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보는 문화재] 온 국민 문화재지킴이 되는 그날을 기다리며
[다시보는 문화재] 온 국민 문화재지킴이 되는 그날을 기다리며
  • 박희진 객원기자
  • 승인 2018.06.29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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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희진 객원기자

지난 22일 전국에 10만 문화재지킴이들이 서울 종로에 위치한 경복궁 수정전 일대에 모여들었다. '문화재지킴이의 날' 선포식을 갖았기 때문이다.

1990년부터 시작된 ‘문화재지킴이 운동’은 2005년 문화재청의 ‘한문화재 한 지킴이’로 발전해 국민의 자발적인 참여로 문화재를 가꾸고 지키기 위해 운영되었다. 10년 넘게 운영된 ‘문화재지킴이’ 사업은 전국 8만 4,000여 명이 자원해서 참여하는 봉사자로 구성되어 있고 이들을 문화재청에서 문화재지킴이로 위촉해 운영한다. 여기에는 58개 기업과 공공기관 등도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 6월, 필자는 문화재청의 문화재지킴이 사업을 통해서 기업들의 문화유산을 보호하고 보존하는 데에 앞장서려는 노력들을 기사로 소개하기도 했었다. 보이지 않는 기업들의 노력은 이슈가 되기 전부터 국민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문화재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 변화에 앞장섰고 이런 문화재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들은 개개인의 노력으로 뻗어나갈 수 있는 가능성이 보인다고 칼럼에 기고한 바 있었다.

‘문화재지킴이의 날’을 선포한 6월 22일은 1592년 임진왜란 당시 사라질 위기에 처한 지금의 국보 151호 조선왕조실록을 전북 정읍의 선비들이 목숨을 걸고 지켜낸 날이기도 하다. 6월22일 문화재지킴이의 날로 선포한 배경은 문화재지킴이 활동에 상징적인 의미를 담기 위해 이날을 선정해 선포식을 같게 된 것이다.

조선왕조실록은 199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문화재이다. 정읍의 선비 안의와 손홍록은 전주사고에 보관되어 있던 조선왕조실록을 비롯한 고려사, 고려사절요와 전주사고 옆 경기전에 보관 중이던 태조의 어진 까지 모두 전란에서 사러질 뻔한 문화재들을 정읍 내장산 용굴암으로 안전하게 옮겨 보관했다.

경기전 참봉 오희길은 문화재를 옮기는 데에 필요한 인적 물적 자금을 전라도 태인에 사는 유생 손홍록에게 도움을 청했고, 손홍록의 고향친구 안의와 함께 이들 세 사람은 우리의 문화재를 내장산의 용굴암과 비래암에 숨기기 시작했다. 이들의 소식을 듣고 온 영은사 지금의 내장사의 희묵스님과 더불어 100여 명의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앞장서서 문화재들을 지켰다고 알려진다.

역사 속에 이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지금의 우리는 문화재를 세계에 알릴 수 있는 기회를 얻었던 것이다. 문화재지킴이는 이런 의미에서 우리의 문화유산을 국민들 스스로가 가꾸고 지켜내며 문화재를 즐기는 문화에 직접 참여하여 함께 만들어 가는 문화재를 후손에게 물려주자는 취지로 시작 되었던 것이다.

문화재청과 문화재 분야의 민간단체가 시작한 이 운동은 국민들의 참여로 문화재를 일상에서 친근하게 인식할 수 있도록 국민들의 의식 변화를 유도하고, 문화재를 가꾸고 즐기는 공동체 문화로 발전시키고자 했다. 국민들의 관심 속에 소외된 문화재를 발굴해 국민들의 일상 속에서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건전한 지역 사회의 문화재지킴이 활동으로 승화시켜 나아가고 했다.

문화재지킴이 활동은 무보수의 자원 봉사로서 참여자의 여건과 환경에 따라 다양한 내용으로 활동을 할 수 있다. 주요 활동은 가장 기본적인 문화재와 문화재 주변의 정화활동으로 시작되고, 문화재의 보존·관리·활용을 위한 모니터링, 문화재의 훼손 위험에 대비한 순찰 및 감시활동, 문화재 지킴이 활동의 홍보와 교육도 이에 포함된다.

이러한 이상적인 문화재지킴이 활동에 필자는 오랜 시간 응원을 해왔다. 필자 또한 오랜 시간 문화재지킴이로 활동하기도 했었다. 문화재지킴이 활동을 응원하며 이러한 좋은 취지의 사업이 지속되기를 기원한다. 하지만 문화재지킴이의 활동이 좋은 취지에서 지속적으로 국민들의 참여를 넓혀가기 위해서는 사업취지의 목적이 변질되지 않도록 관리과 감독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다양한 분야에서 문화재 봉사활동이 활용되고 있는데, 이들의 활동이 무보수 자원 활동이라는 점에서 우려되는 점들이 있다. 얼마전 문화재지킴이를 지원받고 있는 전북 완주군의 전통사찰들이 문화재지킴이의 활동을 단순 심부름을 시키는 데에 활용된 바 있어 문제가 된 바 있다. 이들은 문화재지킴이를 활용해 사찰의 심부름을 시키거나 장작패기 등의 사적인 일에 동원된 바 있었다. 문화재지킴이를 선발하고 사업을 운영하는 것은 지자체의 몫이 크지만 사업 취지가 변질 되지 않도록 관리감독 또한 철저해야 할 필요하다.

전국의 10만 문화재지킴이들의 소명의식이 전국 각처에서 사업의 취지에 맞게 지속될 수 있도록 우리의 문화유산을 지켜내는 데 국민들의 관심과 참여가 모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오는 6월 22일 ‘문화재지킴이의 날’의 선포는 역사적으로도 큰 의미를 부여한다. 10만 문화재지킴이의 역할이 과연 무엇인지 새삼 되짚어보면서 이들의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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