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 신흥사 극락보전, 보물 지정
속초 신흥사 극락보전, 보물 지정
  • 임동현 기자
  • 승인 2018.06.04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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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9세기 영동지방 중요 왕실 원당사찰, 삼태극 문양 조각 등 특별한 사례

강원도 속초시에 있는 '속초 신흥사 극락보전'이 보물로 지정됐다.

문화재청은 4일 "강원도 속초시에 있는 속초 신흥사 극락보전을 국가지정문화재 보물 제1981호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속초 신흥사는 외설악 동사면 기슭에 자리한 사찰로 652년(신라 진덕여왕 6년) 자장율사가 '향성사'라는 이름으로 창건했다고 전해지는 절로 임진왜란 이후인 1642년(인조 20년) 화재로 사라진 사찰을 1644년(인조 22년) 원래 터에서 아래로 약 4km(10리) 떨어진 곳에 '신흥사'라는 이름으로 다시 세운 이후 여러 차례의 중수를 거쳐 오늘에 이르고 있다.

▲ 속초 신흥사 극락보전 (사진제공=문화재청)

신흥사 극락보전은 <설악산신흥사대법당중창기>(1749년), <신흥사극락전중수기>(1770년), <신흥사극락보전중수상량문>(1821년) 등의 자료를 통해 1749년(영조 25년)부터 1821년(순조 21년)까지 4차례 수리가 있었음을 알 수 있으며 보수공사 기록 등 연혁을 확인할 수 있는 풍부한 문헌 기록을 갖고 있어 건물의 역사가 잘 남아있는 편이다.

신흥사 경내의 중심 영역은 마당을 중심으로 주불전인 극락보전과 출입문인 보제루(절의 중심 불전 앞에 세운 누각)가 마주 보고 있으며 마당 좌우에 운하당(승려 거처 공간)과 적묵당(수행을 막 시작한 스님의 수행 장소)이 자리잡고 있는 사동중정형(마당을 중심에 두고 앞뒤 누각과 불전, 좌우 두 요사 등 네 건물로 구성되는 가람형태) 배치를 이루고 있다.

극락보전은 18~19세기 영동지방의 중요한 왕실 원당사찰로서 세부의장과 공포(지붕의 하중을 받치기 위해 기둥 윗부분 등에 짜맞추어 댄 구조물)형식이 우수하다. 

특히 기단(지면으로부터 집을 높여주는 역할을 함)의 모란, 사자 문양과 계단 난간 소맷돌의 삼태극(원을 3개로 분화한 태극 형태), 귀면(鬼面), 용두 문양 조각들은 다른 사찰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귀한 사례다.

지붕을 받치는 공포는 화려함과 품위를 동시에 가지고 있으며 우물천장 등의 구조와 내부 닫집(사찰 등에서 불상을 감싸는 작은 집이나 불상 위를 장식하는 덮개)의 섬세한 조각 형태 그리고 건립 당시로 추정되는 단청문양이 남아 있다.

문화재청은 "속초 신흥사 극락보전은 형태, 구조, 장식 측면에서 뛰어날 뿐만 아니라 보존상태 또한 양호하여 국가지정문화재(보물)로 역사적, 건축적, 예술적 가치가 충분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