"
  • 임동현 기자
  • 승인 2018.04.17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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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란히 놓인 모습으로 발견, 민가 있던 곳 땅 속에 소유자가 묻은 듯"

서울 종로구 통인동에서 발견된 조선 시대 왕비 인장을 공개하는 현장 간담회가 17일 오후 발굴 현장인 종로구 통인동 70번지에서 열렸다.

이번에 발견된 조선 시대 왕비 인장 '내교인'은 (재)수도문물연구원의 발굴 조사를 통해 출토된 것으로 내교인 1과와 소내교인 1과가 나란히 놓인 상태로 발굴됐으며 각종 도자기 조각, 기와 조각 등도 발견됐다.

▲ 통인동에서 발견된 내교인

출토된 내교인은 2단으로 구성된 정사각형의 인신(印身) 위에 뒷다리는 구부리고, 앞다리는 곧게 펴 정면을 보고 있는 동물(충견(忠犬)으로 추정) 형상의 인뉴(손잡이)가 있으며, 위로 솟은 꼬리와 목까지 늘어진 귀에는 세밀한 선으로 세부묘사가 되어 있다.

내교인보다 크기가 작은 소내교인도 같은 형상인데. 동물의 고개는 정면이 아닌 약간 위를 향한 모습이다. 

인장들의 인면(印面)에는 각각 ‘내교(內敎)’라는 글자가 전서체로 새겨져 있어 조선 시대 왕비가 사용한 도장임을 확인시켰다.

이 내교인은 국립고궁박물관에 소장 중인 내교 2과와 서울대학교 규장각한국학연구원에서 소장 중인 <명례궁봉하택> 등 자료를 토대로 발굴된 내교인이 조선 시대의 것임을 확인했다.

이번 발굴은 조선 시대 왕비가 사용했던 인장 중 두번째이자 발굴된 국내 첫 사례라는 점에서 많은 주목을 받았다.

▲ 발굴 당시의 모습. 나란히 놓인 점에서 누군가가 묻어두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오경택 수도문물연구원 원장은 "내교인과 발견된 기와나 도자기는 궁중에서 쓴 것과는 차이가 있고 이 지역이 정확히 어떤 곳인지는 기록이 없어 민가가 있던 곳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내교인이 나란히 놓인 상태로 발견됐다는 것은 무엇인가에 휩쓸려 묻혔다기보다는 일제 시대 혹은 6.25 동란 당시 문화재 유출이 계속됐던 시점에서 소유하고 있던 이가 땅에 묻어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발굴 현장에는 근린생활시설이 건립될 예정이며 종로구는 '서울 4대문 안 문화유적 보존방안'을 통해 매장문화재 발굴조사를 시작했다.

종로구는 "19일 정밀발굴조사 완료 후 6개월간의 유실물 공고를 하고 소유자가 없을 경우 국가에 귀속하며, 귀속 후 연구용역을 거쳐 국가지정문화재(보물) 지정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