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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한마당축제 일본내 행사 참관기/이수경 교수(도쿄가쿠게이대학교)
한일한마당축제, 역사의 반목을 넘어서 아픔을 치유하며 다가서는 노력을!!
2009년 09월 21일 (월) 15:21:37 이수경 교수(도쿄카쿠게이대학) press@sctoday.co.kr

한일근대사 및 교육ㆍ문화를 담당하는 필자에게 권철현 주일대사와 덴츠그룹 나리타 회장명으로 한일축제한마당 개막식과 리셉션 초청장이 왔다. 두 분에겐 필자가 6월에 기획한 한일 백제 국제심포지움 등에서 폐를 끼쳤던 터라 반갑게 참가 결정을 했다.

   
▲한국의 전통 북춤과 장고춤이 어우러져 신명나는 무대를 만들었다.

부부동반 초청장인데, 동행할 영부인?(‘영부인’을 모시고 오라는 초청장을 보며 여전히 남성위주의 사회임에 약간 씁쓰레했다)이 없는 필자로서는 평소 한일 문화교류에 적극적으로 협력해 주신 총장님께 부탁전화를 드렸더니, 지방 업무를 취소하시며 행사와 리셉션 참가까지 동행해 주셨다. 일본교육대학협회 회장을 맡고 계신 총장님이 정말 한일문화교류의 장을 원해 오셨음을 느끼면서 새삼 남다른 감명이 일었다.

한일 축제 한마당2009는 한일 우정의 해인 2005년부터 실시되어 이미 다섯번 째의 개최가 되지만, 이번 행사는 서울 시내와 도쿄의 롯폰기 아리나를 연결하며 동시 개최하는 대대적인 한일 문화 행사가 됐다.

   
▲‘한일축제한마당 2009 in Tokyo’의 사회를 맡은 김승수(왼쪽)와 미야사카

필자는 역사사회학이 전공이지만, 일본 사이버대학의 한류 문화론 객원교수도 겸하기에 이번 행사는 참으로 매력적일 수 밖에 없었다.

급격히 변해가는 지구촌 시대, 한국과는 헤엄쳐서 갈 수 있을 정도로 가깝고 오랫동안 교류를 해 온 이웃 일본과의 근대사 청산은 시대의 과제가 아닐 수 없다. 그렇기에 전후 역사 인식을 명확히 하면서, 향후의 한일 관계를 직시하며 서로 성실하게 만남과 대화의 기회를 만들어서 풀뿌리 시민 연대를 돈독히 하지 않으면 안된다.

지난 100년의 아픔 속에서 숱한 사람들이 희생이 되었건만, 전후 역사청산은 미래지향적인 현안으로 치유하기보다, 감정 우선으로 치닫는 다람쥐 쳇바퀴 돌듯하는 한일관계가 되어 왔다. 그렇기에 만남이 이뤄지면 인간적 관계가 되건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모순과 반목의 형태가 이어진 것이다.

필자가 인솔했던 한일 대학생들이 교류행사가 끝나고 헤어지는 날 공항에서 굵은 눈물을 뚝뚝 흘리며 헤어지기 싫다고 꼭 끌어안고 있던 모습을 한 두번 목격한 것도 아니다. 그런 만남의 기회가 그동안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기에 역사청산을 위한 방법 모색도, 다가서기도 불편한 관계가 된 것이 아닐까?

우리는 편협된 반일 혐한의 감정적 실타래를 풀기 위해서라도, 오랜 세월 키워 온 한일 문화교류의 정신을 계승하며, 소중한 이웃관계를 살려서, 다양한 문화소프트를 창출시키는 국제사회의 문화대국 파트너로 함께 걸어가는 것 만큼, 현명한 득책은 없다.

그런 필자와 같은 안타까움을 불식하기 위해 어떻게든 과거를 같이 생각하며 응어리진 아픔을 치유하고 이해하며 협력하는 이웃으로 다가서서, 지구촌 시대의 평화시민의 연대를 결속해야 한다는 취지하에서 [한일 축제 한마당]이라는 진취적인 새 시대 열기 행사를 개최하게 된 것이다.

9월19일에는 김치 페스티벌의 개막식이 롯폰기(六本木)아리나에서 열리고, 각종 김치행사는 물론, 한일 공예품 전시 판매와 다양한 문화 체험이 준비되었다. 일본에서도 요구르트보다 유산균이 180배나 많고,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인기가 많아서 최근엔 한국 수입만으로는 도저히 부족하여 각종 중국산 김치조차 수입하고 있는 현실이다. 김치를 그냥 맛만 보는데도 줄을 서는 정도였으니 인기는 가히 짐작하리라.

   
▲김치를 시식하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는 광경

세계 5대 건강 식품 중의 하나인 김치는 한국, 아시아만의 음식이 아니라 전 지구촌 필수 음식으로 치닫고 있음을 여실히 느꼈다. 또, 즉석 한국 음식 판매처에서는 왠 자장면 덮밥이 그렇게 인기있게 판매되고 있는지… 의아하면서도 한류 팬들의 취향이 한국사람 못지 않게 한국화 되고 있음을 두 눈으로 확인했다.

9월20일에는 한국의 전통적인 궁중의상으로 오모테산도(表?道)를 화려하게 행진을 하며, 한국의 마당놀이와 일본의 마츠리 춤이 만나는 관객 참가형 행렬로 도쿄 시내에 한일 교류 한마당의 함성을 울렸다. 또, 롯폰기 힐즈 아리나에서는 김치소개는 물론, 한국의 각종 문화상품 전시 판매가 일찌감치 시작되었고, 오후 5시부터 한일 축제 한마당 개막식이 선포되었다.

   
▲실행 위원장인 나리타 덴츠그룹 회장

축제에 임하기 직전에 한국측에서 이명박 대통령 축사 대독으로 참가한 고운 하늘 색 한복이 돋보인 유인촌 문화체육부 장관과, 일본 고위급 정치가들이 행사장으로 들어섰고, 하토야마 일본 수상 부인에 이어서 친한파로 잘 알려진 왕족의 다카마도노미야 비가 들어섰다. 그리고 한일 축제 한마당의 도쿄 실행위원장인 나리타 유타카 덴츠그룹 회장의 개회사가 있은 뒤, 주일 대사 및 유인촌 장관의 인사가 이어졌다.

개막식 인사에서 특히 인상에 남는 것은, 하토야마 수상의 어머니가 85세에 한류 드라마에 심취되어 그 때부터 한국말을 공부해서 5년째 된다는 사실과 더불어 한국과의 협력과 공생이 필요한 시대임을 역설했던 것이다. 그 이야기는 만들어서 나올 수 있는 말이 아니기에 장내에서는 박수 소리가 울려 퍼졌다.

   
▲하토야마 수상 부인의 개막식 축사

그 뒤, 개막의 북을 울리며 한일 우호 신시대를 열자고 모두가 외쳤고, 한국과 일본의 전통 북춤과 가부키 등으로 어우러진 한마당이 도쿄 하늘에 울려퍼졌다. 이어진 봉산 탈춤과 사물놀이로 회장은 여느 공연회보다 더 뜨거운 한일 만남의 시간이 되었고, 일본 시코쿠 지역에서 파생된 요사코이 춤이 현란하게 무대를 울렸다. 직후에 잔잔한 춤과 리듬에서 마치 비상하는 새떼들의 움직임처럼 도쿄 시내를 떠들썩 하게 만든 한국 요사코이 팀의 [하나코리아]의 춤이 선보였다. 그 리듬감이 얼마나 강렬한지 멀리 2층 3층의 베란다에서 보던 사람들 조차 춤이 끝나자 우뢰같은 박수 갈채로 호흡을 같이 하고 있었다.

   
▲한ㆍ일 신 시대 개막을 알리며 한ㆍ 일 청년들이 북을 치고 있는 모습

어둠이 내려앉는 그 즈음에는 이미 SG 워너비의 공연을 보려고 이미 5시간 전부터 줄 서서 기다리는 숱한 사람들로 넓은 아리나 공간이 넘쳐나고 있었다. 필자 일행들이 나오자마자 총알같이 몇 사람이 그 자리를 차지했다.

개막축하 리셉션 장소인 호텔 뉴 오타니 1층으로 갔더니, 일본의 각국 대사들과, 군 장성과 더불어 언론 문화인들 수 백명이 자리를 함께하고 있었다. 같은 자리에는 야구선수 장훈씨도 있어서 필자와 대화를 나누었다.

   
▲필자(왼쪽)와 부드러운 야구전설 장훈씨

일본인 가수들이 한국의 뱃노래를 신나게 부르는 속에서 한일 교류와 우정의 관계를 다짐하는 축사들이 이어졌다. 한국관광공사 이 참 사장의 적극적인 사교 모습도 보기 좋았고, 한국 측 참석자들의 우아하고 아름다운 한복으로 자태가 마치 사뿐히 내려앉은 나비들을 보는 듯 해서 보기 좋았다.

특히 서양사람들은 그런 한복을 보면서 모두들 뷰티풀로 찬사를 보냈고, 이렇게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만남을 통하여 어우러지고 살아가는 사회임을 다시금 깨닫게 해준 이번 행사 관계자들의 노고가 곳곳에 스며들어 있음을 다시금 느끼는 가을의 밤이 되었다.

9월 21일에는 한국과 일본의 전통춤과 현대 무용 등의 한마당 축제가 롯폰기 아리나에서 오전부터 저녁까지 이어지고, 폐막식에서는 한일 우정을 염원하는 대동제(크게 하나가 되는 축제라는 大同祭)를 외치며, 동아시아 하늘에서 세계로 한일 평화와 우정의 만남이었음을 선포하며 아쉬운 피날레를 장식한다.

이 모든 행사를 배려한 한국 대사관과 덴츠 그룹, 관광협회 등, 그들의 땀흘린 노력은 도쿄 아리나의 뜨겁던 열기와 더불어 식을 줄 모르는 한일 관계로 승화되고, 앞으로 더더욱 공감하는 이웃 사이가 되도록 윤활유 역할을 할 것이다. 한일 동시 개최의 문화 축제 한마당은 그런 의미에서 우리에게 시대의 등불을 밝혀준 하나의 계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만남과 공감. 그 소중함을 느끼는 가을을 가슴에 보듬어보자.

   
▲필자, 총장님과 일본측 한마당 실무자인 덴츠그룹 츠지씨(왼쪽부터)

이수경 교수(도쿄카쿠게이대학) press@s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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