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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비리 철퇴 서울예대 총장, 사퇴보다 학교 권력 장악 공고히 들어가나
아들 유태균 교수, 개인 송사 관련 학교법인 변호사 유용 의혹도
2018년 09월 16일 (일) 21:21:08 이가온 기자/김수련 기자 press@sctoday.c0.kr

침묵하는 서울예대, 대학은 총장 일가의 재산이 아니다

공공교육을 담당하는 학교가 총장 일가의 권력에 좌지우지되고 있다. 서울예대는 우리나라 문화예술분야에서 걸출한 인재를 배출하고 최고의 대학으로 꼽힌다. 하지만 화려한 겉모습 뒤에 총장 일가의 절대 권력이 자리하고 있다.

   
▲서울예대 로고.(사진=홈페이지)

설립자, 총장, 아들 3대에 걸친 세습 경영과 교수진부터 법인이사회까지 혈연으로 이어진 족벌사학의 단단한 고리가 여전히 끊어지지 않고 있다.

지난해 서울예대 사학비리와 족벌경영 문제가 본격적으로 제기됐다. 국가보조금과 학생들의 입학전형료, 등록금은 ‘성과급’으로 총장과 그 일가가 거머쥐었다. 부적정 특성화사업비 집행과 장기 해외출장, 총장의 자의적 교수업적평가와 각종 서류 위조, 친일파 설립자 묘소참배 동원 등 각종 비리들이 봇물처럼 쏟아져 나왔다.

의혹이 거세지자 올해 4월, 유덕형 총장은 "모든 책임은 내게 있다"며 학교 홈페이지 공지사항란에 성명서를 통해 직접 총장직 사퇴의사를 밝혔다. 그는 글에서 '교육부의 감사결과의 경중이나 이사회 논의 결과에 관계없이 사퇴할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고 전했다.

   
▲유덕형 서울예대 총장이 지난 4월 사퇴의 변을 학교 홈페이지에 올렸다.(좌) 그러나 9월 말 16일인 오늘자까지 유총장의 인삿말은 홈페이지에 그대로 게재돼 있어 사퇴할 의사가 없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사진=서울예대 불꽃집회 페이스북(좌), 서울예대 홈페이지 총장인사말 캡쳐)

교육부는 서울예대에 대한 특별조치로 실태조사를 벌였다. 5월 밝혀진 실태조사 결과, 학생들이 우려하고 언론이 보도했던 여러 비리 의혹들은 전부 '사실'로 드러났다.

실태조사 결과 발표 이후  교육부는 서울예대와 관계자들에 대해 '업무상 횡령 혐의'로 유덕형 총장을 경찰에 수사 의뢰하고, 학교 관계자 47명에 대한 징계 요구와 부당 집행금을 전액 회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5월 교육부 실태조사 이후 크게 달라진 거 없어··· 총장 ‘병가’로 해임 보류 상태

하지만 현재 이 사항들이 제대로 이행되고 있는가에 대해서 의문이다. 오히려 논란이 잠식되고 어수선한 상황 속에서 총장과 그 일가는 다시 ‘권력 다잡기’에 시동을 걸고 있다는 소식들이 들려오고 있다.

최근 서울예대 실용음악과 장기호 교수가 일방적으로 파면을 당하며 학생들이 다시 분노하기도 했다. 장 교수는 서울예대미래교수포럼에서 활동하며 학교 이사진의 비정상적 운영에 문제를 제기했다. 교직원들의 생사여탈을 결정했던 총장의 자의적 교수 평가와 인사권 문제는 그동안 제기됐던 비리 의혹 중 하나였다. 실태 조사 이후에도 달라진 게 전혀 없는 셈이다.

앞서 말했던 총장 자신이 사퇴의사를 분명히 밝힌 성명서는 서울예대 홈페이지 공지사항 게시판에서 삭제된 상태다. 오히려 유 총장은 현재 '병가' 를 내고 총장직 사퇴 혹은 해임 절차를 뒤로 미루는 중이며, 교수들 사이에서는 유덕형 총장 해임처분 취소 탄원서가 암암리에 돌고 있다.

   
▲지난 8월 초 모 학교법인 이사장의 장례식장에 유덕형 총장 명의로 전달된 조화.

이런 가운데 지난 8월 초,  모 학교 이사장 장례식장에 서울예대 총장 유덕형 이름으로 보낸 조화가 놓여있기도 해 서울예대 사태를 아는 이들에게 의구심을 자아냈다. 이와 관련해서 서울예대 학교 측은 “현재 교육부 감사 결과를 통보받는 중에 있어서 바로 총장직 사퇴나 해임 절차가 ‘보류’된 상태다”라고 전했다.

“유 총장만 물러난다고 해결될 일 아냐, 법인이사 부인·교수 아들 총장 일가 여전히 학교 장악”

문제는 유 총장이 물러나고 총장 하나 바뀐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학교와 재단을 여전히 총장 일가가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의 부인은 학교 법인이사직, 매형은 법인이사를 맡고 있다. 아들은 영화과 교수, 누나는 석좌교수를 맡고 있으며 학교 이사장은 총장의 친구다. 총장 일가의 권력은 지난 50년간 학교 인사권 및 재정 운영권을 틀어쥐고 있고, 학교 정책에 반발하거나 문제를 제기한 교수는 불이익을 당했다.

현재 영화과 교수직으로 있는 유 총장 아들은 학교 재단(동랑재단)의 비용으로 사업을 운영하는 등 교비로 사익을 얻고 채무 변제 등 개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 사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최근 부인과 이혼소송재판을 진행하면서 학교재단변호사와 대형 로펌 변호사를 대동해 변호사 선임 비용의 출처에 대한 의혹 역시 떠안고 있다.

유태균 교수와 관련해 학교와 유 교수 본인에게 여러 차례 전화와 문자를 남겼으나 학교는 윗분에게 물어보고 답변을 주겠다는 도돌이표 답변만 돌아왔다. 유 교수 또한 전화를 받지 않았고 문자를 보냈지만 돌아오는 답은 없었다.

학교 법인이사직을 맡고 있는 유 총장의 부인 A씨 역시 부적정 특성화사업비 집행과 교비로 출장비를 지출한 사항으로 문제 제기된 인물이다. A이사는 법인이사로서 지닌 선결권과 총장 부인이라는 족벌 권력으로 학교를 주무르고 있다.

A이사는 정부의 특성화 사업비가 나오자 2015년부터 3년간 100일에 걸쳐 인도네시아 출장을 다녀왔다. 2015년 1월부터 인도네시아 방문을 주도해 2017년 2월에 14일, 8월에 28일, 2018년 1월에 12일 수시로 머물렀다. 학교 측의 반대에도 거금 2천만원을 들여 필요치 않은 인도네시아 전통악기 가믈란을 구입했다. 서울예대 학생 중 한 명은 지난 3월 학생집회에서 “사다 달라고도 안 했고, 다룰 사람도 없고, 심지어 음악 교수조차 쓸 줄을 몰라서 (악기들이) 그냥 방치되고 있다”고 발언했다. 지난 조사 때 A이사의 인도네시아 체제비 중 일부가 교비로 집행된 정황이 드러나며 비판을 피할 수 없었다.

   
▲서울예대 미래교수포럼 지난 4월 발표한 비상대책위 제안문(좌)과 총학생회 '서행'의 대자보. 이후 미래교수포럼 장기호 교수는 석연치 않은 사유로 해임됐다.(사진=서울예대 불꽃집회 페이스북 캡쳐)

또한 A이사는 이러한 족벌권력을 등에 업고 일방적으로 2010년 며느리에게 거주하는 집을 학교재산으로 환원하기로 했으니 퇴거하라는 내용증명과 2013년 명도소송을 제기, 취하하기도 했다.

유 총장과 그 일가는 교육기관인 대학의 경영자로서 지녀야 마땅할 도덕성, 윤리성, 민주성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경영자는 소수 지배체제로 법인과 학교를 좌지우지하고 있다.

“서울예대는 엄연히 ‘교육의 공공성’ 이행해야 할 학교, 나몰라라식 대처 안돼”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서울예대 설립자 유치진 동상. 교내에 위치하고 있으며 학교 측이 학생들에게 참배를 강요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법인재단 하의 사립학교라 하더라도 서울예대는 ‘교육’이라는 공공사업을 이행하는 ‘학교’라는 공공기관이다. 소수의 이사진이 사학을 자신들의 ‘사유재산’으로 만들면서 사학은 ‘교육’의 가치와 점점 멀어졌다. 사립학교의 자율성과 자주성은 이사장의 절대 권력에 의해 판단되는 게 아니라 교육의 공공성이라는 헌법상의 가치 아래 있다.

학교의 진짜 주인은 ‘학생’들이어야 한다. 무엇보다 대한민국 대표 예술교육기관으로서 학내에서 일어나는 비교육적인 일들을 묵인하고 나몰라라식 대처는 학교의 이름에 먹칠을 하는 셈이다.

최근 상지대 정상화·교육부 사학비리 척결 등 사학비리 문제 다시 환기

최근 학계 및 정계에서도 사립학교들의 사학비리 문제 쇄신을 위해 촉각을 세우고 있다. 오랜 기간 동안 사학비리로 몸살을 앓아온 상지대는 최근 문제가 된 구 재단 인사들을 실질적으로 배제하고 정식 이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정상화 기틀을 마련했다.

지난 9일 열린 ‘상지학원 정이사체제 출범과 향후 발전방향’을 모색하는 간담회를 열어 대학 정상화의 기틀을 마련할 중장기 과제를 설정하고 공영형 사립대학 전환에 대해 논의했다.

교육부 역시 ‘사학비리척결 태스크포스’를 꾸리고 추가 감사 작업을 진행하고 8월 말 대학기본역량진단 최종 결과를 발표를 예고해 많은 학교들이 숨죽이고 있다.

사학비리 문제는 ‘그들만의 문제’, 그들끼리의 ‘공공연한 비밀’로 치부해서는 안 될 사안이다.
‘족벌 경영’, 사학비리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는 서울예대 문제를 이대로 묵인한다면, 사학비리의 고리는 결코 끊어지지 않을 것이다.

서울예대 학생들은 페이스북에 ‘불꽃집회’라는 커뮤니티를 개설하고 “아직 해결되지 않은 사학 비리를 절대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보다 나은 교육 환경과 깨끗한 학교 경영을 위해 끝까지 개선해 나갈 것”이라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총장 일가는 책임 회피를 위한 도피성 꼼수 사퇴가 아니라 책임자로서 당당한 자세, 학교를 위한 결단력 있는 판단을 내려야 할 때다. 사학비리척결을 내세운 교육부 역시 감사와 같은 일회성 조치로 변죽만 울릴 것이 아니라 사학비리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사립학교제도 보완과 비리대학에 대한 확실한 본보기를 보여줘야 한다. 우리나라 대중예술의 허리를 책임질 인재들을 양성하는 서울예대 문제가 확실히 매듭을 지어 쇄신의 시간을 가져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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