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지고, 가지고 놀고' 놀이마당 펼쳐지는 '2018 창원조각비엔날레'
'만지고, 가지고 놀고' 놀이마당 펼쳐지는 '2018 창원조각비엔날레'
  • 이은영 기자
  • 승인 2018.05.17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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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영과 문신의 정신 구현한‘불각(不刻)의 균형’을 주제로 시대정신과 파격 담아
▲루마니아 대표 작가 미르치아 드미트레스쿠(Mircia Dumitrescu),_Man_176cm_Bronze(나무같은 브론즈 남자)

“‘접근금지, 손대지 마시오!’라기 보다 ‘갖고 노세요!’하는 역발상으로 작품을 결합하면 좋지 않을까? 조각품을 우러러만 보지않고 직접 가지고 놀 수 있게 하는 친근한 비엔날레 만들겠다”.

17일 열린 2018 창원조각비엔날레 기자간담회에서 윤범모 예술감독 (동국대 미술사학과 석좌교수)은 이같이 이번 창원조각비엔날레의 성격을 밝혔다. 아울러 “전문가를 위한, 대중을 위한 눈높이를 고려해 흥미로운 코너에 시대정신과 파격을 입혔다”라고 덧붙였다.

올해로 4회째를 맞는 창원비엔날레는 오는 9월4일~10월 14일까지 41일간 창원시 내 용지공원과 성산아트홀, 창원시립마산문신미술관, 창원의집(한옥)에서 펼쳐진다.

이번 비엔날레는 야외설치 조각전과 실내전, 특별전 등 다양한 형식과 내용으로 벨기에의 윔 델보예, 미르치아, 구본주(작고 작가) 등 13개국 70여 작가가 참여한다. 

올해 창원조각비엔날레의 주제는 김종영의 문인정신이 함축하고 있는 ‘불각(不刻)의 미학’과 문신 작업의 균제, 조화, ‘균형’의 세계를 결합한 <불각의 균형(The Balance of Non-Sculpting)>이다.

윤범모 예술감독은 “<불각의 균형>이라는 제목은 모순적이고 역설적인 표현처럼 보일 수 있으나, 이는 우리 사회의 모순적이면서도 공존 지향의 지표를 염두에 둔 개념이다” 며 “‘불각(不刻), Non-Sculpting’ 은 인위적이지 않은, 자연스러운 상태에의 추구이며, 더불어 자연과의 조화를 이루는 태도를 의미한다”라고 설명했다.

특별히 올해는 대표적인 프로젝트로 영구설치 공간인 용지공원 내 포정사를 중심으로 ‘예술작품과 함께 놀기’를 표방한 ‘유어예(游於藝)마당’이 운영된다. ‘유어예(游於藝) 마당’은 이번 비엔날레의 성격을 나타내는 것으로 관람객과 친밀하게 소통하는 놀이조각공원으로 조각 작품과 함께 놀기, 즉 ‘시민참여형’의 예술작품 마당이라 할 수 있다. 참여작가들 또한 새로운 개념과 형식을 선보인다.

▲이이남 '피노키오의 거짓말'

벨기에의 세계적인 현대미술작가 윔 델보예(Wim Delvoye), 루마니아의 국민작가 미르치아(Mircia), 미국의 폴 샬레프(Paul Chaleff), 독일의 울프강 스틸러(Wolfgang Stiller)등 유수 해외작가들과 소시민들의 삶을 리얼하고 해학적으로 표현한 구본주, 유어예 동산을 구현하고 있는 안종연과 양쿠라, 오채현, 조숙진, 윤영석, 이이남, 이외에도 김병기와 김청윤, 임영선, 서용선 강애란, 최울가, 황재형, 임옥상, 임흥순, 하태범, 김민정 등 왕성하게 활동하는 국내 작가들의 조각 작품들이 영구와 임시로 설치된다.

▲벨기에 작가 윔 델보예(Wim Delvoye)_Concrete Mixer_2010,Laser-cut Corten Steel H 167 x 167 x 86 cm.2018,

성산아트홀 실내전시에서는 <파격(破格)>이라는 부제로 표현재료와 방법의 확장을 꾀한 작품들과 문제 제기성 담론 제시의 작품 중심으로 꾸며진다. 흙, 쇠, 소금, 머리카락 같은 특별한 재료를 사용하거나, 비디오 아트 및 미디어 아트 계통의 첨단 매체를 활용한 작품 등이 선보인다. 작품에 대한 기존의 고정관념을 깨는 이색공간으로 작품이 거꾸로 걸리는 등 그야말로 ‘파격’을 마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구본주 비스킷 나눠먹기 2_ 2005, 600×110×170cm, 브론즈, 나무 01

문신미술관에서는 ‘실비아+김보현’ 특별전시로 뉴욕 미술계에서 활동한 실비아 왈드와 김보현 부부작가의 재조명을 통해 경남지역의 미술을 재음미하는 기회를 마련한다.

‘창원의 집’ 한옥에서는 대안공간 루프와 협업으로 각국 청년들 내면의 사회적 심리적 갈등의 단편들을 진솔하게 보여주는 신선하고 다채로운 내용과 형식의 미디어 아트를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백남준 이후 활동하는 비디오아트 작가들을 조명한 ‘한옥+비디오아트 특별전‘으로 한옥의 고풍스런 분위기 속에 첨단 매체를 활용한 현대미술의 향연을 즐길 수 있는 기획이다.

▲독일작가 '울프강스틸러(Wolfgang Stiller)_ '불탄 성냥개비 두상'3 Matchman stick 01

이번 비엔날레의 특별코너에는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 선보인 작품의 원작을 직접 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대중성도 높인다. 정상회담 환송식에서 판문점 평화의 집 벽면을 배경으로 펼쳐진 미디어아트 작가 이이남 의 ‘하나의 봄’과 판화작가 김준권의 작품도 전시된다. 안종연 작가는 이색적 공간을 연출하면서 ‘불각의 균형’을 선보일 예정이다.

▲양쿠라 김태은 한송준_'아마란스', 2018, 1200x1200x1000cm_02.

이밖에도 이번 비엔날레에서는 전통성도 한 특징으로 빠뜨리지 않는다. 개막식에서 천연염색을 활용한 염색퍼포먼스가 펼쳐지며 용지공원 호수에는 전통옻칠을 활용한 뗏목이 설치작품으로 띄워진다.

한편 창원시는 한국현대조각사의 거장 김종영과 문신 등 유수의 작가를 배출한 도시다. 국내 유일의 조각비엔날레인 창원조각비엔날레를 통해 그들의 예술정신을 새롭게 계승 발전시켜, ‘조각 도시 창원’이라는 정체성을 확고히 해 나갈 예정이다.

*사진제공=창원조각비엔날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