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보는 문화재] 폭염과 집중호우 … 문화재피해, 예방을 위한 IoT 도입
[다시 보는 문화재] 폭염과 집중호우 … 문화재피해, 예방을 위한 IoT 도입
  • 박희진 객원기자
  • 승인 2018.09.18 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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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진 객원기자

8월 한 달 동안 곳곳에 집중호우가 쏟아졌다. 이번 여름 기록적인 폭염 끝에 불어 닥친 태풍과 무섭게 쏟아 내린 집중호우는 전국적으로 큰 피해를 남겼다.

문화재 역시 피할 수는 없었다. 지난 7일 문화재청(청장 정재숙)은 집중호우로 인한 문화재 피해 상황을 발표했다. 익산 미륵사지(사적150호)와 청주 안심사 대웅전(보물 제664호)은 석축이 유실되었고 고창 선운사 대웅전(보물 제290호)는 내림마루 기와가 떨어졌다. 안동 하회마을(국가민속문화재 제122호) 내 토석담장이 유실되고, 담양 소쇄원(명승 40호)도 소쇄원 내부 길의 토사가 유실됐다. 총 15건의 문화재에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조사되었는데 대체로 담장이나 석축이 무너지거나 토성 침하, 목조건물의 지붕 파손, 천정 누수, 기와 탈락, 나무 무너짐 등이 대부분이다.

문화재청은 집중호우 기간에 안전상황실을 운영해 비상근무를 하며 문화재 현장을 직접 관리하는 해당 지역의 지방자치단체와 긴밀히 연락하며 상황에 대처했었다. 호우 피해를 입은 문화재에 대해서도 2차 피해로 확산되지 않도록 응급조치를 하고 현장 상황에 따라 재난 대응과 안전관리에 최선을 다했다. 이번 문화재피해를 경험한 문화재청은 문화재 안전을 위해 관리 체계를 정비하고 관리 인력의 전문성을 강화하며 문화재 현장에 침입방지시스템(IPS)을 도입할 계획임을 밝혔다.

내년부터 문화재에 도입하게 되는 침입방지시스템(IPS)는 안전관리 대상인 문화재에 항시 인력이 상주할 수 없기 때문에 시스템을 통해 외부 침입자를 감지하여 숭례문 화재사건처럼 인위적인 훼손으로 인한 피해는 예방할 수는 있게 됐다. 하지만 지난해와 같은 지진이나 올 여름과 같은 폭염, 집중호우 등은 예상할 수는 없다.

침입방지시스템(IPS)는 정보통신기술 융합을 통하여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인터넷으로 주고받는 기술(IoT)의 하나이다. 내년부터 도입한다는 침입방지시스템(IPS)도 문화재 관리에 도움이 되는 시스템이지만 이 외에도 문화재 환경변화를 감지할 수 있는 문화재 온·습도 관리 및 문화재 환경의 공기 중 오염도 측정, 문화재의 수평·수직 변화 감지 등 환경감시시스템부터 도입 되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이러한 환경감시시스템은 문화재 상태를 실시간 감지할 수 있는 예민한 센서를 통하여 감지되는 문화재 환경의 변화들을 측정하고 문화재가 노화되는 상태에 따라 관리 범위의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문화재청에서는 문화재 상태를 면밀히 분석하여 관리되어야 할 기준을 마련하고 실시간 변화되는 환경에 대한 측정은 전문 위탁업체에서 관리되어야 한다. 즉, 문화재 관리는 문화재청에서 관리하고 문화재환경에 대한 측정은 전문 위탁업체에서 관리하여야 지속적이고 집중적으로 예방 관리가 이뤄질 수 있다. 

문화재청이 내놓은 침입방지시스템 도입만으로는 인위적인 문화재 피해는 예방할 수 있지만 앞으로 우리가 경험하게 될 자연적 재난에 대비할 수 있는 대처로는 보기 어렵다. 한반도 기상이변과 지진, 화산폭발 등 예상치 못한 자연재해에 따른 지속적인 문화재 훼손과 재난에 대비할 수 있는 예방차원의 관리가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속적이고 집중적일 수 있는 문화재의 실시간 상태 점검이 이뤄져야 할 것이고, 주변 배수로 및 지형 등의 변화를 감지할 수 있어야 한다. 현행되고 있는 문화재 돌봄의 모니터링만으로는 대응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또한 지방자치단체에서 책임감 있는 문화재 관리가 이뤄질 수 있도록 문화재청이 직접 개입할 수 있는 문화재관리가 시급하다.

2009년 문화재 예방관리 사업을 시작으로 2010년 문화재 상시관리 활동이 운영되었다. 이것이 2013년 문화재 돌봄 사업으로 확대 운영되어 현재 전국적으로 문화재 관리에 주요 사업으로 추진되고 있다. 이 모든 것들이 문화재가 훼손된 후에 보수·복원하는 사후관리에서 훼손되기 전 선제적 대응으로 하는 사전 예방관리로 전환된 것이다.

우리는 이번 집중호우에도 최선을 다해 문화재를 지켜내려는 노력을 하였다. 하지만 결국 쏟아져 내리는 빗물에 쓸려 내려가는 문화재 훼손을 지켜만 봐야했다. 국지성 집중호우를 예상할 수 없는 비상상황이었다지만 결국은 노후 된 문화재의 상태를 미리 점검하고 호우에 대비하지 못했다. 준비가 부족한 결과이다. 노후 된 문화재의 시간을 부여잡지는 못하지만 우리의 소중한 문화재를 오래볼 수 있길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는 조금 더 세심하게 문화재 환경을 지켜낼 수 있는 전문가의 손길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