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종묘제례악 일무 분야 이수심사, 심사위원 구성, 태도 문제 있었다"
[단독] "종묘제례악 일무 분야 이수심사, 심사위원 구성, 태도 문제 있었다"
  • 임동현 기자
  • 승인 2018.09.03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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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심사위원이 '지적질'하며 심사 주도",청와대 탄원도

<종묘제례악> 일무 분야 이수심사에서 특정 심사위원의 평가 태도 문제와 평가 진행이 매끄럽지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됐고 문제점을 해결할 것을 요구하는 청와대 청원까지 나왔다.

시험 당일 갑작스럽게 평가 방식이 변경되면서 지원자들의 혼란을 유발하고 심사위원이 못마땅한 표정과 손짓을 연발하며 지원자들의 심리를 위축시킨 정황이 나온 것이다.

3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 "저희는 지난 8월 28일,  <종묘제례악> 일무 분야 이수시험에 지원하였던 지원자들입니다. 현재 이수심사 중인 2018년도 국가무형문화재 제1호 종묘제례악 이수심사의 문제점과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말씀드리는 부분에 관심 가져주셔서 무형문화재(일무)의 전ㆍ이수자들의 지속가능한 환경을 부탁드린다"는 청원이 들어왔다.

▲ 종묘제례악

이들은 "<종묘제례악>은 악ㆍ가ㆍ무(樂歌舞)가 함께 협연되는 단체종목으로 평가도 협연으로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협연으로 평가 시 각 파트별(악ㆍ가ㆍ무) 평가가 완벽하게 되고 있는지를 이번 이수평가로 의문을 가지게 됐고, 각 파트별 평가를 완벽하게 할 수 있는 심사위원으로 구성으로 이루어 졌는가에 대한 의문도 가지게 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올해 시험은 지난해와 달리 주요 소리를 내는 관악(대금, 피리)과 타악(편경)을 필수 악기로 참여시키고, 객원을 투입시켜주었지만 음악이 흔들리면 '일무'가 많은 영향을 받기 때문에  지원자들 중 일부는 엄청난 부담으로 인해 당일 시험포기를 하고 이로 인해 일무 지원자들이 큰 영향을 받게 된다면서 "일무 지원자들은 (안정적인) 오디오 음원으로 시험을 보는 것이 좋으며 어렵다면 모두 객원으로 진행해 음악의 안정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일무는 집체무이기에 일무원들끼리 호흡을 맞추는 것이 매우 중요하지만 심사위원들이 이 호흡을 보지 않고 단순히 음악하는 사람들에게 맞추어 무용을 하는 방법을 택해 심사 방법에 문제가 많다는 점도 지적됐다.

지원자들은 "이수평가를 통해 일무의 특수성을 인지하지 못하는 답답한 심정으로 <종묘제례악>은 전수를 쉽게 후배들에게 추천하게 되는 종목이 아니라는 것을 문화재청이나 국립무형유산원 관계자분들은 꼭 알고 계셨으면 좋겠다. 이수평가는 더 많은 전수자를 장려해주고 더 많은 이수자를 발굴해내기 위한 평가가 되어야 하는데 어떻게 해서든 평가에서 떨어뜨려 이수자 숫자를 줄이는 목적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특히 지원자들이 가장 반발한 것은 평가 당일 갑작스럽게 바뀐 시험 방식과 심사위원의 태도였다. 

지원자들은 "오전 10시부터 시작이라 새벽부터 준비했다. 긴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오전 10시부터~오후1시 조금 넘은 시간까지 1차 시험을 진행하고, 2시에 면접 시작이라고 공지해 응시자들은 점심도 못 먹고 대기 중이었다. 그런데 심사위원 식사시간을 이유로 3시에 면접을 시작하는 등 시험당일 평가방법을 일방적으로 통보하고, 시험 보는 중간에도 심사위원의 당일 요구에 따라 계속 평가방법이 바뀌어 공지됐다"고 밝혔다.

또 "일무 단체평가의 경우 단체 시험을 보겠다고 하였으나 두 번 세 번에 걸쳐 나눠 시험을 보겠다고 하는 등 심사의 형평성과 이유도 모른 채 합당하지 않은 시험을 불안하게 마쳐야 했다"는 점도 전했다.

이와 함께 "일무는 단순한 무용으로 볼 수 없는 의식무용으로 일무를 경험하고 지식을 가진 분이 심사에 참여해야한다고 생각한다. 단체종목이라도 음악하는 분들이 무용을, 무용하는 분들이 음악을 평가하는 것이 의문이다"라면서 심사위원의 선정 및 태도에 문제가 있다는 점이 지적됐다.

본지 취재 결과 무용을 전공한 한 심사위원은 평가 당시 표정과 손짓으로 못마땅함을 그대로 드러내고 심사위원에게 귓속말을 하는 등 심사를 유도하는 듯한 '지적질'로 일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이 청원은 이날 오후 16시 20분 현재 86명의 동의를 얻었고 "공지나온 직후, 평가 전에 청원할 내용 아닌가? 준비가 미흡한데서 나온 투정으로밖에 안보인다", "몇 곡만 시험봐서 어떻게 이수자가 되느냐? 일무 이수평가 전곡 다 보게 해달라"는 의견도 제시됐다.

평가를 주관한 문화재청 국립무형유산원 측은 "아직 청와대 청원 내용을 확인하지 못했다"면서 "청와대 국민청원이 들어오면 소관 기관으로 내용이 이첩이 된다. 내용을 정확히 확인한 후 방안을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