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의 미학- 몸이 만드는 풍경 ,'송광익展'
한지의 미학- 몸이 만드는 풍경 ,'송광익展'
  • 이은영 기자
  • 승인 2018.10.18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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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4일까지, 인사동 통인옥션갤러리

[서울문화투데이=이은영 기자]송광익의 작품은 한지로 겹겹이 생성된 작은 공간들이 바람 불면 마치 풀잎처럼 누울 것 같다. 한지로 공간을 만들고 채색을 하고 물감이 뿌려지는 작업은 작가 송광익의 ‘지물(紙物)’의 시작일 뿐이다.

▲지물(紙物)_한지,아크릴_60x40. (사진=통인옥션갤러리)

지난 10일부터 오는 11월 4일까지 송광익 작가의 한지 예술인 ‘지물’시리즈를 서울 인사동 통인옥션갤러리에서 만날 수 있다. 송작가의 신작만으로 구성된 이번 전시는 100호 대작 7점을 비롯해 총 14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그의 작품은 한지를 계속적으로 붙이는 작업의 결과물로 입체적으로 조형성을 형성해 보는 방향과 시선의 깊고 얕음에 따라 작품의 숨결이 달라 보인다.

지물(紙物)_한지,아크릴_140x110. (사진=통인옥션갤러리)

송광익에게 한지가 갖는 사물성은 자연의 결을 담은 자연스러움과 역사성에 기인한다. 한지에는 태양 아래 바람의 일렁임과 함께 너볏이 대지의 숨을 담아 생명을 일궈 온 시간이 있다. 이러한 재료를 작가는 정밀한 잣대로 재단하려 하지 않는다. 한지의 담담함을 담기 위해 채색조차 배면을 이용한다. 한지를 지탱하는 섬유질의 얽힘으로 색을 충분히 머금지 못하는 부분이 있더라도 그 빈자리를 굳이 색을 더해 채우려 하지 않는다. 한지의 고유한 결을 따라 예술이 머무는 자리를 더듬을 뿐이다. 그 한지는 떨림과 부딪힘 속에 살아 움직이는 기운생동이 느껴진다.

▲지물(紙物)_한지,아크릴_140x110. (사진=통인옥션갤러리)

종이의 길이와 열림과 접힘, 찢김과 말림의 변주에 따라 창조적 작업이 탄생하게 된다. 반복과 반복 속에 각인된 흔적과 그 흔적이 만들어 내는 감각의 확장은 대범한 조형 공간을 구현한다. 무수한 반복 속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고 변주의 멜로디를 구상하며 자유로운 작품의 변형을 구사한다.

▲지물(紙物)_한지_100x60. (사진=통인옥션갤러리)

그의 작업은 단색화 혹은 미니멀아트 범주로 볼 수 있겠지만, 정신성이나 자기 초월성은 가지지 않고 물질성과 반복구조를 가진다. 작가의 순수한 손의 노동을 통해 고행에 가까운 제작과정을 거쳐 마침내 찾아오는 완성의 카타르시스가 또 다른 감각적 감동으로 다가온다.

▲전시장 전경. (사진=통인옥션갤러리)

송광익 작가는 계명대학교 미술학과 및 동 교육대학원미술교육과, 일본 규슈산업대학(九州産業大學)대학원을 졸업했다. 1980년 대구 삼보화랑첫 개인전을 비롯해 통인옥션갤러리, 맥향화랑, 봉산문화회관 그리고 갤러리888(규슈), 후지화랑(오사카), 구로카와Inn미술관(후쿠오카), 대구미술관 등에서 전시했다. (전시 문의: 02-733-4867)