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차르트와 살리에리의 단막 오페라, 한 자리에서 본다
모차르트와 살리에리의 단막 오페라, 한 자리에서 본다
  • 임동현 기자
  • 승인 2018.08.31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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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오페라단 <모차르트와 살리에리-'극장지배인', '음악이 먼저, 말은 그 다음>

영화 <아마데우스>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모차르트와 살리에리의 오페라를 같은 날, 한 자리에서 만나는 기회가 마련된다.

서울시오페라단은 오는 9월 12일부터 16일까지 모차르트와 살리에리의 단막 오페라를 한 자리에서 만나는 <모차르트와 살리에리-'극장지배인', '음악이 먼저, 말은 그 다음>(이하 <모차르트와 살리에리>)을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선보인다.

▲ 모차르트 <극장지배인> (사진제공=세종문화회관)

1786년 오스트리아 황제 요제프 2세는 당시에 문제가 많았던 오페라 문화계를 풍자하는 작품을 만들라는 명을 내리며 경연을 개최한다. 이 경연에 당시 떠오르는 작곡가였던 모차르트와 궁정음악가로 명성을 얻고 있던 살리에리가 응했고 두 사람은 <극장지배인>과 <음악이 먼저, 말은 그 다음>으로 한 무대에서 경연을 펼친다.

모차르트의 <극장지배인>은 경연 나흘을 앞두고 전곡이 완성된 작품으로 당대 오페라계에 만연했던 후원자의 요구로 인해 가수 캐스팅이 좌우되는 문제를 오디션에 참가한 여가수들이 서로 자신이 프리마돈나가 되려고 대결하는 이야기를 통해 흥미진진하게 그린 작품이다.

자국어인 독일어로 오페라를 작곡했으며, 스스로 '음악이 붙은 1장의 희극'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음악의 비중이 낮은 대신 대사가 많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번 <극장지배인>은 모차르트 역을 오페라 가수가 아닌 배우로 캐스팅하고 대사를 우리말로 진행하며 관객의 부담감을 줄이는 대신 재미를 늘렸다.

바리톤 정지철과 염현준이 극장장, 배우 김두봉과 송철호가 모차르트, 소프라노 오미선과 박은미가 헤르츠와 엘레오노라, 소프라노 정혜욱과 장혜지가 질버클랑과 토니나 역으로 출연한다.

▲ 살리에리 <음악이 먼저, 말은 그 다음> (사진제공=세종문화회관)

살리에리의 <음악이 먼저, 말은 그 다음>은 나흘 만에 오페라 작품을 완성해야하는 작곡가가 미리 써놓은 곡에 가사를 붙일 작가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쉽고 친숙한 음악으로 풀어낸다.

당시 유럽 오페라계의 대세였던 이탈리아어로 작곡됐으며 바리톤 오승용과 김재섭이 살리에리, 바리톤 송형빈과 베이스 박광우가 작가, 테너 노경범과 위정민이 후원자 역으로 출연한다.

이번 공연은 각기 다른 캐릭터와 작품의 매력을 더 흥미롭게 전하기 위해 대극장이 600석 규모의 M씨어터에서 진행되어 캐쥬얼하면서 유쾌하게, 등장인물의 숨결을 느끼면서 생동감 넘치는 라이브 연주를 들을 수 있다.

2010년 대한민국 오페라대상 연출상을 수상했고 캐릭터의 심리를 극적으로 표현하는 연출가라는 평을 얻고 잇는 장영아 연출가와 '오페라 마티네'를 통해 서울시오페라단과 호흡을 맞춰온 구모영 지휘자와 오케스트라 '더 피니'가 연출과 지휘, 음악을 맡는다. 

장영아 연출가는 "영화와 연극에서 모차르트와 살리에리를 라이벌로 표현했고 많은 분들이 그것을 사실로 생각하고 있어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실제 역사는 '살리에리는 정말 훌륭한 선생이었다'고 할 정도로 친했고 같이 고뇌하는 작곡가였다"면서 "누가 최고가 되려는 경쟁이 아닌 서로 발전하려는 선의의 경연"이라고 밝혔다.

구모영 지휘자는 "이 작품은 경연이 모티브지만 경연의 개념보다는 두 작곡가의 '고뇌'에 무게가 있다"면서 두 작품을 통해 당시 작곡가들이 함께 고민하고 연구했던 부분을 느낄 것을 당부했다.

이경재 예술감독은 "오페라 무대를 만들어 사람들에게 오라고 하는 것보다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소재로 관객을 오게 만들려는 생각이 <모차르트와 살리에리>를 공연하는 이유"라면서 "한국어와 독일어, 이탈리아어를 함께 한다는 것이 부담스럽기도 했지만 관객들에게 극의 재미를 살리기 위한 방법이었다. 많은 분들이 오페라의 재미를 이번 공연을 통해 느끼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