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피아니스트 프레디 켐프 "특정한 야망 가진 적 없어, 항상 발전하며 배우려고 노력"
[인터뷰]피아니스트 프레디 켐프 "특정한 야망 가진 적 없어, 항상 발전하며 배우려고 노력"
  • 이가온 기자
  • 승인 2018.07.20 16: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호로비츠의 재탄생, 유럽무대를 정복한 ‘프레디 켐프’ 한국에 오다

차이콥스키 콩쿠르 3위 수상 후 유럽의 청중들을 사로잡고 있는 피아니스트 프레디 켐프가 오는 22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연주회를 가진다. 그는 피아니스트이면서 최근 지휘자로 데뷔했고 영어와 독일어, 프랑스어는 물론 한국어와 일본어 등도 배우며 방문한 나라의 언어와 문화를 익히는 문화인이기도 하다. 

한국에서 열리는 연주회를 앞두고 설레임과 기대를 가지고 있을 프레디 켐프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이 인터뷰는 기획사 측에서 사전에 인터뷰한 내용을 발췌한 것입니다.)

▲ 프레디 켐프

인터넷에 프레디 켐프를 검색하면 빌헬름 켐프가 같이 뜨는데, 둘이 어떤 관계가 있는 건가요? 

사실 아주 옛날에, 제가 어린아이였을 때, 어느 날 갑자기 한 독일사람이 연락을 해왔어요. 그는 켐프의 가계도를 연구하고 있었고, 처음으로 그가 빌헬름과 그와의 관계, 그리고 우리와의 관계를 발견했죠.

무슨 말이냐면 제가 빌헬름과 연결되어 있다는 거죠. 하지만 그 관계가 매우 멀어서, 아마 두 세대와 여섯 개의 핏줄(?)을 건너야 하죠. 그 후에 우리는 그와 만나려고 시도했지만, 안타깝게도 그는 얼마 지나지 않아 죽었죠. 그 후로 저는 영영 그를 만날 수 없게 되었네요.

이미 오래된 이야기이지만, 차이콥스키 콩쿨을 말하지 않을 수 없는데요. 그 때 데니스 마추예프와 1위를 두고 굉장히 말이 많았지요. 활동하는데 있어 그 콩쿠르의 영향이 여전히 많이 남았다고 생각하는지요? 

그렇습니다. 어쨌든 많은 논란이 있었죠. 언론에서 대부분 좋은 얘기만 해줬던 걸로 기억해요. 저는 이 상을 받고 경력을 쌓을 수 있었고, 데니스도 그럴 수 있어서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당시에는 정상적인 경쟁 결과처럼 모든 것이 당연하게 보였어요. 우리 둘 다 러시아에서 매우 인기가 많기 때문에 논쟁이 특히 무엇을 의미했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피아니스트 뿐만 아니라 지휘자 로서도 데뷔했다고 들었습니다. 특별한 계기가 있었는지? 최근에는 어떤 오케스트라와 함께 했었나? 지휘자로서의 데뷔가 피아니스트 프레디 켐프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궁금합니다

지휘를 시작한 건 거의 우연이었어요. 간절히 꿈꿔오던 일은 아니었지만, 찬스가 왔을 때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죠. 많은 사람들이 지휘자가 정확히 무엇을 하는지 궁금할 것이라 생각해요. 그리고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실제로 이 일을 해봐야한다고 생각하죠.

가장 최근에 한 지휘는 몇 주 전 이에요. 제가 모스크바에서 데뷔했던 National State Chamber Orchestra와의 하이든이었죠. 저는 그것이 음악가로서 저를 성장시켰다고 생각해요. 더 나은 솔리스트로도요. 저는 솔리스트와 협주곡의 오케스트라 측면에 대해 훨씬 더 잘 이해하게 되었어요.

인터뷰를 준비하려고 여러 정보를 찾아봤는데, 정말 잘 없다. 사진도 잘 없고, 그 흔한 SNS도 잘 없던데... 쉬는 날에는 보통 무엇을 하시는지

저는 요즘 개인적이거나 공개된 무언가로 누군가를 이해하는 건 어렵다고 생각해요. 몇 년 전 소셜 미디어가 처음 생겨났을 때 그걸 사용했는데, 전문적인 것과 개인적인 것을 분리하는게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어요. 피아니스트로서 게시되는 모든 것들은 기뻐요. 제가 생각하기에 주된 취미는 스포츠와 언어인 것 같아요.

최근에는 스키를 즐겨 타요. 아마 피아니스트로서 좋은 아이디어는 아니지만, 스키를 잘 타게 되고 나서 제가 산을 정말 사랑한다는 걸 알게 되었죠. 이번 겨울에는 24일동안 스키를 탔어요. 저는 언어도 좋아해요 다른 문화와 소통하기 위한 개념이죠. 이번에는 한국어를 실력을 늘리기 위해 최선을 다 해야겠네요!

공연 전 특별히 신경 쓰거나 하는 행동이 있는가? 관객에 신경 쓰는 편인가? 가장 기억에 남는 연주가 있다면 말해달라

유일한 "의식"은 밖을 보고 몇몇 사람들이 콘서트에 왔는지 확인하는 거예요. 그 밖에 걱정하는 것들은 다 이미 준비되어 있는 거죠. 조명, 피아노 위치 등등.. 가끔은 기분이 좋고 일이 잘 풀릴 때도 있고, 다른 때는 집중하기 위해 정말 열심히 노력해야하기도 해요.

최근 관심사가 있는지요

저는 피아노 연습만큼 중요한게 스포츠라고 생각해요. 충분한 런닝 또는 수영, 스키, 사이클이 정말 필요해요. 그런 다음 연습을 시작하죠. 저는 매우 게을러서 필요한 만큼만 연습하려는 경향이 있어요. 휴식시간에 뭔가를 연습하는 게 그리워서 최근에 기타를 배우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기타를 배울 충분한 시간을 항상 기다리죠. 그렇지 않으면 대부분의 시간을 아이들과 놀아주는데 써요.

저는 가장 어린 3살된 아이에게 수영을 가르치려고 하고 있고, 5살짜리 아이에게 스키 타는 법을 가르쳤어요. 그는 이번 겨울에 처음으로 중급자에서 스키를 탔어요. 저는 요리하는 것도 좋아해요! 모든 사람들이 행복하게 할 요리를 하는 것에 항상 도전하죠.

이번 한국에서 연주하게 될 프로그램이 조금 흥미로운 구성인데 다른 곡도 그렇지만 특히 에튀드는 테크닉과 예술 둘 다 만족시켜야 하는 것 같습니다. 준비할 때 어려운 점은 없었는지요? 피아노 입시생들이 이 연주회에 많은 관심을 가질 것 같은데, 그들에게 줄 팁이 있으시다면?

네, 어떤 에튀드는 매우 어렵지만, 실제로 그것들은 꽤 쉽다고 할 수 있어요. 에튀드들이 짧으니 그런대로 또 쉽다고 할 수 있겠네요. 그런데 라흐마니노프는 점점 더 집중하기가 힘들다는 느껴요. 팁을 주기는 어렵겠네요.. 모두가 다르고, 또 모두가 다른 건 어렵다고 느끼니까요.

▲ 프레디 켐프의 피아노 연주

곡들에 대해 조금 설명부탁 합니다. 쇼팽의 에튀드는 이미 유명하다. 라흐마니노프 에튀드나 카푸스틴 에튀드의 포인트를 짚어 주시죠

저는 에튀드가 모든 작곡가들에게 특별한 장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들이 그 악기의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에튀드를 쓰는게 가능하다고 생각하죠. 에튀드는 악기의 특정한 난이도를 연구하는 짧은 작품이에요. 카푸스틴은 확실히 많은 음반을 가진 훌륭한 피아니스트예요. 그는 그의 에튀드가 단지 연습을 위해 사용되기보다는 연주회에서 연주되길 원했어요.

정말 독특한 재즈와 펑크스타일을 가지고 있죠. 거슈윈과 번스타인 이후 음악을 상상해보세요. 그가 즉흥 재즈처럼 들릴 뿐만 아니라 연주하기에도 매우 어려운 곡들을 용케 작곡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죠. 청중들은 즉흥 연주가 아니지만 즉흥 연주처럼 들리는 기술적으로 훌륭한 작품에 대해 감탄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쇼팽의 에튀드는 물론 지금까지 쓰여진 연습곡 중 가장 유명해요. 처음으로 난이도도 있으면서 작품으로서 예술성까지 갖춘 곡이었죠. 첫 세트인 연습곡 10번은 피아니스트의 엄청난 체력을 필요로 해서 세트로 연주되는 경우가 많지 않죠. 특히 1번은 대부분의 피아니스트에게 엄청난 고통을 줘요. 오른손도 거의 움직일 수가 없죠. 그리고 나서 2번은 오른손을 위해 쓰여진 가장 피곤한 곡입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피아니스트는 통증이 사라질 때까지 기다린 후에 비로소 오른손을 움직일 수 있죠.

라흐마니노프는 에튀드에 대한 아이디어를 더욱 발전시켰어요. 그가 어떤 특정한 어려움을 사용했는지 말로 설명할 순 없지만, 각각의 완벽한 정체성과 다양한 음을 보여줍니다. 첫번째 에튀드는 벨벳이나 두꺼운 연기처럼 매우 어둡지만, 음악 안에 모든 것이 제시되어 있어 연주자가 구체적으로 무언가를 하는 것은 없죠

지금까지는 연주 활동을 해왔습니다. 최근 어떤 연주를 해왔으며, 앞으로 어떤 연주가 예정되어 있는지, 혹은 어떤 연주자로 기억되고 싶으신지

이번 시즌은 연주자로서 저에게 엄청나게 힘든 시기였어요. 저는 항상 새로운 레퍼토리를 수용하려고 노력하는데, 올해 들어서 처음으로 전국 라디오에서 연주하는 바르토크 협주곡, 피아노와 빅밴드를 위한 새 프로그램, 또 새로운 모차르트 협주곡을 새로 공부해야 했죠. 지휘자로서 새로운 하이든 심포니와의 오보에 협주곡을 처음으로 선보여야 했어요. 

실제로 계획을 세우거나 특정한 야망을 가진 적은 없는 것 같아요. 항상 발전하며 배우려고 노력해요. 피아니스트로서 나이가 들더라도 제 경력을 통해 배우고 더 나아갈 수 있다는 점이 행운인 것 같아요. 저는 제가 지휘를 배우게 될 줄은 몰랐어요. 그래서 심플하게 피아니스트로서, 지휘자로서, 음악가로서 성장할 수 있길 바라요. (그리고 아마 기타리스트 로서도!)

언젠가 많은 나라에서 제 빅 밴드 프로그램을 지휘하고 싶어요. 거슈윈과 브루크너의 작품도 해보고 싶어요. 제 아이들과 친구들에게 미소와 함께 기억되었으면 좋겠네요.

공식 사이트를 보니 굉장히 많은 언어를 하더라. 영어와 독일어, 러시아어, 프랑스어, 일본어에 능숙하고 이탈리아어, 스페인어, 한국어, 포르투갈어, 세르비아어, 노르웨이어, 덴마크어를 조금씩 알고 그 외에 더 많은 언어를 아주 조금씩 안다고 했습니다. 원래 언어에 관심이 많은지? 한국어는 어떻게 배웠나는지 궁금합니다. 한국 또는 한국 관객들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것이 있는지요?

언어는 확실히 제 주된 취미 중 하나예요. 저는 다른 문화가 어떻게 소통하는지 배우는 것이 매우 흥미롭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리고 새로운 단어를 배우고 사용하는 것을 좋아해요. 처음에 집에서 영어를 배웠는데, 부모님으로부터 독일어도, 일본어도 배우지 못했어요. (아버지가 독일인, 어머니가 일본인) 학교에서 프랑스어만 공부했고, 10대 때는 이게 음악 이후로 가장 강한 과목이었죠. 저는 10대 때 차이콥스키 콩쿨에서 러시아어를 주로 배웠어요. 그리고 짧게 나마 일본에서 정기적으로 연주를 하고 친척들을 만나기 위해 일본으로 갔어요. 그런 다음 깨달았죠. 제가 아마 언어에 재능이 있고, 오래 머무를 때마다 언어를 배우기 위해 노력한다는 걸요!

저는 피렌체에 3주동안 머무르면서 이탈리아어를 공부했어요. 저는 언어를 배울 때 보통 책과 CD가 있는 일반적인 언어 코스를 이용해요. 아침 식사 시간에 진지하게 공부하죠. 그리고 그걸 하루 종일 연습해요. 한국에서는 똑같은 대화를 계속해서 많은 사람들과 주변사람들을 괴롭혔어요. 상점 안의 사람들에게 시장에 어떻게 가는지, 어떤 버스를 타야 하는지, 버스 시간이 언제 오는지 등 많은 것을 물어봤어요. 실제로 제가 시장에 가지 않고 버스를 타지 않더라도요! 이게 제가 공부하는 방법이거든요.

언젠가는 제가 10개국어를 유창하게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올해 한국에 거의 2주동안 머물 예정인데, 조금이라도 좋아졌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