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제국, 그들이 살아왔던 방식을 전하는 '안내서'
몽골제국, 그들이 살아왔던 방식을 전하는 '안내서'
  • 임동현 기자
  • 승인 2018.05.18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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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국보 등 만날 수 있는 국립중앙박물관 '칸의 제국 몽골' 전

'노마드'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의 원래 의미는 유목민이다. 몽골 초원에서 일어난 유목 제국의 역사와 문화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가 열렸다. 바로 지난 16일부터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시실에서 열린 2018년 특별전 <칸의 제국 몽골>이다.

몽골은 우리에게는 상반된 이미지로 각인되어 있다. 앞서 말한 유목 민족의 이미지와 함께 칭기즈칸으로 대표되는 몽골제국의 이미지다. 유라시아를 연결하며 동서 교류를 이끌어 낸 이 민족이 살아온 방식을 보여준 것이 이번 전시다.

▲ 카간의 금관 (사진제공=국립중앙박물관)

고대 석기 시대, 청동기시대에 쓰여진 석기들과 토기들을 시작으로 기원전 3세기 무렵 처음으로 국가를 세운 흉노, 6세기 중반부터 9세기 말까지 몽골을 지배한 돌궐을 대표하는 유물들을 만난다.

특별히 이번 전시는 몽골에서 지정한 문화재를 보는 기회를 제공하기도 하는데 말을 타고 다녔던 이들의 모습과 함께 동서 교류가 활발했던 그 당시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 그리스 신이 있는 은제 장식 (사진제공=국립중앙박물관)

'그리스 신이 있는 은제 장식'은 그리스 헬레니즘 문화가 흉노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며 흉노 지배층의 무덤에서 발견됐다고 하는 '해와 달 모양의 금제 목관 장식'은 무덤 주인이 저승에 잘 도달하기를 기원하는 의미의 해석과 흉노 국가의 상징이라는 해석이 나오게 한 점에서 주목된다.

그리고 몽골제국의 수도였던 카라코룸과 타반 톨고이의 무덤에서 출토된 유물들, 티베트 불교가 퍼지기 시작한 16세기에 만들어진 불교 미술 등은 제국을 이루면서 동시에 다른 문화를 받아들이기 시작한 몽골의 발전을 보여주고 있다.

어찌 보면 이번 전시는 제국의 화려함보다 유목 민족이었던 몽골의 고대 생활상이 더 주가 되어 있다. 실제로 20년간의 발굴에도 칭기즈칸의 무덤이 발견되지 않았고 칭기즈칸 당시의 유물들이 발견된 적이 별로 없었다고 한다. 그간 국립중앙박물관의 특별전이 이집트나 유럽 중세의 화려한 모습을 보여준 것을 생각하면 이번 특별전이 다소 초라(?)해 보일지도 모를 일이다.

▲ 해와 달 모양의 금제 목관 장식 (사진제공=국립중앙박물관)

그러나 이 전시는 우리에게 몽골, 몽골제국을 알리는 '안내서' 역할을 한다. 석기나 여러 생활기구들을 보면 우리의 고대 유물들과 비슷한 인상을 주고 전시 한켠에는 우리가 몽골에게 영향을 받은 부분도 소개되어 있다.

유목민들의 의상과 각종 도구들은 제국을 만들었던 몽골의 힘을 느끼게 하는데 이집트나 유럽 황실의 유물들이 범접할 수 없는 신비감을 안겨준다면 몽골의 이번 유물들은 마치 그 복장을 입은 사람이 다가오는 듯한, 타임머신을 타고 당시의 몽골 초원을 둘러보는 듯한 느낌을 갖게 한다.

아쉬운 점은 조명을 어둡게하다보니, 유물을 보는 데 다소 피곤함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서둘지 말고 천천히 보다보면 몽골의 과거를 유추해낼 수 있다.

전시만 보는 것에서 끝내지 말고 열린마당에 설치된 '게르'(몽골 전통 가독)를 꼭 들러보길 바란다. 몽골의 의식주를 체험하고 몽골 전통놀이인 '샤가이'를 체험하면 비로소 몽골을 우리 마음 속에 담아갈 수 있다.

<칸의 제국 몽골>전은 오는 7월 17일까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