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관전평]2018전통연희경연대회, 연희자 가려져 아쉬워
[현장 관전평]2018전통연희경연대회, 연희자 가려져 아쉬워
  • 최창주 전 한예종 교수/ 예술비평가협회 평론가
  • 승인 2018.05.21 18: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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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전통 연희는 농악(풍물), 탈춤, 굿. 남사당 등 무리를 이뤄 흥겹게 뛰어 노는 특징이 있다. 살판, 버나, 사자, 죽방울 받기, 줄타기 등은 개인기로 승부하는 놀이다.

19일~20일까지 이틀간 서울 상암동월드컵공원 평화의 광장에서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주최로 2018전통연희 페스티벌이 열리고 있다.

지금의 전통연희페스티벌이 태동된 것은 2006년 8월 28일, 17대 강혜숙 국회의원의 제안으로 <국회문화정책포럼> 세미나를 통해서다.

▲상암동월드컵 경기장 평화의 공원에서 펼쳐진 2018전통연희 페스티벌.

필자는 당시 주제 발표를 통해 ‘국립전통연희원 설립과 축제 및 국· 시립연희단 창단’ 을 요구하였으나, 국립연희단은 단원 월급 등, 기재부의 예산관계로 당장 실행은 어려웠다. 그 대안으로 우선 연희축제로 시작하여 바람을 잡아보라고 예산이 지원되어 2007년도부터 첫 발을 뗐다. (몇년 후에 모 국회의원 주최로 국회식당에서 세미나를 열어 거론된 바 있지만, 국립연희단 창단은 지금까지도 요원하다.)

그러나 연희에 대해 잘 모르는 분이 문화부 수장으로 취임하면서 연희축제보다 재단을 설립하여 "일거리 창출"의 일환으로 하는 것이 더 좋다고 판단해 지금의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이 탄생되어 오늘까지 존재하게 된다. 재단이 설립되었지만, 연희축제는 곧 폐쇄되었다가 중간에 다시 재편되어 어렵게 진행되어 왔다.

우리 연희 전문가들은 자문위원으로 위촉되어 회의를 열어 축제의 성격과 방향에 대해 논의를 거듭했다. 그 중 축제 명칭 등에 대해 갑론을박이 치열했다. "'축제'로 할 것인가, '페스티벌'로 할 것인가"로 의견이 분분하였지만, 국제화, 세계화시대에 학생 및 청소년들한테 외면당할 수가 있다고 판단되어 "페스티벌"로 결정되었다.

필자는 당시 "잔치"라는 명칭을 쓸 것을 주장했다. 왜냐하면 1978년부터 유럽 CIOFF축제(국제민속페스티벌)에서 초청받아 3개월 동안 유럽을 순회하면서 익숙해진 "페스티벌"은 서양용어로 현대의 축제에는 어울리지만, 한국 고유의 전통무대인 연희는 그에 걸맞는 명칭을 붙여야 한다는 것이 내 지론이었다.

또한 연희를 펼칠 장소 선정에도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현재의 상암월드컵 평화의 광장은 콘크리트 바닥에 쇠붙이 같은 것들이 울퉁불퉁하게 튀어나와( 아래 사진 참고) ‘마당’에서 노는 연희자들이 발을 삐지 않으면 부러질 수가 있기 때문이다. 반대만 한다고 그랬는지, 다음해에는 자문위원으로 더 이상 부르지 않았다. 위원들은 현장에서 뛰는 연희자 출신들이 아니기 때문에 현장을 피부로 느껴지지 않아 내가 한 말이 잘 인식되지 않았을 것이다.

▲연희가 열리는 바닥에 쇠붙이가 박혀있어(붉은 원 안) 공연에 어려움을 주는 것은 물론 연희자들의 안전에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지난 19일 개최된 전통연희페스티벌 개막식에서 그동안 선배 연희자들의 흉내만 내오던 제자들은 자기화된 훈련으로 세련된 연희꾼들로 탈바꿈해 있었다. 재담, 몸짓 등으로 희로애락의 맛을 제대로 보여주어 흐믓했다.

다만, 개막식 공연의 길놀이가 바로 본공연을 위한 것이 돼 아쉬웠다.  길놀이라는 것은  연희가 열리기 전에 동네 골목 골목을 돌면서 연희의 시작을 홍보해서 관객들을 끌어 모으는 공연의 한 형태다. 그런데 이날 길놀이는 시간이 없었는지, 무대 하수에서 공연을 하려고 대기하고 있다가 바로 악기를 치면서 등장해서 길놀이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없었다.

이와 함께 개막식의 마스코트인 어린아이가 하수에서 등장(무대는 보통 상수/ 마당은 자유)하여 쇠(꽹과리)를 치는데ㅡ 중앙 뒷편 미리 무대셋트처럼 자리한 5고무에 가려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아래 사진 참조) 내빈 소개하는 시간에 5고무를 무대에서 이동시켰으면 두 공연의 맛을 충분히 살릴 수 있지 않았을까?

▲무대에 세워진 5고무 북이 뒷편에 크게 자리잡고 있는 동시에 앞의 음향기 등으로 인해 공연을 하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이 제대로 조명되지 못했다.

3번째 어린아이들 5형제(쇠, 장고, 소고, 12발 등)가 공연하는데 키가 큰 성인들이 무대중앙 뒤편에서 연주해주는 반주악사들 때문에 정작 연희자(아이들)가 보이지 않고 어수선하게 보였다. 전체적으로 개막식 공연에서 반주악사들이 무대 뒷편 가운데서 반주하다 보니 연주자들의 움직임 때문에 연희자(배우)들의 동선과 움직임이 선명하게 보이지 않아 서로 죽는 무대가 되었다.

특히 종합예술인 연희축제는 단순예술가들보다 무대를 종합적으로 볼 수 있는 전문스태프가 주관해야 한다. 매년 설정하는 장르가 다르다고 하지만, 마당과 무대행사는 비슷하게 전개되기 때문에 관객에게 잘 보이게 배려해야 한다.

한 예로 서양오페라 공연을 보면 오케스트라 핏트(반주자)가 무대 전면 아래에 있어 무대 위 연희자(배우)들의 연희하는 모습에 전혀 방해가 되지 않는다. 무대는 무엇보다 연희자들이 돋보여야 한다. 따라서 음향, 조명기 배치에 좀 더 세심하게 신경을 써야할 것이다

개막식인 오늘은 특별한 무대로 진행한다고 했지만, 관객들의 평가가 더 무섭다. 변형된 무대를 진행하는 것도 좋지만, 근본적인 연희행사의 무대와 마당의 기본을 잃어서는 안 될 것이다.

관객들을 위해 ‘뛸판, 놀판, 살판’의 구호처럼 함께 신명나게 어울리는 프로그램도 더 많이 필요하다.

필자가 이렇게 지적하는 이유는 연희 기획, 제작자로서 무대에 있어 1분 1초의 중요성을 절감하기 때문이다. 내년에는 더욱 정진해 발전된 모습을 볼 수 있기를 바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일 행사가 기대 된다. 모처럼 한국적 흥을 마음껏 발산하는 놀이 잔치에 더 많은 시민들이 와서 즐기기를 권유하고 추천하고 싶다.

최창주 <전 한예종 교수, 예술비평가협회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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