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국의 국악담론] 국악의 공연시장 경쟁력은 어느 정도일까?
[김승국의 국악담론] 국악의 공연시장 경쟁력은 어느 정도일까?
  • 김승국 노원문화예술회관 관장
  • 승인 2018.05.29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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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승국 노원문화예술회관 관장

얼마 전 문화체육관광부는 ‘2017 공연예술 실태조사 보고서(2016년 기준)’를 발표하였다. 실태조사보고서에 의하면 전국의 공연 시설은 총 992개이며 공연장은 1,268개로서 11,394명의 종사자가 일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그 중 중앙정부가 운영하고 있는 공연시설이 11개, 지자체가 운영하고 있는 문예회관의 공연시설이 238개, 기타(공공) 공연시설이 223개, 대학로의 공연시설이 123개, 기타(민간) 공연시설이 397개에 달하고 있다. 

전국의 공연단체는 얼마나 될까? 조사된 자료에 의하면 국립단체가 14개, 공립(광역)단체가 66개, 공립(기초)단체가 262개, 민간공연단체가 1,838개, 민간기획사가 184개 단체이다.

이 조그마한 나라에 992개의 공연시설과 2,364개의 공연단체와 총 62,589명의 공연 종사자가 어우러져 공연시장을 이루면서 치열한 생존경쟁의 싸움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공연시설 별로 연간 관객 수와 유료관객 점유율을 살펴보았다. 중앙정부의 공연시설에 2,188,733명의 관객에 유료관객 57.4%, 문예회관에 9,572,019명의 관객에 유료관객 34.0%, 기타(공공) 공연시설에 2,897,278명의 관객에 유료관객 38.5%, 대학로 공연시설에 관객 4,442,545명의 관객에 유료관객 54.8%, 기타(민간) 공연시설에 11,536,874명의 관객에 유료관객 49.9%로서 대체로 전국 공연시설의 유료관객 점유율이 30% 대에서 50% 대 사이에 머무르고 있어 유료관객 객석 점유율이 저조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공연예술 실태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공연시장 총매출액은 약 7,480억 원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공연시설(3,435억 원, 전년 대비 11.4% 감소)과 공연단체(4,045억 원, 전년 대비 2.7% 증가)의 연간 매출액을 합한 금액으로서 2015년 7,815억 원에 비하여 4.3%, 2014년 7,593억 원과 비교하면 1.5% 감소한 수치이다.

이렇게 감소하게 된 데에는 총선(’16년 4월), 한한령(’16년 하반기∼), 청탁금지법 시행(’16년 9월), 국정농단 사태 및 촛불집회(’16년 10월∼) 등 경제적 불황과 정치·사회적 상황이 공연시장에 종합적으로 영향을 미쳤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며, 성장 정체기에 들어선 공연산업의 현실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총매출액 7,480억 원 중 티켓 판매 수입은 3,650억 원(0.5% 증가)으로서 전체 수입의 48.8%에 이른다. 그 밖에 공연단체의 작품 판매 수입 및 공연 출연료 1,089억 원(2.5% 감소), 공연장 대관 수입 1,044억 원(3.5% 감소), 공연 외 사업 수입(전시 및 교육사업 등)은 1,029억 원(13.0% 감소), 기타 공연사업 수입(공연 관련 머천다이징 등 판매)은 344억 원(12.0% 감소), 기타 수입(주차 및 임대수입 등)은 324억 원(21.0% 감소)으로 조사되었다. 티켓 판매 수입에만 의지할 수는 없다. 공연에 기반을 둔 캐릭터 상품 개발 등 수입원의 다변화를 모색해 보아야 한다.  

이런 치열한 공연시장 환경 속에서 내가 속해 있는 국악이 얼마나한 경쟁력을 갖고 있는지 알아보고 싶어졌다. 국악이 전통예술이라는 특성을 갖고 있어 자생력이 강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크게 기대하지는 않았다. 그래도 전통공연예술(국악)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많이 좋아졌다고 믿고 있었기 때문에 약간의 기대를 갖고 살펴보았다. 

장르별 티켓 판매액 규모를 살펴보았다. 뮤지컬이 1,916억 원(52.5%)으로 압도적으로 단연 선두이다. 그에 이어 연극이 774억 원(21.2%), 양악이 319억 원(8.7%), 대중음악을 포함한 기타 장르가 223억(6.1%), 복합장르가 118억 원(3.2%), 국악이 81억 원(2.2%), 발레가 78억 원(2.1%), 오페라가 71억 원(2.0%), 무용이 69억 원(1.9%) 순으로 나타났다.

‘역시나’였다. 국악의 티켓 판매수입은 전체 티켓 판매수입의 불과 2.2%라는 초라한 실적을 보인 것이다. 공연시설 별 전체 판매시설 수입의 3.5%이고, 공연단체 별 전체 판매수입의 1.5%에 불과하였다. 

이러한 초라한 현실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대책은 무엇일까? 유료관람 공연 결정시 관객은 어떠한 요인을 우선적으로 고려할까? 그 요인은 출연진(배우), 제작진(연출, 감독 등), 내용, 티켓 가격, 공연장의 접근성, 공연장의 인지도, 수상 경력, 프로모션 여부 등일 것이다. 여러분들은 어떠한 요인을 고려하여 표를 사겠는가?

설문조사를 해보면 ‘내용’과 ‘출연진’이 선택의 주요 고려 요인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국악 공연도 언제까지나 과거의 형태를 고집할 수는 없다. 당연히 관객의 니즈에 부응하여 진화해야 한다. 그것이 경쟁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