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보는 문화재] 내 땅에 문화재가 발견된다면? … 문화재를 보호할 수 없는 법과 제도
[다시 보는 문화재] 내 땅에 문화재가 발견된다면? … 문화재를 보호할 수 없는 법과 제도
  • 박희진 객원기자
  • 승인 2018.06.15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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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진 객원기자

그 간 문화재 보호를 위한 첫 걸음으로 문화재 관련 법제도를 정비하고 정부 부처 간 업무처리 과정에서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국민들의 의식 전환과 관심의 필요성을 제기해왔다. 이번 칼럼에서는 오랜 세월의 무게를 감당해가며 땅 속에 묻혀있던 문화재가 빛을 볼 수 있도록 매장문화재에 관한 보호 관리 정책에 관한 문제점을 다뤄보려 한다.

매장문화재는 땅 속이나 수중, 건조물 등에 묻혀있던 유형문화재를 말한다. 발굴을 통해 문화재의 모습이 드러나는데 매장된 문화재는 고고학적으로 유적, 유구, 유물 등으로 구분해 묻혀 있는 땅 속이나 바다 속에서 발굴해 낸다.

또한 문화재가 숨어있는 지역을 매장문화재 유존지역이라고 한다. 매장문화재가 존재하는 것으로  보이는 지역은 문화재의 원형이 훼손되지 않도록 보존해야 하고 법령에 따라 임의로 조사나 발굴이 이뤄질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또한 공사 중 매장문화재가 발견된 경우에는 공사를 즉지 중지해야 한다. 국가가 매장문화재 유존지역을 사전에 파악하여 각종 개발 사업 등으로 인한 문화재 훼손이나 파괴가 없도록 사전에 관리하는 것이 당연한데도 순서가 바뀐 상황이었다.

발굴기관에 종사하는 많은 전문가들이 한 목소리를 낸다. 문화재 보호를 위해 매장문화재부터 제도의 빈틈을 찾아내어 정비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그 간 매장문화재의 발굴과 보관 및 관리에 대하여 총체적인 문제점에 대하여 지속적으로 학계는 지적해왔다. 사실 매장문화재는 개발이 한창이던 90년 초부터 유적발굴에 수요가 급증하면서 문제점들이 속속 드러났고 여러 대책들도 제시된 바 있었다.

본 필자가 현행 법 제도에서의 매장문화재 관리의 문제점 중, 두 가지를 요약해보았다.
첫째는 개발 사업에서 문화재 조사 단계에 유적 또는 유물이 발굴되는 경우 사업주 또는 땅주인의 자발적인 신고가 가능한가 하는 문제이다.

둘째는 내 땅에 묻힌 매장문화재를 도굴하고 10년 동안 은닉하면 공소시효가 만료된다. 진화하는 문화재범죄에 문화재보호법은 악용될 수 있는 빈틈이 있는 법률이란 문제를 제기한다.   

개발 사업으로 인한 매장문화재 조사에 소요되는 비용에 대한 문제 제기가 심각해지자 지표조사 비용은 국가가 지원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여전히 문화재 조사는 민간 조사 기관에 맡겨지고 비용도 민간 사업자가 대도록 하는 매장문화재법에 문제제기는 계속된다. 지난해 한 언론사에서 매장문화재 관리의 총체적 부실에 대하여 그 심각성을 집중 보도하기도 하였다.

보도된 내용을 검토해보면 아무리 작은 규모의 개발 공사라고 해도 발굴이 시작되면 1년 이상에 걸쳐 공사가 지연되고 그 비용은 최소 수억 원에서 수십억 원이 든다고 지적한 바 있다. 개정된 매장문화재법에서는 이러한 소규모 공사 대부분에 대해 지표 조사를 면제해 주는 대신 공사 현장에서 문화재가 발견되면 사업자가 자발적으로 신고하도록 법 규정으로 정해놓고 있다.

과연 어떤 사업자가 공사 연장에 자비 부담해가며 자진해서 신고를 할 지 의문이 든다. 자진 신고할 경우 그 가치를 산정해서 보상금이나 포상금을 국가가 주도록 하고 있지만 공사 중단에 따르는 손해나 추가 조사비용 등을 따진다면 공사 중 문화재 발견은 매우 난감한 일일 것이다. 실지 건설현장에서는 문화재 발견이 ‘골치 아픈 일’이라고 단 번에 이야기 한다. 

매장문화재에 대한 문제점은 문화재 수리복원사업만큼이나 여러 가지이다. 매장되어 있는 문화재가 도굴되기도 하고, 은닉된 후에 유통되는 경우도 있으며 이러한 경우 매장문화재 도굴 후 유통한 자는 처벌되지만 도굴한 사람은 10년의 공소시효가 만료되면 처벌받지 않는 경우도 있다. 내 땅에서 발굴된 문화재에 대해 나라면 어떤 선택을 할지 한 번만 생각해 보아도 현행 문화재보호법은 빈틈이 크다.

발굴조사 과정에서 출토된 유물 중에서는 국가에서 보존할 가치가 있는 매장문화재를 발굴조사기관이 선별하여 국가 귀속 조치 신고하도록 하고 있다. 이후 국립박물관 등에서 이를 인수하여 보관 관리하도록 하고 있으나, 문화재의 귀속과 이관이 늦어짐이 최근에는 매장문화재 관리의 또다른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땅이든 바다든 발굴했으나 보관할 곳이 없다는 뜻이다.

더 이상 들어갈 수장고가 없기도 하고 귀속 진행의 행정처리가 늦어지거나 지자체에서 공고자체를 미등록한 경우도 있다. 보관 처리기관 협의 중에 있는 대기 중인 유물의 수도 상당하다. 국가귀속 지연과 달리 이관의 지연은 보관관리기관 수장고 부족이 주요 원인이 된다.

발굴 이후에 문화재의 가치를 지속적으로 찾아낼 수 있어야 문화재로서 빛을 볼 수 있으나 지금의 매장문화재들은 오갈 곳조차 없이 또는 다시 흙 속으로, 바다 속으로 묻혀 지기 쉽다. 좀 더 세심한 법제도의 개선으로 당장 그 고귀한 가치가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매장문화재가 훼손되는 일은 더 이상 없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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