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김성은 문체부 미래문화전략팀장 “문화비전 2030, 국민 삶의 질 개선을 위한 방향점”
[인터뷰]김성은 문체부 미래문화전략팀장 “문화비전 2030, 국민 삶의 질 개선을 위한 방향점”
  • 임동현 기자
  • 승인 2018.08.16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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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있는 문화, 개인 자율성 보장되고 공동체 다양성 실현되고 사회 창의성 확산돼야 가능”

‘사람이 있는 문화’ 문화체육관광부가 제시한 ‘문화비전2030’의 비전이다. 문체부는 자율성과 다양성, 창의성을 가치로 두고 3대 방향과 9대 의제를 제시했다. 사람과 생명, 인간 감성의 문화, 공정과 상생의 문화 등 문체부가 그린 그림은 다양했다.

하지만 아직 문화비전 2030은 우리 곁에 와 닿지는 못하고 있다. 아직까지 ‘구체적인 방안이 없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언젠가는 실천이 되어야하지만 아직 실천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 없다.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을 목표로 하고 있는 문화비전 2030은 어떻게 만들어지고 무엇을 바라보고 있을까? 그 답을 듣기 위해 문화비전 2030을 만든 문체부 미래문화전략팀의 김성은 팀장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날 인터뷰는 본지 이은영 발행인과 이창근 편집위원이 함께 자리했다.

▲ 김성은 문화체육관광부 미래문화전략팀장

미래문화전략팀의 주요 업무에 대해 소개해달라

지난해 9월 기조실 안에 새로 신설됐다. 각 실무들이 현안에 매어있다보니 정책의 발전을 위해 필요한 부분임에도 하지 못하는 것들이 있는데 이를 장기적인 시각에서 들여다보고 고민하자는 것이 조직 속에서 나왔고 그 의식으로 팀이 만들어지면서 4차 산업혁명, 일자리, 남북 교류 등에 접근해갔다.

전략팀은 어떤 제시를 한다기보다는 플랫폼으로 장을 만들고 새문화정책 준비도 하면서 실무과도 소통하고 관련된 여러 분들과도 연결시키며 중간에서 최종안을 만들어내는 매개 역할을 한다.

어떻게 보면 정해놓은 것 없이 맨바닥에서 시작하는 거다. 문화비전2030을 바라보는 기조를 만들어야하는데 중요한 아젠다가 무엇인지부터 시작해서 사전에 무엇인가를 해야할 지도 정해놓은 것 없이 시작했다. 그 역할을 지금도 하고 있는 것이다. 

'사람이 있는 문화'라고 문화비전2030의 성격을 규정했는데, 근본적인 철학이 부재한 것 같다

‘사람이 있는 문화’라는 표어에 어느 정도 드러나 있다고 본다. ‘사람이 있는 문화’란 무엇인가를 생각해봤을 때 개인의 자율성이 보장되어야하고 공동체의 다양성이 실현되어야하며 사회의 창의성이 확산되어야한다고 봤다. 그것이 고스란히 3대 방향으로 이어졌다. 

준비단을 구성하고 고민하면서 문화, 체육, 관광 각각의 영역을 따로 보지 말고 큰 틀에서 보면서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이슈들을 넓게 생각해보자고 했다. 지금 우리가 어떻게 살고 있나를 보면 긍정적인 부분도 물론 있지만 사회 전반적으로 신뢰가 떨어져있고 갈등과 혐오가 존재하고 있다. 

과연 이 상황에서 어떤 것들이 필요한가? 서로 이해하고 공감하고, 통합까지는 아니더라도 상대방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단계를 거쳐야하는데 그러려면 무엇이 필요한가 해서 보니 개개인의 자율성과 다양성이 보장되어야하고 그래야 창의성도 보장된다고 봤다. 그 세 가지를 어우려서 ‘사람이 있는 문화’가 나온 것이다.  

한편으로는 구체적인 방안이나 철학이 없어 ‘추상적이다’라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가장 많이 받은 지적이다. 추상적. 하지만 우리가 하는 일은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고 그렇기에 추상성이 없을 수가 없다. 구체적으로 성과를 보여줘야하는 것은 각 파트가 해야하는 일이다. 

식상하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식상함은 우리도 걱정했던 부분이다. ‘사람이 있는 문화’라고 정해지고 나서 보니 뭔가 식상하고 정부의 말을 따라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렇지만 뜻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보고 ‘사람 중심’이라는 생각으로 밀어붙였다. 사람의 시각이 있어야 할 수 있다는 뜻이 담겼다.

결국은 앞으로 계속 보여드리는 길밖에 없다. 정책이라는 것이 갑자기 확 뒤집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비전을 만들어 방향점을 설정했기에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 본다. 

문화비전 2030도 있지만 각 분야별로 비전도 만들었다. 관광, 스포츠, 예술 등 각자의 비전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예술의 자율성, 독립성 보장의 세부적인 부분이 담겨있고 컨텐츠도 4차 산업 혁명의 방향성 부분에서 어떤 식으로 할 것인지가 담겨져 종합적인 그림으로 담겨져 있다.

문화비전 2030의 목표는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이다. 우리나라의 행복지수가 높게 나오지 않는데 그것은 설문조사를 통해 나온 결과고 객관이 아닌 주관이다. 내가 행복하지 않다고 느끼는 이들이 많다는 것이다. 왜 행복하지 않을까라는 질문으로 시작했고 그것을 정책화할 때 구체적인 부분이 무엇인가를 봤다.

첫 가치는 여가다. 개인의 문화권리가 확대되어야 다양성도, 창의성도 나올 수 있다. 문화예술인과 종사자의 지위와 권리가 보장이 되어야하고 ‘미투’가 촉발된 현 상황에서 성평등 문화가 실현되어야한다.

문화다양성 보호와 확산은 문체부의 중요 정책이지만 추상적인 부분이 많다. 구체화를 위한 비전을 이행하며 보완해야한다. 공정하고 다양한 문화생태계 조성과 더불어 지역문화분권의 실현이 필요하다. 분권의 목표는 다양성이다. 각 지역이 지닌 각기 다른 문화와 다양성을 감안해 지원하자는 것이다. 

창의성 확산은 그 전의 부분을 확대한 것이다. 예술 안의 창의성을 문화 산업에서의 창의성으로 넓혀 사회 혁신을 향해 가면서 문화가 가진 창의성 역량을 결합해 만들어가자는 것이다. 문화자원의 융합역량 강화해 각각의 융합은 물론 다른 영역의 융합도 찾아보고 미래와 평화를 위한 문화협력의 확대, 문화를 통한 창의적인 사회혁신도 중요한 과제다.

사회문화부총리제도 도입을 제시했는데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당장 협의가 진행된 것은 아니고 이것이야말로 장기적으로 봐야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문체부가 혼자하는 것이 아니라 다자가 함께 협력해야만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줘야하고 협력으로 국민의 삶이 향상된다면 그에 대한 구체적인 정책이 나와야 부총리가 가능할 것 같다.

지금의 2030비전을 충실히 실천해서 통합의 문제들, 협력의 문제들이 무엇인지를 보여주고 보는 이들이 ‘아, 문체부와 협력을 해야 더 좋은 것을 만들 수 있겠구나, 문화가 정부의 아젠다를 끌고 가야하는구나. 성과가 조금씩 보이고 기대가 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어야한다.

남북문화교류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민간에서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 고무적이지만 남북 관계는 항상 변수가 많기에 정부 자원에서는 조심스런 부분도 있다. 북핵이 중요한 이슈인데 어느 정도 제제가 풀리기 전까지는 문화체육교류가 소통의 중요한 창구일 수밖에 없다. 사실 문화만큼 소통하기 좋은 것이 어디 있나. 여러 이야기가 나오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민족 동질성 회복, 우리가 서로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것을 중심으로 검토하자는 것이다.

중단됐던 사업들을 중심으로 단계별로 해나가자. 서로 윈윈할 수 있는 것들, 서로가 해 나가자고 합의한 분야들을 먼저하려한다. 우리말 사전이나 통일문학, ‘가을이 온다’ 같은 것이 그것이다. 이것은 우리가 일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협의를 해야한다. 

▲ 지난 6월 '문화비전 2030'을 발표하는 도종환 문체부 장관 (사진제공=문화체육관광부)

합리적인 문화정책 방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어려운 질문이다. 장관님께 물어봐야하지 않나(웃음). 문화비전2030을 만들기 전부터 생각했던 것인데 협치가 굉장히 어려운 것이지만 지향해야한다고 본다. 

실무적으로 보면 사실 부서마다 여러 문제가 있어 어렵고 마치 문체부는 모든 것에서 열외이고 문체부만 특수성을 가지고 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문체부가 그 동안 많은 제안을 했지만 규정이 없어서, 인력이 없어서, 시간이 없어서 등의 이유로 되지 않은 것이 많았다. 신뢰를 쌓아야하고 그를 통해 협치가 이루어져야한다.

물론 과정에서 시행착오도 있을 것이고 결과가 나오지 않아 답답함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정말 쉽지 않다. 하지만 그 길로 쭉 가야한다고 본다. 

‘e나라도움’ 등 문화인들에 대한 보조금 지급에 대한 개선의 목소리가 높다

비전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논의도 있었고 이슈로 제기되기도 했는데  예술국과 재정담당국이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행정분야에서 하기에는 어려운 일인 게 사실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추진되고 있는 정책이나 사업이 있다면?

문화 체육 관광 각각의 영역에서 기술을 융합해서 새로운 시장을 가져가는 컨텐츠를 가지는 작업이다. 체육은 빅데이터를 활용해 건강 증진 할 수 있도록 하고 관광은 이동하는 사람들의 위치 정보를 따라 정보가 제공되고 이를 통해 지역관광을 활성화하도록 하고 문화예술은 누구나 예술가가 되는 가능성을 확산하면서 본인의 생각이 작품으로 나오게 하는, 그리고 그렇게 할 수 있는 분들을 찾아가는 것이다. 각각의 구체적인 사업을 통해 진행되는 것이다. 

또 하나는 부정적인 영향들, 예를 들어 문화적 퇴행이나 엄청나게 늘어난 여가 시간의 문제인데 이를 어떻게 해결할지 찾아가는 중이다. 인문학적으로 큰 아젠다를 잡아서 가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