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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인간이 악마와 싸워 이기는 이야기. 흥미있게 보여주려했다”
제12회 DIMF 개막작 <메피스토> 주연배우 지리 조니가
2018년 06월 29일 (금) 16:41:45 임동현 기자 press@sctoday.co.kr

제12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의 시작은 체코 뮤지컬 <메피스토>가 알렸다. <메피스토>는 괴테의 <파우스트>를 춤과 노래가 어우러지는 뮤지컬로 바꾸면서 딱딱한 원작의 무게에서 벗어나 관객들이 흥겹게 이야기를 듣고 느낄 수 있도록 만들었고 그 노력은 상연 후 관객들의 기립박수로 보답을 받았다.

그 공연에서 주연을 맡은 지리 조니가는 체코의 대표적인 뮤지컬 배우로 락 그룹 활동을 발판으로 지금까지 20여편의 작품에서 활동했다. 뮤지컬이 항시 열릴 정도로 인기가 높은 체코에서 지리 조니가는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며 체코 내에서 존재감을 알리고 있다.

그가 이번에 처음으로 한국 땅을 밟았다. 인터뷰는 공연이 시작되기 전에 진행됐고 지리 조니가는 시차 적응 때문에 약간 피곤한 상태였다. 그렇지만 공연을 이야기하는 그의 눈은 빛났고 간간히 보여준 웃음과 여유는 한국 관객과의 첫 만남에 대한 설레임으로 보였다.

언젠가 체코 뮤지컬이 국내에 활발하게 소개되고 한국을 자주 찾으며 다시 한 번 공연에 대한 긴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는 마음을 담아 그와 나눈 이야기를 전하고자 한다.

   
▲ <메피스토>의 주연배우 지리 조니가

<메피스토>가 올해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개막작으로 선정됐고 한국 관객들에게 첫 선을 보이게 됐다. 기분이 어떤가?

한국에서 처음으로 상연되고 페스티벌 개막작으로 공연된다고 하니까 모두가 엄청 좋아했다. 우리에게 한국은 아직 이국적인 나라로 여겨지고 있는데 우리의 공연을 보면서 한국인들이 어떤 것을 상상하고 기대할 지 참 궁금하다. 한국 관객들이 볼 수 있는 기회를 주고 또 공연을 보여드릴 수 있는 기회를 줘서 영광이다.

뮤지컬배우가 된 과정이 궁금하다

어릴 적부터 음악을 해왔고 15세부터 아마추어 락 그룹에서 기타도 치고 드럼도 쳤다. 그러다가 2008년 체코 오디션 프로그램에 신청서를 냈는데 그 오디션에서 1등을 했다. 그 때부터 프로 가수로 활동을 시작했고 락 그룹과 콘서트를 하며 활동한지 10년이 됐다. 그러면서 15~20여편의 뮤지컬에 출연했다.

<메피스토>에서 연기하는 캐릭터를 소개하자면

피곤하고 삶에 지친, 나이 든 70대의 파우스트를 연기한다. 모두가 존경하는 교수고 어마어마게 똑똑한 과학자이며 정도를 걷는 사람인데 이 사람을 악마가 악마의 길로 유혹하는 것이다. 

물론 파우스트가 워낙 똑똑한지라 유혹을 피해갈 수 있는 묘수를 두기도 한다. 그런데도 악마가 파우스트가 자신의 영혼을 팔겠다고 서약하는 것까지 성공시킨다. 

그렇지만 나중에 파우스트는 모든 것을 다 거절하고 나이 든 본인으로 다시 돌아가고 지옥에는 오히려 악마가 빠지는 결과가 나온다. 스스로 판 구덩이에 스스로 빠진다. 인간이 결국 유혹에 굴하지만 마침내는 그 유혹을 떨쳐내고 악마와 싸워 이기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이 작품의 핵심이다.

원작과 큰 차이점이 있다면

<파우스트>라는 원작이 엄청 무겁고 철학적인 생각을 하도록 만들지 않나. 연출가는 원작의 한 모티브인 파우스트와 악마의 대립을 바탕으로 <파우스트>를 잘 모르는 사람들도, 이야기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도 쉽고 재미있게 ‘악마와 싸우는 이야기’를 즐길 수 있도록 만들었다.

어떤 역사적인 사건을 거대하게 표출하거나 드라마틱한 전개보다는 관객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내내 보고 즐기고 흥겨워하는 공연으로 만들려했다. 그리고 우리도 그렇게 연기하고 있다.

   
▲ 70대의 '파우스트'를 연기하는 지리 조니가

<메피스토>가 지금까지 이어온 과정이 궁금하다

2016년 2월에 초연을 해서 2년째 프라하에서 공연하고 있다. 나는 초연 때부터 파우스트 역을 맡지는 않았다. 파우스트는 다른 배우가 했고 나는 여주인공 마르그리트의 아버지로 출연했다.

그러던 중에 공연이 인기를 모으면서 횟수가 늘어나고 이로 인해 파우스트 역을 맡은 배우가 스케줄 상 혼자서 공연하기 어려운 상황이 벌어졌다. 그러면서 그 역이 내게 떨어진 것이다.

리허설을 할 때만 해도 전혀 그런 이야기가 없었는데 첫 번째 두 번째 공연을 하면서 이미 제작진이 결정을 한 모양이더라. 그래서 단 열흘만에 파우스트 대사를 외우고 연습해야했다. 

정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는데 다행히 공연이 잘 됐고 그래서 지금도 파우스트를 연기하고 
있다. 지금은 엄청 공연을 많이 했기 때문에 전혀 어렵지 않다(웃음).

체코의 뮤지컬 현황은 어떤가? 뮤지컬이 어느 정도 활성화가 되어 있는지?

체코 사람들이 음악을 좋아하고 뮤지컬을 좋아해서 뮤지컬 시장이 정말 작지 않다. 프라하 인구가 120만명 정도에 불과한데 거기에만 4개의 뮤지컬 공연이 늘 올라가고 있다. 그리고 매해 새로운 창작물이 올라오고 있어 독일이나 프랑스보다 뮤지컬이 더 활성화되고 있다.

게다가 관객들 중에는 ‘난 <메피스토>만 네 번 봤어’라고 하는 이들도 있다. 이것은 우리 공연이 그만큼 퀄리티가 있다는 뜻이 되고 관객들이 뮤지컬을 열광적으로 사랑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창작 뮤지컬이 많이 나오고 있다고 했는데 혹시 한국에 소개됐으면 하는 작품이 있다면?

<잔다르크>라는 뮤지컬이 있다. 이 공연은 10년 전 쯤에 한국에서 공연된 것으로 알고 있다. 결과는 안 좋았다고 하는데(웃음). 이번에 새로운 버전으로 상연되는데 그 공연에서 남자 주인공을 맡는다. 이 작품을 한국 관객들에게 꼭 보여주고 싶다.

   
▲ 뮤지컬 <메피스토> (사진제공=DIMF)

한국 관객들이 <메피스토>를 어떻게 받아들이길 원하나?

우리가 이번 공연을 체코어로 하는데 공연할 때 자막이 나온다. 그런데 한국 관객들이 자막에 너무 집중해서 자칫 아름다운 장면을 놓칠 수도 있다는 안타까운 마음이 있다. 마음같아서는 한국어로 연기하고 싶지만 어려운 일이고(웃음).

하지만 한국 관객들은 상당히 똑똑하고 지능이 높다고 믿고 있기에 우리가 전하는 모든 것들을 잘 느낄 것이라고 본다. 관객들이 많은 기대를 하고 있을텐데 그 기대치에 부응했으면 좋겠다.

앞으로 활동 계획은 

<메피스토> 제작진과 함께 하는 <닥터 옥스>에 출연하고 여러 곳에서 계속 뮤지컬을 올리고 있다. 슬로바키아에서도 뮤지컬을 하게 되는 13세기 헝가리를 배경으로 한 뮤지컬이다. 정말 일이 많다(웃음).

체코 뮤지컬 공연이 한국에서 많이 상연되어 공연도 보고 다시 만나서 긴 시간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웃음).

자주 오고 싶다. 솔직히 일이 너무 많아 즐거움을 느끼기가 어려웠는데 이곳에 오는 것 자체가 즐거움이었다. 꼭 자주 와서 한국 관객들과 만나고 당신과 이야기도 나누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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