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美뇌腦창創 칼럼 3] 개성의 발현과 방탄소년단 BTS의 Army
[미美뇌腦창創 칼럼 3] 개성의 발현과 방탄소년단 BTS의 Army
  • 고리들 화가/<두뇌사용설명서> 저자
  • 승인 2018.08.13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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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리들 화가/미래학자

저번 칼럼에서 ‘러셀’의 명언을 인용하며 로맨스(호기심) 없이 스타일(개성)을 만들 수 없고 스타일 없이 뷰티(아름다움)에 이를 수 없다는 말을 썼다. 행복해서 웃지만 그냥 웃다보면 행복해진다는 말로 유명한 심리학에 달통했던 의사 ‘윌리엄 제임스’는 말년에 인간의 잠재력 발휘에 대해 흥미로운 말을 남겼다.

잠재력을 발휘하여 성공하는 사람들에게는 3가지가 있다는 것이다. 그 중 1가지라도 있어야 타고난 잠재력은 발휘된다고 했다. 전쟁 사랑 확신 3가지다. 3번째 확신은 원래 신앙이었지만 종교 색을 뺀 중립적 어휘로는 확신이나 자신감이 된다. 필자는 저 3가지가 내공을 닦는 기본적 조건이라고 느낀다.

지난주 제주도 대기고등학교 2학년 강의에서 행복과 성공을 바라는 노력이 아니라 행운을 믿고 내공을 쌓기 위해 내밀한 감수성을 키우는 고교시절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공은 내밀한 감수성 자체이며 그런 내밀한 감수성이 내공을 키운다고 했다. 내밀한 감수성이란 자신을 잘 아는 것이다. 자신을 잘 알아야 최선을 다하는 것이 의미가 클 것이다.

중용에서는 이를 천명天命이 성性인데 진기성盡其性을 하자고 했다. 천명을 느낄 정도로 자기 개성에 충실하게 내공을 닦아야 잠재력이 발휘가 될 터인데 ‘윌리엄 제임스’의 통찰로 얘기를 풀어가 보자.

우선 우리는 자신과 싸워봐야 한다. 학생들에게도 늘 강의하지만 우주는 카오스 법칙과 평행(다중)우주론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인간의 정체성은 혼돈스럽고 산만하다. 그래서 자기 안의 무수한 자신들과의 전쟁을 통해서 살아남은 자신을 발견해야 한다. 자신과 싸우지 않고 무수한 자신과 타협하면서는 자기 DNA가 가장 이상적으로 꿈꾸는 천명天命은 발견하기 어려울 것이다.

영화 <매트릭스 2>에서 예언자 ‘오라클’을 찾아온 ‘네오’를 호위무사는 한동안 공격한다. 지금까지 ‘오라클’을 같은 편이라고 믿었던 ‘네오’는 싸움을 멈춘 후 의아하게 묻는다. 왜 공격했느냐? 호위무사가 말한다. “사람은 싸워봐야 안다.” 그렇다. 우리는 부부싸움을 통해서 상대를 파악한다. 화가 난 상사의 태도를 보면서 한 배를 더 탈 것인지 아닌지 결정한다. 던져진 컵의 물을 맞아가면서도 한 배를 타기 원했던 그는 싸움을 통해서 알게 된 그녀가 아직 싸워보지 않은 타인보다 더 편했을 것이다. 자기는 자기와 싸워봐야 진짜 자기를 알게 된다.

다음은 뭔가 지극히 사랑해봐야 자기를 알게 된다. 왜 이것보다 저것을 이 사람보다 저 사람을 더 사랑하게 될까? 개성의 발견은 그 사랑과 호기심을 푸는 행동 속에 실마리 있다. 자기 자신을 강아지라고 생각해보면서 그 강아지가 어디로 쫄랑대며 가는지를 관찰해봐야 한다.

갑자기 돈은 강아지와 같다고 한 ‘운보’ 선생님의 말이 생각난다. ‘일랑’ 사부님께 해 준 얘기를 전해 들었다. 처음 만난 강아지는 잡으려 하면 깨갱거리며 도망가는 경우가 많다. 뭔가 먹을 것으로 유인해도 손에 잡힐 듯 다가오지는 않는다. 그런데 무심하게 갈 길을 가면 그 강아지가 따라온다는 것이다. 이 말씀 끝에 돈을 따라가지 않고 자기 길을 가면 뭐든 따라온다고 하셨다. 29년 전 필자에게 나이 50세가 되기 전에 돈 벌 생각일랑 말고 공부와 예술을 하라고 하신 ‘일랑’ 사부님이 아니었다면 이렇게 글을 쓸 수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지금 내 그림의 컨셉인 눈동자 홍채 위에 천체를 그리지도 못했을 것이다.

내 그림의 컨셉은 물질의 근본과 우주의 역사에 대한 호기심, 그리고 이혼으로 따로 살게 된 딸을 향한 그리움에서 나왔다. 이혼 1년 반이 지난 2006년 어느 밤, 딸이 보고 싶어서 달을 쳐다보았는데 내가 홀로 사는 들고양이가 되어서 달을 쳐다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날 고양이 눈에 비친 달을 그리기 시작했다. 좋은 그림은 호기심과 사랑의 결합에서 나올 것이다. 물론 재료와 싸우는 전쟁에서 나오기도 한다.

내공을 이루기 위한 다음 조건은 자신감(확신 신앙 신념)이다. 성공한 기업가들의 자서전을 보면 좌절로 이어지는 자신감이 많지만 3번 4번의 좌절이 그들의 자신감을 꺾지 못한 것을 발견한다. 자신감과 사랑이 없다면 포기하게 되므로 자신과 자기 경험과 자기 관념과의 전쟁을 포기하게 된다. 결국 싸워봐야 드러나는 자신의 빛나는 개성은 가공되지 않은 원석으로 흙속에 남게 된다.

최근까지 인기를 끌었던 ‘빅뱅’의 누적 입장권 판매가 2조원이다. 그런데 ‘방탄소년단(BTS)’은 이제 막 시작이라서 영국에 30조를 벌어주었다는 ‘해리포터’의 작가 ‘조앤 롤링’을 능가할 것으로 기대가 된다. K-POP이 국가적인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어서 공연산업이 주력산업이 된다는 말도 들린다. 유튜브에서 POP에 관한 조회수에서 1등 BTS는 42% 2등은 10%인데 그들은 어떻게 빛나는 개성을 발현시켰을까? 글로벌 42%는 미국이 가진 압도적 패권의 수치이다.

BTS는 어떤 분야에서 제국을 이루었다. 일시적 흥행을 떨친 선수와 가수와 음악가는 있었지만 이렇게 조직적인 군대(BTS의 팬들은 스스로를 군대 Army라고 부름)를 구성한 한국인은 없었다. 기획자 ‘방시혁’은 애초에 BTS 멤버를 작사 작곡 안무가 가능한 예술가들로 구성했다. 자기 내부에서 개성을 발견하여 작곡가지 가능한 예술의 경지에 올리지 않고 외모나 춤으로 아이돌을 조직하여 연습을 시키고 방송출연으로 띄웠던 기존의 공식은 더 이상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었다. 관리하는 조직은 예술가를 월급을 받는 하청업자로 만든다. 예술가 존중의 기본은 관리가 아니라 자생 자발 자율이다. BTS는 예술가답게 행위예술을 한 것이다. 공연을 한다는 느낌이 아니다. 그래서 공연산업을 키우자며 뒷북을 치는 관계자들이 예술가들을 망칠까 두렵다.

화가라면 흑인 피카소로 불리던 ‘바스키아’가 일찍 사라져버린 이유를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바스키아’는 잘 팔리던 그림의 물량을 관리하고 독촉하던 갤러리가 죽게 했다. 필자는 화가이기에 그런 상황을 직접 겪어보아서 그림의 가격이나 유통을 신중히 다룬다. 후원해주는 사람이나 단체가 예술가의 영혼을 망가뜨리는 일은 늘상 있는 일인데 대중들은 그렇지 않은 성공적인 경우만 매스컴에서 보게 된다. 10대의 감수성으로 젊은 고민을 그대로 담아 작사 작곡했던 BTS들은 내밀한 감수성을 기본으로 곡절마다 빛나는 개성을 쌓았다. 그리고 팬으로 부르기에는 부족한 자발적 군대 Army가 조직되었다. 지켜주고 싶은 개성을 발견하고 더 빛나게 하자. 지켜주고 싶어야 Army가 생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