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지혜의 조명이야기]스마트시티에는 스마트 조명?
[백지혜의 조명이야기]스마트시티에는 스마트 조명?
  • 백지혜 건축조명디자이너/디자인스튜디오라인대표
  • 승인 2018.09.18 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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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지혜 건축조명디자이너/디자인스튜디오라인

Smart lighting을 googling하면 “Smart lighting is a lighting technology designed for energy efficiency. This may include high efficiency fixtures and automated controls that make adjustments based on conditions such as occupancy or daylight availability.”이라고 나온다. 즉,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조명시스템의 통칭이다.

이는 기존 광원기술로도 가능했던 것으로 센서와 조광기능은 일찍이 빛의 합리적인 사용을 위해 적용되었던 기술의 하나이다. 다만 광원의 특성 상 외부용 광원에 적용할 수 없었던 것이고 엘이디가 나오면서 도입을 재검토하였으나 역시 비용과 경제적인 효율성에 발목을 잡혔었다.
 밤새 사람도, 차도 드물게 다니는 길을 환하게 밝힐 필요가 없다는 데에서 시작되었다. 좋은 생각이고 이로운 시스템인데 문제는 방법과 비용이었다.

지금은 wireless network control system이 가능해졌지만 그 당시만 해도 일일이 컨트롤러가 설치되고 전선으로 연결되어야 하는 시대여서 2만 개가 넘는 가로등에 디밍을 설치하는 일은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한다는 잇점만 가지고는 감히 시도할 수 없었을 것이다. 상상컨대, 기술도 초기 단계여서 도시 인프라인 공공도로 조명에 적용하기에는 안정성도 의심이 되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미래 조명을 위한 유일한 답이었고 투입되는 엄청난 예산만 해결되면 그 길로 가야한다고 뜻을 모여졌던 것으로 기억한다. 거기에는 에너지 절감 뿐 아니라 제한된 인원으로 방대한 도시의 빛을 관리하는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 때문이리라.

최근 도시재생과 더불어 화두에 오르는 스마트시티는 도시의 운영 및 시민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데에 사물인터넷과 정보통신 기술을 통합적으로 이용한다는 개념으로 이와 더불어 스마트 라이팅의 개념도 얹어가는 분위기이다.

지자체의 야간경관에 대한 제안에서 스마트 라이팅이라는 용어가 들어 가 있지 않으면 불안해 한다는 농담을 하곤 하는데, 안타깝게도 스마트시티의 스마트 라이팅 시스템도 더 이상 광원이나 광량 혹은 빛의 질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빛의 질에 있어서는 flexibility만 더해졌지 나머지는 기술의 융합에 대한 것이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런던의 스마트시티 기술의 하나로 중심부 28000개의 가로등에 IoT control system을 두어- 이들을 IoT Lights라고 부른다- 교통량이나 주차, 소음, 공기의 질 등에 대한 정보 수집을 한다. 즉, 어디에나 서 있는 가로등주 혹은 조명기구를 여러 정보를 얻을 수 있는 network의 node로 이용하여 도시 인프라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라이팅 시스템에 있어서는 가로등의 원격 운용 제어, 시간별 교통량에 따른 디밍, 각 조명기구별 운영상태 모니터링등 유지관리의 기회 및 비용을 줄이는데에 기여하게 했다.

이는 스마트 시티 이니셔티브인 암스텔담의 공공조명 시스템, 바르셀로나의 New bus neywork , BCN traffic lights 등 대부분의 나라에서 대동소이하다. 즉, 센서에서 감지하고 네트워크로 전달하고, 그 정보들을 모아 도시 운영 및 서비스의 효율성을 높이는 틀에서 스마트 조명은 크게 그 역할이 달라지지 않은 것이다.

얼마전 신문에서 서울시에서 스마트에너지 시범사업에 대한 기사였다. 서대문구 통일로에 설치한 스마트가로등은 심야시간에도 차량의 도로 통행량이 많아 에너지 절약 효과가 크지 않았다. 절감된 전기료가 들인 예산을 초과하려면 108년이 걸린단다. 또한 동대문구 장안벚꽃로에 설치한 스마트 가로등은 교통량에 따라 밝아졌다 어두워졌다하는 통에 저층에 사는 아파트 주민들이 빛공해로 인한 고통을 호소한다는 것이었다.

생각해보면 스마트 라이팅 시스템은 빛의 과잉이 산재한 도심에는 맞지 않는 것일 수도 있겠다. 주민들이 야간에 산책을 하는 동네 뒷산, 빛이 해가 되는 자연녹지이나 사람의 혹은 차들의 통행이 정기적으로 발생하는 지역에 필요한 시스템인지도 모르겠다. 에너지 절감의 효과보다는 사람에게 안전을 그리고 자연에는 빛공해의 피해를 줄이기 위한 좋은 타협의 방법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도시인구의 팽창속도를 감안하면 에너지 사용에 대한 스마트한 실험은 계속되어야 할 것이다. 좋은 기술을 적절한 곳에 알맞은 때에 적용하는 의사결정 또한 스마트하게 이루어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