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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닮은 태초의 소리, 투바 전통민속 목노래 ‘호메이’공연
온달장군이 말을 타고 부른 호메이가 경북 성주한개마을에 울려퍼져
2018년 05월 31일 (목) 12:07:33 정영신 기자 press@sctoday.co.kr

어렸을 적 낮은 흑담으로 만들어진 담장 너머에 또 다른 세상이 있었다. 담장 너머로 자식자랑이 오갔고, 비오는 날 부침개가 오가고, 제삿날이면 담장 너머로 바구니를 던져놓기도 했다.

어렸을 적 필자의 고향은 공동체의식이 살아있어 새집을 짓더라도 이웃과 어울리도록 담을 쌓아 마을의 고유성을 잃지 않았다. 안과 밖을 연결하는 문지방처럼 담장은 이웃과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었다.

   
▲ '호메이'공연을 위해 한국에 온 투바의 딸들 Ⓒ정영신

지난 26일, 장터문화답사를 위해 경북 성주장에서 가까운 성주한개마을에 갔었다. 성주한개마을은 세종 27년에 형성된 성산이씨의 전통이 계승되는 집성촌으로 전형적인 씨족마을이다. 마을 앞에 백천과 이천이 합류하는 큰 내가 흐른다고 하여 마을이름을 한개(大浦)라고 했다는 것이다.

이날 성주한개마을을 돌아다니다가 생경한 소리에 이끌려 발걸음을 담장 쪽으로 향해 까치발을 들고 담장너머를 훔쳐보았다. 사방이 초록으로 물들어있는 가운데, 마치 초록빛 소리가 퍼지듯 말소리가 들리는듯하다가 새소리가 들리고, 목에서 나오는 자연의 소리는 들으면 들을수록 매혹적이었다. 또한 그들의 이국적인 의상과 악기 또한 예사롭지 않아 마당 안으로 들어갔다.

   
▲ 담장너머에서 본 공연장모습 Ⓒ정영신

초두라 투마트(Choduraa Tumat) 투바국립대 교수가 이끌고 있는, 러시아투바공화국 전통민요를 5인조로 구성된 투바의 딸들이 ‘호메이’ 공연을 하고 있었다. 투바의 아름다운 자연과 강, 산, 초원을 자유롭게 누비는 말과 소와 양등, 다양한 야생동물인 곰이나 독수리에 대한 목노래를 부른 것이다.

이들이 공연한 호메이 특징은 하나의 목소리로 2개의 소리를 만들어 내는 창법인 배음이 나는 특이한 초원의 소리다. 유목민의 삶속에서 탄생해 자연의 소리를 사람의 목으로 내면서 말총으로 만든 악기로 연주까지 보여줬다.

   
▲ '호메이'공연을 하는 투바의 딸들 Ⓒ정영신

이들을 성주한개마을에 소개한 박종관 배재대학 교수는 평강공주가 사랑한 온달의 나라가 투바라며 온달이 말을 타고 부른 노래가 ‘호메이’로, 돌궐의 후예인 투바사람들의 다양한 소리와 삶을 이야기했다. 투바의 ‘호메이’는 목을 사용한 독특한 창법으로, 우리나라의 구름시나위나 판소리처럼 투바의 전통 민속음악이라고 한다.

   
▲ 공연을 지켜보는 군민들과 관광객 Ⓒ정영신

‘호메이’는 유목적인 환경에서 목구멍 원을 조여서 떨면서 부르는 저음이 있는가 하면, 목안에서 작게 목구멍의 원을 조여 떨면서 내는 저음, 목구멍 천장을 치며 나오는 소리, 바다에서 파도가 큰 바위를 치며 원형을 그리며 나오는 소리, 말이 천천히 갈 때 내는 소리를 한사람 한사람 돌아가면서 이길, 북, 호무스등 투바족 전통악기를 사용하며 시연을 보여줬다.

   
▲ 국악인, 군민들, 관광객이 다함께 아리랑을 부르는 모습 Ⓒ정영신

또한 투바공화국은 돌궐족 후예로 성씨 중 온다르(온달)가 많아 고구려와 관련이 깊은 것으로 알려져, 투바 키질의 '콘구로이'는 고구려를 가리킨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투바인 다섯명 중 하나는 ‘호메이’를 할 줄 알아 요즘 투바의 모든 축제와 공연, 그리고 투바와 관련된 다큐멘터리나 영화에서도 빠짐없이 등장해 ‘호메이’는 투바를 대표하는 문화유산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것이다.

   
▲ 왼쪽부터)초두라 투마트(리더), 아일란마 다무랑, 알티나이 쿠우락, 올차 투마트, 솔바나 벡-올 Ⓒ정영신

투바키질(Tyva Kyzy), 투바의 딸들로 구성한 5인조 ‘호메이’ 공연단은 2018년 창립20주년 기념으로 세계투어 공연으로 한국을 방문했는데 ‘성주한개마을 문화사업단’이 성주군민들과 성주한개마을을 찾아온 관광객을 위해 이들을 초정한 것이다.

   
▲ 왼쪽)케게르 지크(물 내지 술병에 쌀등을 넣어 소리냄), 오른쪽: 두유트(말 발급) Ⓒ정영신

마지막은 국악인 임은숙, 황서원, 군민들과 한 개마을주민들, 관람객이 아리랑노래를 함께 불러 성주한개마을에 울려퍼졌다. 아리랑은 살아있는 문화유산으로 우리민족의 다양한 역사를 반영하는 음악이다.

   
▲ 마당에 자리를 깔고 담소를 나누며 식사하는 모습 Ⓒ정영신

공연을 끝내고 시골 잔치집 마당처럼 상을 펼쳐놓고 가족끼리, 친지끼리, 친구끼리 음식을 나누면서 이야기하는 모습이 우리문화의 원형을 보는 듯 인상 깊었다. 이런 문화야말로 인간과 자연의 행복한 조화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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