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영 작가,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 최종 수상자 선정
정은영 작가,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 최종 수상자 선정
  • 임동현 기자
  • 승인 2018.09.06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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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국극' 프로젝트 진행, 예술실천의 정치적 힘 역설

정은영 작가가 국립현대미술관과 SBS문화재단이 공동 주최하는 2018 '올해의 작가상' 최종 수상자로 선정됐다.

지난 2012년부터 시작된 올해의 작가상은 한국현대미술의 가능성과 비전 그리고 새로운 대안을 제시할 작가들을 지원, 육성하기 위해 기획된 것으로 한국 현대미술의 새로운 경향 및 담론을 이끌어내면서 한국미술문화의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 정은영 작가 (사진제공=국립현대미술관)

수상자인 정은영 작가는 1950년대 대중적 인기를 누렸지만 전통극으로도, 현대극으로도 자리 잡지 못한 채 잊혀진 '여성국극'에 대한 연구와 조사, 분석에 기반을 둔 프로젝트를 수행해왔으며 이번 전시에서 신작 6점을 비롯한 영상과 아카이브, 설치 등 총 11점의 작품을 선보였다. 

작가는 여성국극을 기억하거나 설명해온 기존의 역사쓰기 방식을 의도적·적극적으로 유예시키고, 그것을 둘러싼 담론과 기억의 뒷면에 머물고자 했으며 나아가 이 유예된 시간을 공간이라는 부피의 감각으로, 수행이라는 신체 움직임으로 채워내고자 한다. 

이를 통해 작가는 여성국극의 본질을 찾아 회복시키기보다는, 감각적 변이를 통해 여성국극이 가진 보다 변칙적이고 퀴어한 예술실천의 정치적 힘을 역설하고 있다.

▲ 정은영_유예극장, HD 단채널 영상, 35분 12초, 2018

정은영 작가는 여성국극단의 대표적 공연장이었던 명동예술극장(구 한일관)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등에서 촬영한 <유예극장>과 <나는 왕이야>, <가곡실격-사잇박> 등의 신작을 발표했다. 

또한 2009년부터 지금까지의 연구와 조사를 기반으로 여성국극 원로배우들의 사진과 친필액자, 공연영상 등을 중심으로 구성한 <보류된 아카이브>를 통해 사적 자료의 나열로서의 아카이브를 지양하고, 오히려 여성국극 원로배우들과 예술관, 공연 장면, 그들의 사진으로 구성된 이미지로 구성된 창조적 아카이브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여기에 대만과 일본, 한국에서 여성국극 전수자인 남은진 배우와 각국의 남성들로만 구성된 게이코러스가 함께 진행한 <변칙 판타지> 공연영상 3편을 공개했다.

심사위원장인 수잔 코터 무담 룩셈부르크 관장은 “정은영의 시도가 현대미술의 형태를 빌어 사라져가고 있는 전통예술을 다룬다는 점, 그리고 성정체성의 위치를 무대 형식의 예술로 풀어낸 점이 돋보였다”고 평했다. 

SBS문화재단은 10월 7일, SBS채널을 통해 '올해의 작가상 2018' 작가들의 작품세계를 담은 현대미술 다큐멘터리를 방영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