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사진결혼'의 애환, 현대 무대로 느낀다
하와이 '사진결혼'의 애환, 현대 무대로 느낀다
  • 임동현 기자
  • 승인 2018.09.17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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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단 '근현대 희곡의 재발견' 시리즈, 윤백남의 <운명>

국립극단의 '근현대 희곡의 재발견' 시리즈 아홉번째 작품인 <운명>(윤백남 작, 김낙형 연출)이 오는 29일까지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공연된다.

2014년부터 이어져오고 있는 국립극단‘근현대 희곡의 재발견’은 한국 연극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 근현대 희곡을 현대 관객들에게  소개하는 기획 시리즈로 그동안 <국물 있사옵니다>, <산허구리>, <가족> 등 현대 관객들이 접하기 어려웠던 우리 희곡을 무대화했으며, 2018년에는 시리즈의 일환으로 <운명>과 <호신술>을 공연한다.

▲ <운명> (사진제공=국립극단)

<운명>은 이화학당 출신의 신여성이 하와이에 살고 있는 남자와‘사진결혼’을 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 작품으로 1920년대 흔히 있었던 하와이 사진결혼의 폐해를 드러내려는 사회적 의도로 창작됐으며, 작품 전반에서 일제강점기 한국인들의 삶과 애환을 엿볼 수 있다. 

당시 하와이의 척박한 노동환경을 견디기 힘들었던 조선인들의 탈선이 있었고 사진결혼을 통해 하와이로 건너간 여성들도 기대와 달리 불행한 결혼생활을 보내야했던 시대 상황이 반영됐으며 섬세한 대사를 통해 그려지는 이주민 부부들의 갈등은 당대 조선인들의 이주 과정, 종교 생활 등 다양한 삶의 모습을 보여준다.

또 사진 신부들의 실제 목소리를 담은 영상을 활용하는 등 현대극의 생생함을 담아내는 노력도 보여준다.

극단 죽죽의 대표이자 제1회 연강예술상 공연부문 수상자인 김낙형이 연출을 맡았고 양서빈, 홍아론, 이종무 등 2018년 국립극단 시즌단원으로만 이루어진 출연진이 탄탄한 호흡으로 극을 이끌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