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호선의 포토 에세이 41] 창조 지성 이어령
[천호선의 포토 에세이 41] 창조 지성 이어령
  • 천호선 전 쌈지길 대표
  • 승인 2018.09.1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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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고교 1학년 때 이어령선생님이 국어교사로 오셨다. 문화예술 분야에서 모르는 것이 없다는 소문이 자자했던 터라 학생들의  기대와 인기가 대단했다.

그러나 어느날 교실에서 학생들 몇 명이 노래 부르고 있는데 선생님이 들어 오셔서 수업시간에 유행가를 부르고 있다고 야단치셨다. 그러나 그 노래는 ‘내 친구에게 내 말 전해주오’라는 오페라 아리아였고, 이것은 ‘이선생님도 모르는 것이 있다’는 재밋는 화제거리가 되었다. 

그 이후 이어령선생님은 대학교수로 자리를 옮기시고,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창조 지성으로서 국민 모두의 존경을 받으면서 나로서는 오랫동안 책과 언론, 공개강좌를 통해서만 접근이 가능하였다.

그러다 10년전 쯤부터 고교 친구 4명이 1년에 3,4회 정도 이선생님을 모시고 오찬을 함께하는 모임이 만들어 졌고, 이선생님은 매번 2시간 이상을 우리들에게 새로운 아이디어와 과제를 제시해 주셨다.

최근에 나 자신은 비디오아트의 창시자 백남준과 오랫동안 인연을 맺어온 점, 그리고 이어령선생님과의 특수관계 등을 감안하여,  이어령과백남준간의 창조적 관계와 대화를 분석해 보는 작업의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