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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문화투데이 문화대상 수상자 인터뷰] 최광일 연출가 “한국형 블록버스터 공연, 나올 때 됐고 꼭 만들고 싶다”
“9월에 새로운 <사춤> 선보일 예정, ‘오기와 독기’로 평창동계올림픽 문화행사 치러냈다”
2018년 06월 15일 (금) 19:20:23 이은영 발행인/임동현 기자 press@sctoday.co.kr

‘댄스컬’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만들어낸 <사랑하면 춤을 춰라>(이하 <사춤>). 지난 2004년 시작되어 대학로를 달궜고 ‘사춤 전용관’이 생길 정도로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관객들을 춤추게 한 우리의 대표적인 공연이다. 이 공연을 만든 이가 지금 우리가 만나는 최광일 연출가다.

그는 90년대 유명 가수들의 콘서트를 연출했고 각종 국가행사의 연출을 맡아왔다. 1993년 '대전 엑스포 그랜드쇼' 총연출과 2011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전야제, 2012 여수세계박람회 엑스포 팝 페스티벌 총연출, 2013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식 총연출 등을 맡았으며 올해 평창동계올림픽에서는 메달 시상식이 진행된 ‘메달플라자’의 총연출과 개막식 공연의 연출을 맡았다.

그리고 그는 공연관광의 발전을 위해 (사)한국공연관광협회를 만들고 회장을 맡아 공연관광의 비전을 제시해왔다. <사춤>의 연출가로, 한국공연관광협회장으로 공연 발전을 위해 애쓴 그에게 본지 서울문화투데이는 서울문화투데이 문화대상을 수여했다. 예술경영에 대한 그의 열정에 대한 보답이었다.

동계올림픽은 끝났지만 그 열정은 식지 않았다.  새로운 <사춤>과 함께 돌아온 최광일 연출가의 꿈은 여전히 진행되고 있었다.

   
▲ 최광일 연출가

서울문화투데이 문화대상 수상을 축하드린다. 수상자로 선정됐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의 느낌은?

평창동계올림픽 메달플라자 연출과 공연 준비로 바쁘고 피로했는데 문화대상이 활력소가 됐다(웃음). 준비하면서 계속 스포츠쪽 이야기만 듣다가 문화대상 수상 소식을 들으니 피로가 풀리고 활력을 찾을 수 있었다.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정말 많은 일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평창에 관여한 분야가 크게 세 가지였다. 가장 큰 문화행사라고 할 수 있는 개폐막식, 시상식이 열리는 메달플라자, 그리고 성화 봉송 기간에 진행되는 성화 안착식이다.

하계올림픽은 경기가 끝나는 순간에 순위를 가려서 메달을 주지만 동계올림픽은 일정 시간에 한 장소에 모여 메달을 수여한다. 그 장소가 메달플라자인데 시상식 직전에 사전 공연도 하고 프리 이벤트, 드론쇼 등이 시상식을 전후해서 열린다. 엄청난 문화행사인데 그게 조명이 안됐다. 방송사들이 시상식만 보여주고 바로 끝내버리니(웃음).

개막식은 전체 연출은 물론 송승환 선배가 했지만 성화 점화 후 6분 30초간의 공연 총연출을 내가 했다. 또 성화 안착식에서 불꽃쇼, 퍼포먼스 등을 맡았다. 올림픽의 문화 쪽 행사는 내가 거의 다 관여한 셈이다(웃음).

준비하면서 힘든 것은 없었는지? 보람도 있었을테고 아쉬움도 있었을텐데

예산이 많이 부족했다. 개막식의 경우 역대 올림픽 예산의 10분의 1을 가지고 치러야했다. 올림픽이나 월드컵은 그 나라의 문화를 집결시키고 그것을 과시하는 메가 이벤트다. 물론 중요한 것은 경기지만 경기는 예산의 차이가 나지 않는데 문화 예산부터 먼저 줄이게 되는 건 그렇다. 주어진 예산으로 우리의 정체성을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를 처음부터 끝까지 고민했는데 그것이 어려움이고 아쉬움이다.

모든 스탭들이 정말 오기와 독기로 했다. 날씨도 무척 추웠고 패럴림픽 때는 눈도 많이 왔다. 패럴림픽 때는 메달플라자에 관객을 모이게 하는 것이 가장 큰 난제였다. 개막식 때 쓴 인면조를 동원해 사진도 찍고 마스코트들 선보이고 정말 수단 방법 안 가렸다. 여러 어려움 속에서 무사히 잘 치러낸 것이 보람이다.

   
▲ 최광일 연출가가 맡은 평창동계올림픽 메달플라자 (사진제공=두비컴)

동계패럴림픽 이전에도 장애인의 날 특별공연, 세계장애인의 날 한마당 큰잔치 연출을 한 바 있다. 장애인 공연에 애착을 가지고 있는 것 같은데

애착이라기보다는 아름다운 퍼포먼스를 생각했기에 그런 것 같다. 비장애인이 보기에는 장애인을 위한 퍼포먼스가 궁색해보인다고 생각하지만 정말 감동적일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피아니스트 이희아씨의 공연이나 장애인 시인, 장애인 합창단 등의 노래와 시를 들으면 감동이 배가 되는 것을 보면서 퍼포먼스가 잘 짜여지면 감동적일 수 있겠다고 보고 관심을 가지게 된 거다. 

이번 패럴림픽에서도 낮 행사에 장애인들의 퍼포먼스를 보면서 정말 아름다운 퍼포먼스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 봤다. 감성에 호소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아름다운 퍼포먼스가 될 것이다.

최광일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이 <사춤>이다

아이들이 태어나고 자라고 갈등도 있지만 춤의 축제를 만드는 이야기가 <사춤>이다. <사춤>은 어떤 줄거리가 있는 이야기이기보다는 춤의 집합소, 모든 춤을 한 이야기속에 싣고 그때그때마다 다양한 춤을 선보이는 무대다. 처음으로 무대에 브레이크 댄스를 도입하고 비보이를 접목시킨 것이 <사춤>이다.

지향 관객은 광범위하지만 학생과 가장 주티깃인 2,30대 젊은 층, 그리고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연세가 드신 분들도 좋아하지만 시끄럽게 들리실 분들도 있으시다고 하니까(웃음).

2016년 말까지 하다가 올림픽 준비로 잠시 쉬는 시간을 가졌는데 오는 9월에 명보아트홀에서 다시 공연한다. 이 무대가 잘 되길 바라고 있다.

<사춤>이 나오게 된 과정이 궁금하다

질투였다(웃음). 콘텐츠 산업에 대한 질투. 90년대 초부터 극단 연출을 하다가 이벤트 연출을 하게 되고 광고주의 갑질 등이 싫어서 콘서트 연출로 돌아섰다. 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웬만한 유명 가수들 콘서트는 다 내가 맡았다. 인기는 많이 얻었지만 우리 가요가 하나의 콘텐츠가 되어 뻗어나가는데 막상 나는 뭐하고 있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콘서트가 사실 내 것도 아니란 말이지(웃음).

나만의 콘텐츠를 만들자는 생각으로 만든 게 2003년에 정동에서 공연한 <댄스 에디슨>이었다. 콘텐츠에 대한 욕심, 글로벌하면서도 퍼포먼스에 가까운 공연을 만들고 싶다는 욕심으로 만들어 낸 것이다.

평이 굉장히 엇갈렸다. ‘우리나라에서 처음 시도되는 공연’, ‘솔직하고 통쾌하다’는 호응도 있었지만 ‘만든 사람은 천재 아니면 바보’, 심지어 ‘어설픈 창작은 죄악’이라는 말도 들었다(웃음). 스토리를 쫓아가는 관객들의 입장에서는 ‘이게 뭐야’라고 생각했을 지도 모른다.
 
결국 참패했다. 당시 창작뮤지컬 사상 초유의 제작비였고 ‘제작비의 반만 건져도 대성공이라고 하지만 그 정도도 못했다. 콘서트 연출하며 ‘10분만에 매진’ 이런 것만 경험하다보니 자만하고 건방졌었다. 

그 실패를 바탕으로 1년간 정비해서 내놓은 것이 <사춤>이다. 상설공연 개념이다보니 1년 365일 공연한다는 것은 내국인만으로는 답이 나오지 않는다. 관광객들조차 동의할 수 있는 장르가 무엇인지를 생각하면서 멋을 많이 빼고 흥과 코미디를 많이 추가해 만든 작품이 <사춤>이다. 

   
▲ <사랑하면 춤을 춰라> (사진제공=두비컴)

<사춤>의 인기 비결이 무엇이라고 보는지

에딘버러 페스티벌 공연 후 ‘더 헤럴드’가 이런 기사를 냈다. ‘우리들은 책과 전통에서 소재를 찾는데 한국의 이 공연은 길거리와 젊은이에게 소재를 찾고 그것을 무대에 올린다. 우리가 다음 세대에 하게 될 일을 그들은 지금 이 시간에 하고 있다’면서 별 5개를 줬다. 여기에 답이 있는 것 같다.

전통적으로 굳어진 뮤지컬 제작 방식을 뒤집어서 스토리에 얽매이기보다는 관객들과 끝없이 소통하면서 축제 분위기로 만들어간 것이 나름대로 성공한 것이라고 본다.

‘댄스컬’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제시했다

댄스컬이라는 말은 사실 억지다. 처음에는 ‘댄스 뮤지컬’이라고 했는데 줄거리가 막 지나간다는 이야기가 많아서 그에 대한 반발로 뮤지컬이 아닌 댄스컬이라고 했던 거다. 

우리는 사실 브로드웨이 시스템에 끼워맞추려 했다. 내가 학교에서 연극연출을 전공했는데 학교에서는 뮤지컬을 못하게 했다. 기본을 배워야한다고 해서 정통극을 했고 실험극까지는 허용했다.

뮤지컬은 전통 연극보다 상업적으로 갔지만 올바르게 정착된 것이다. 공연 산업으로 이어지면서 뮤지컬이 공연 산업의 대표 장르로 떠올랐는데 그에 대한 반발도 있었던 것 같다.

(사)한국공연관광협회를 창립하고 협회장을 맡았다

지금은 협회장직은 내놓았고 자문을 하고 있다. 1997년도에 <난타>가 시작됐고 성공을 거뒀는데 이를 보면서 한국의 야간 관광을 메꿀 콘텐츠가 무엇이 있는가를 생각했다. 

솔직히 한국의 콘텐츠 관광은 지금도 전무하다. 고궁과 쇼핑. 단 둘이다. 특히 야간 관광 콘텐츠는 쇼핑 외에는 없다. 그래서 <난타>의 성공을 계기로 야간 관광에 공연을 포함시키고 그렇게 공연관광으로 이어지게 됐다. 

그런데 공연에 관광이란 개념이 끼여드니 문제가 하나 발생하더라. 외국의 경우 장기간의 검증을 하고 그것이 내국인을 통해 성공을 해야 외국인들에게 보여지는데 우리는 검증도 없이 바로 외국인을 상대한다고 나선다. 그런데 관객을 모아야하니까 결국 생각해내는 것이 저가다. 저가 공연들이 그렇게 생겨나고 있다.

한국적인 공연이라고 해서 무조건 부채춤 추고 한국 공연만 하라는 것이 아니다. 원형은 다른 나라의 것을 가져와도 괜찮다. 그것을 우리 식으로 재해석하면 한국적인 것이 되고 그것이 세계로 퍼져 다시 인정받는 것이 한국적인 공연이다. 

5년이란 시간이 지났는데 쇼핑에 머물렀던 관광이 공연으로 간 것이 가장 반갑다. 이제는 격에 대한 고민을 해야할 것 같다. 공연의 품위를 위해 노력하고 있고 이제 ‘한국형 블록버스터’가 나올 시기라고 보고 있다. 꼭 그것을 기획하고 만들어보고 싶다.

   
▲ 지난 1월 서울문화투데이 문화대상을 수상한 최광일 연출가

행사, 이벤트, 공연기획, 공연관광까지 정말 다양한 일을 하고 있다

다 떨어져있는 것 같지만 결국 속성은 똑같다. 어느 곳이든 무대가 있고 관객이 있다.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나 엑스포,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 메달플라자 내가 한 모든 일은 객석이 있고 무대가 있다. 관객이 호흡하고 무대가 맞춰주는 것은 메인 이벤트나 상설공연이나 콘서트나 다 똑같다. 즐겁게 만들고 무대를 일리있게 설득하는 일을 하는 것이다.

기획 연출을 꿈꾸는 이들에게 하고픈 말이 있다면

학교 때는 프로페셔널이 되려고 하지 마라. 아마추어리즘이 더 중요하다고 말해주고 싶다. 일단 기본과 전통에 충실하고 이를 바탕으로 더 발전하려고 출발해야지 시작부터 장사를 하겠다고 하면 안 된다. 

지금 대학로에 장사를 위주로 한 작품들이 많아진 것도 바로 그런 생각 때문이다. 처음부터 돈벌자는 생각을 하면 안되고 그렇다고 이론만 파고들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공부를 하면서 사회에 나갈 때 비로소 프로로 가는 길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앞으로 이루고 싶은 것이 있다면

지금은 우선 9월에 선보이는 새로운 <사춤>이 관객의 동의를 받는 게 가장 중요하다. 그리고 한국 공연관광 콘텐츠들의 획기적인 변혁에 대한 가이드를 제시하고 싶고 앞에서 잠깐 말했지만 블록버스터급 공연 콘텐츠 기획 연출을 꼭 실현시켜보고 싶다. 기여도 하고 싶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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