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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국제영화제] 가장 가슴 아픈 상황에도 '희망'은 분명히 돌아온다
세월호의 슬픔과 트라우마를 뛰어넘는 희망을 보여주는 '봄이가도'
2018년 05월 15일 (화) 16:59:34 임동현 기자 press@sctoday.co.kr

이제 해마다 4월이면 노란 물결이 대한민국을 덮는다. 세월호의 아픔은 4년이 지난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다행인 것은 4년이 지난 지금도 우리가 이 아픔을 잊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아니, 이제는 아픔을 희망으로 바꾸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아픔 속에서 희망을 찾아가는 시간, '봄이가도' 그 시간은 계속된다.

올해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선을 보인 영화 <봄이가도>는 장준엽, 진청하, 전신환 감독이 각자 연출한 독립된 스토리를 하나로 모은 영화다.

   
▲ <봄이가도> (사진제공=전주국제영화제)

이 영화에는 세월호로 인해 딸을 잃은 엄마와 아이들을 구하지 못했다는 죄책감과 트라우마로 일상 생활이 힘겨운 잠수사, 사랑하는 연인을 잃고 혼자 살아가는 남자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딸을 잃은 엄마는 무당의 말을 듣고 하루 종일 촛불을 켜놓고 기도를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죽었던 딸이 아무렇지도 않게 집에 돌아온다.

같이 빨래를 널고 음식을 먹으며 즐거움을 누리는 모녀. 하지만 딸은 대낮인데도 졸립다고 한다. 문제는 딸이 잠이 드는 순간 딸은 영원히 세상과 이별해야한다는 것이다.

잠수사는 운전으로 생계를 이어갔지만 이제는 운전대를 잡기가 두렵다. 드럼 세탁기를 보면 배 안에서 살려달라며 창을 치던 손바닥이 보이고 차 창을 봐도 살려달라며 창을 치고 벽을 치는 이들의 손자국과 벽을 치는 소리가 들려온다. 

연인을 잃은 남자는 하루 종일 집에만 있으면서 배달 음식으로 끼니를 때운다. 혼자 사는 생활에 익숙치 않고 냉장고는 배달 음식점 쿠폰으로 도배가 된다. 그러던 어느 날, 남자는 쿠폰에 가려진 무엇인가가 냉장고에 붙어있는 것을 발견한다.

   
▲ 딸을 잃은 엄마(위)와 트라우마에 빠진 잠수사(가운데), 그리고 연인을 잃은 남자(아래). 하지만 이들에게 영화는 희망을 전한다.

<봄이가도>는 이처럼 세월호 참사가 가져온 슬픔과 함께 광화문의 새벽을 통해 무심하게 흘러가는 하루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세 주인공은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하지만 이 영화는 슬픔을 전하지 않는다. 슬픔이 일어나지만 그 슬픔을 딛고 피어나는 희망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 희망은 일상을 통해 전개되고 특히 '음식, 밥상'이라는 소재를 통해 보여진다. 엄마가 딸에게 끓여주는 찌개, 힘들어하는 아빠를 위해 딸이 만들어주는 두부김치, 애인이 남겨놓은 '김치찌개 레시피'가 전하는 사랑의 모습은 비록 사랑하는 이를 잃고 사람들을 구하지 못했다는 슬픔이 밀려와도 사랑이 있으면 이를 극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 사랑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단순한 행동을 통해서라도 전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봄이가도' 이들은 울지 않는다. 일상을 다시 찾아가고 그 속에서 새로운 삶이 시작된다. 광화문의 노란 물결도 계속된다. 무심한 듯 하지만 그 속에서도 희망은 일어난다.

<봄이가도>의 성취는 비극을 희망으로 도약시키려는 따뜻한 시선이 있다. 그 따뜻함이 더욱 관객의 마음을 울린다. 그 따뜻함을 전주에 온 관객들에게 전한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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