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이 읽어주는 아름다운 우리 시>'관계 '박윤배 시인(1962~)
<시인이 읽어주는 아름다운 우리 시>'관계 '박윤배 시인(1962~)
  • 공광규 시인
  • 승인 2018.07.19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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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이 읽어주는 아름다운 우리 시>

관계
                                          박윤배 시인(1962~)

간밤 바람 엄청 불었고
아침 테라스 간이의자들
 
저희들끼리
한곳에 몰려
서로가 서로를 붙잡아주는 모습

개중 그대와 나는
테이블과 의자의 관계로
바람 부는 밤을 건넜다는 사실

놀랍지도 않은
본래인 것 같은
운명 같은
- <관계> 전문


시인은 최근 시집 ‘오목눈이집증후군’ 자서에서 “사는 일은 뜻하지 않게, 우연 혹은 필연적으로 의미가 되는 사건들이 찾아와 너와 나 우리라는 관계가 생겨난다.”고 썼다. 오십 후반을 넘긴 시인이 그간 생활체험을 통해 얻은 나름의 인생에 대한 진리일 것이다. 시인이  몸소 깨달은 진리인 관념을 구체적 사물인 테라스의 간이의자들을 통해 형상한 시가 ‘관계’이다. 시집의 맨 앞에 배치된 첫 시이기도 하다. 인간은 관계의 동물이다. 시를 읽다가 아름다운 관계를 생각해본다. 사람이 사람을 밀어내거나 할퀴지 않고, “바람 부는 밤을” “서로가 서로를 붙잡아주”며 같이 건너는 아름다운 운명을 생각해본다.(공광규/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